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시간과 물품이 쓰이도록

  • 등록 2009.01.21 12:14:13
크게보기

김상무는 국내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마치고 퇴직한 사람이다. 그는 퇴직하면 무엇인가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일을 해서 그 동안 받은 은혜를 사회에 갚아 주어야겠다고 느꼈다. 일생을 직장 생활만 했기에 큰 돈을 모으지는 못했고 따라서 몸으로 봉사하는 것을 골라 보기로 하였다.

그는 이발사가 되었다.
 
우선 침술을 생각해 보았지만 혹시 부작용이 생겼을 때 책임 문제도 있고 하여 고심 끝에 이발 기술을 배우기로 하였다. 그 때부터 꼬박 1년 동안 학원에 다니면서 미용기술을 배워 지금은 일주일에 하루씩 무료 이발을 해 주고 지낸다. 하루에 20명에서 30명을 깎아 주니까 한 달에 평균 100명 정도를 위해 봉사하는 셈이다. 그의 주위에만도 그런 사람이 여러 명 있다고 하였다.

또 다른 이발사 최씨는 어느 헬스 클럽 부설 1인 이용업소를 운영하는 전문 이발사이다. 그 사람에게 앞으로 이런 식으로 무료 이발 봉사자가 자꾸 늘어나면 생업에 지장이 없겠느냐고 웃으며 물었다.

그는 오히려 자기도 퇴직 후 무료이발 봉사를 해보는 것이 꿈이라고 하였다. 좋은 기술 배워 두고 퇴직했다 해도 아직 건강한데 왜 그 기술을 썩히냐는 것이다. 구청 같은 공공기관에서 장소를 마련해 머리를 깎을 시설만 만들어 줄 수 있다면 그 곳에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무료 봉사하고 싶다는 것이다.
 
만일 관청에서 그렇게 해 주기가 곤란하면 자기가 이발용 전문차를 하나 만들겠다고 하였다.

작은 트럭을 개조해서 그 안에 간이로 머리 감는 시설과 거울 및 의자만 갖춰 놓고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며 이발을 무료로 봉사하는 멋진 생각이다. 솜씨가 좋기로 정평있는 최 이발사 같은 사람들이 무료 봉사에 나서면 무료로 해주는 이발은 세련되지 못하다는 의식도 바뀌게 될 지 모른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수입 지출이 한계 선상에 와 있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가정을 이룬지 얼마 되지 않아 저축이 없는 젊은 부부들이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럴 때 기술을 가진 채 은퇴한 분들이 그 기술을 살려 이들 젊은 부부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예컨데 한 동네에 사는 몇몇 분이 시간을 나누어서 아기 봐주기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맞벌이 부부에게 꼭 필요한 아이 봐주기 같은 것은 직장생활과 가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집 주위 멀지 않는 곳에서 사는 맞벌이 부부들의 아이를 낮 동안 일주일에 하루씩 돌아가며 돌봐주면 된다.

물론 이런 일을 넓게 펼치려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특별 보험제도 같은 것을 만들어 부모들과 돌봐주는 이들을 모두 안심시켜 줘야 할 것이다. 찾아보면 주위에 이렇게 몸으로 도와주고 받을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

물품들만 해도 그렇다. 우리 주위에는 낡아서 못 쓰는 것 보다는 유행이 지나서 못 쓰는 것들이 많다. 버리기엔 아깝고, 또는 언젠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서 쌓아 두는 것들이다. 집집마다 솜이불 같은 것이 한 예가 될텐데 이제는 주택 난방이 잘되어 별로 필요가 없음에도 아파트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솜이불을 버리지 못한다. 이렇게 집집마다 쌓여 있는 솜이불을 다 모으면 아마 몇 년 동안 면화를 수입하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이렇게 안 쓰지만 경제적으로 유용한 물품들을 활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들이 나와야 한다.
 
아마도 헌혈증서 같이 “봉사증서”나 “기부증서”를 만들거나 포인트 시스템 같은 것을 만드는 것도 연구해 볼만 하다. 이 증서로 나중에 자기가 필요한 서비스나 물품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제 불황의 원인을 각국 정부는 유효수요의 부족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돈을 풀어 수요를 일으키면 경기가 되살아 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과잉 공급과 과잉소비 때문에 세상이 어려워졌다고 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공장들이 잇달아 조업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는 것은 공장들의 과잉생산능력이 근본적 문제라고 보는 것이다.
 
이유가 어느 것이든 과잉 생산 능력을 충족할 유효수요를 만들어 내서 계속적으로 그들의 생산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과잉소비를 계속 부추기면 지구와 지구의 한정된 자원이 견디지를 못하고 파멸하게 된다. 지구의 모든 나라가 모두 높은 성장을 할 수는 없다. 후진국이 고도 성장을 할 때 선진국이 동시에 높은 성장을 계속하기에는 기구의 자원이 당해낼 수가 없다.

결국 궁극적인 문제가 “지구와 자원의 한계성”에 있다면 유휴 노동력과 사용하지 않는 물품들을 지구적으로 적극 재활용하며 과잉소비를 자제하는 것이 앞으로 경제문제 해결에 한 열쇠가 될 수도 있다.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Copyright @2002 foodtoday Corp. All rights reserved.




(주)뉴온미디어 | 발행인/편집인 : 황리현 | 등록번호 : 서울 아 01076 등록일자 : 2009.12.21 서울본사 :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4가 280-8(선유로 274) 3층 TEL. 02-2671-0203 FAX. 02-2671-0244 충북본부 : 충북본부 : 충북 충주시 신니면 신덕로 437 TEL.070-7728-7008 영남본부 : 김해시 봉황동 26-6번지 2층 TEL. 055-905-7730 FAX. 055-327-0139 ⓒ 2002 Foodtoday.or.kr. All rights reserved. 이 사이트는 개인정보 수집을 하지 않습니다. 푸드투데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