양향자 교수의 건강코디

  • 등록 2009.04.21 14: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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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찾아왔다. 봄 내음이 폴폴 풍겨오면 들로 산으로 쑥을 캐러 다니던 어린 시절 생각이 새록한 계절이기도 하다.

이런 철이면 시골에서는 양지 바른 곳을 찾아 쑥부터 캐기 시작한다.

어린 쑥은 칼로 도려내 맛으로 먹고, 다 자란 쑥은 어김없이 쑥밥, 쑥 국, 쑥 떡, 쑥 지짐으로 온 밥상이 온통 쑥 천지다.

단군신화에 등장할 만큼 우리 민족과 가까운 봄나물 쑥. 신화에서 환웅은 쑥과 마늘로 병을 다스린다.

쑥은 겨울에 움츠러들었던 몸이 봄을 맞아 활기를 되찾는데 도움을 주는 고마운 채소며, 입맛이 없는 봄철의 식욕촉진제 이기도하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삼짇날(음력 3월3일)엔 부드러운 쑥 잎을 따 쌀가루에 섞어 쪄서 떡을 만들어 먹었고 단오날 (음력 5월5일)에도 쑥떡을 해먹었다고 쓰여있다.

어린 쑥은 떡에 넣어 먹거나 된장국을 끓여 먹었다.

약재로 쓰는 것은 예로부터 5월 단오에 채취하여 말린 것이 가장 효과가 크다고 한다.

복통·토사(吐瀉)·지혈제로 쓰고, 냉(冷)으로 인한 생리불순이나 자궁출혈 등에 사용한다.

여름에 모깃불을 피워 모기를 쫓는 재료로도 사용했다.

쑥엔 단백질(5%), 식이섬유(5%), 비타민,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다.

특히 비타민 A가 많아 80g만 먹어도 하루 권장량을 채울 수 있다. 비타민 A가 부족하면 세균 등 병원균에 대한 우리 몸의 저항력이 떨어진다.

비타민 C 함량도 높아(100g당 날 것은 33㎎) 감기 예방·치료는 물론 노화방지에 효과적이다.

고혈압 환자에게 유익한 미네랄인 칼륨도 넉넉히 들어 있다.(100g당 1103㎎) 또한, 쑥에는 비타민 A, B1, B2, C와 철분·칼슘·칼륨·인이 많다.

쑥의 독특한 향기는 치네올이란 정유(精油) 성분 때문이다.

이 성분은 소화액의 분비를 왕성하게 해 식사 후 소화를 돕는다.

쓴맛은 압신틴이란 고미(苦味)성분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쑥을 ‘애엽(艾葉)’이라고 부른다.

맛이 쓰면서 맵고, 성질이 따뜻해 신장과 간장 등 장기 기능의 강화에 효과가 있다.

기운과 혈액의 순환을 촉진시켜 차가운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고, 불필요한 습기를 몰아내 여성의 부인병 치료에 사용됐다.

단군신화에서 곰이 쑥을 먹고 웅녀(熊女)가 됐다는 것도 쑥과 여성 건강의 깊은 관련성을 보여 준다.


약쑥은 예로부터 여성들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지키는데 이용해 온 약물 목욕재료이다.

향기가 독특할 뿐 아니라 쑥 목욕을 하고 나면 피부가 매끈해지고 탱탱해진다.

약쑥에는 항균소염 작용이 있어 습진, 피부트러블, 알레르기를 치유해 주는 효과가 있으며, 경락과 자궁을 따뜻하게 해줘, 여성들의 냉증이나 생리불순, 갱년기 장애 증후군을 치료하는데도 탁월하다.

이외에도 만성소화불량, 신경통 요통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도 좋다.

특히 몸이 찬 사람이 지속적으로 쑥 목욕을 하면 기초체온이 올라가며, 또 감기에 걸렸을 때 쑥 목욕을 하면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쑥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면 더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예로부터 쑥을 이용한 다양한 민간요법이 있다.

해열과 진통 작용 해독과 구충 작용 혈압 강화와 소염 작용 등에는 쑥 즙을 내어 마신다.

말린 쑥을 헝겁 주머니에 넣고 한 번 삶아서 우러나온 진한 즙을 목욕물에 타서 목욕을 하면 몸을 보온하게 돼 좋으며, 이질에는 말린 쑥을 5~10g을 달여 뜨거울 때 마신다.

관절염엔 쑥 온포기 3~4g을 1회분으로 달여 하루 2회씩 5~6일 복용한다.

주부 습진(진행성 지장각피증)에는 쑥 잎줄기와 고추를 태워 가루로 만들어 참기름으로 개어서 3~4회 바르면 특효가 있으며, 중풍으로 말을 못 하면 파두 1알의 껍질을 벗기고 그 2배 가량의 쑥과 함께 찧어 태운 연기를 코에 쐬면 효과가 있다.

쑥을 태운 재를 가는 붓 뚜껑 같은 것으로 콧구멍에 붙여넣으면 피가 멎는다.

그러나 쑥을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술안주로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쑥엔 신경을 마비시키는 환각성의 약간 독한 맛이 있기 때문에 먹기 전에 삶아서 물에 하룻밤 우려내야 한다.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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