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농협이 사용금지된 타르계 색소(적색2호)를 첨가한 포도주스를 판매하다가 적발되자 전국 대리점이나 판매점 등에서 반품요청이 잇따르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농협에서 불량 먹거리를 만들어 판 데 격분한 소비자들이 '더이상 누굴 믿겠느냐'며 거세게 항의하고 나서 농협의 모럴헤저드(도덕적해이)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3일 옥천농협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이 농협이 만든 '오피씨 포도주스'에 '적색 2호'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국의 대리점과 판매점 등에서 이 농협 음료제품 전체에 대해 반품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또 인터넷홈페이지에는 '농협이 이럴 수 있느냐', '모든 농협제품을 불매하겠다'는 등 소비자 거센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으며 사무실 직원들도 잇따르는 항의전화를 받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한 직원은 "항의전화 때문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전국 35개 대리점과 농협 유통망인 하나로마트에서까지 '모든 제품을 빼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이 농협 농산물가공사업 자체가 타격을 입게될 전망이다.
1994년 건립된 이 농협 농산물가공공장은 포도 등 각종 농산물을 원료로 음료와 잼, 젤리제품을 만들어 전국 35개 대리점을 통해 국내는 물론 미국과 호주 등에 수출도 하고 있다.
작년 매출액만 111억원을 올린 전국 농협의 농산물가공사업장 중 1.2위를 다투는 규모다.
이 농협의 한 간부는 "15년간 공들인 농산물가공사업이 색소 파동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지난달 22일 문제가 된 색소 납품업체로부터 사용 금지된 사실을 통보 받고 관련 제품을 전량 회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색 2호'가 사용금지된 사실을 미처 몰랐을 뿐 고의성은 전혀 없다"며 "금지고시된 작년 5월 이후 이 색소를 넣어 만든 포도쥬스는 모두 5만7528병으로 이중 2만1803병이 현재 회수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타르색소의 일종인 '적색 2호'는 지난해 5월 과자와 음료 등 52종의 어린이 기호식품에 사용이 금지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달 25일 이 색소로 탄산음료를 제조한 충북 청원의 일화를 적발한 뒤 전국 음료제조업체 등에 대한 조사를 벌여 이날 옥천농협을 추가 적발했다.
식약청 위해사범중앙수사단 관계자는 "문제가 된 옥천농협의 포도주스 창고를 봉인했으며 '적색2호' 공급업체의 납품장부를 확보해 어린이 기호식품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이후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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