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정부와 정책

  • 등록 2008.11.05 11: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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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속담에 “남의 정원을 흉본다고 내 정원의 잡초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요즈음 정신 없이 떨어지는 주가와 펀드가치 때문에 거의 모두가 불안에 떨고 있다. 우리 잘못만은 아닌 것 같은데 우리나라 주가가 더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보며 “미국-너희들이 잘못해서 그렇다”고 야단쳐주고 싶지만 그래 봐야 남의 정원 흉보기이다.
 
우선 내 정원의 잡초를 뽑는 것이 급하게 되었다. 이대로 놓아두면 정원이 잡초로 뒤 덥혀 못쓰게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사실 주식 가격이 이렇게 단기에 많이 떨어질 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당연히 사람들은 미국의 대공황 당시에 떨어진 주가를 떠 올릴 수 밖에 없다. 그 때에 첫 한주간 30%가 폭락한 후 그 뒤에 3년간 거의 90%가 떨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럴 것인가? 그렇다면 이제라도 주식을 팔거나 펀드를 환매하여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까지야 될까. 그때와 지금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고 세계의 내노라는 경제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번 사태를 예측하지도 못한 경제전문가들을 어떻게 믿나, 이렇게 생각은 꼬리를 잇는다. 이미 반토막이 난 펀드를 이제라도 찾는 것이 나은지, IMF 때처럼 두고 견뎌야 할지 판단이 안 선다. 그러니 더 두렵다. 믿을 수 있는 전문가들을 찾아볼 수 없어서 더욱 혼란스럽다.
 
반대로 회사측 입장에서 보아도 난감하기 짝이 없다. 원래 주식시장은 회사들이 주식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데 기본 역할이 있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조달하는 돈은 은행에서 빌릴 때와 달리 매월 이자를 내야 할 필요가 없다.

이익이 날 때 배당으로 돌려주거나, 아니면 회사 내에 가지고 있더라도 주가가 오르는 것으로 보상을 해 주면 된다. 장기로 쓸 수 있는 자금인 것이다. 그런데 주식 시장이 폭락세가 되어 돈 줄 기능을 잃게 되니까 기업들이 은행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

어려운 중에도 큰 기업은 그런대로 돈을 빌릴 수가 있겠지만 문제는 중소기업들이다. 돈 빌리기도 쉽지 않고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들 중 한계중소기업들이 견디지 못해 쓰러지게 된다. 그리 되면 우선 주식을 가진 사람이 손해를 입고 타격을 받겠지만 곧이어 자금 조달이 안되는 한계 기업들로부터 실업자들이 쏟아지게 된다. 이는 2차로 서민층이 타격을 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쓰나미같이 모든 것을 쓸어 버리는 것이다.
 
큰 부자들이야 자산가치의 90%가 사라져도 남은 10%만으로 몇 대가 먹고 살 수 있으니 심적 고통과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중산층과 서민층은 이제부터 실제 생활이 어려워지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게 된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들의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 질 수 있다.

오늘 미국인 친구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우리보다 “행운이 부족했던”사람들을 돕기 위한 캠페인에 참여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번 주식 쓰나미에 당하지 않은 사람이 더 훌륭한 것은 아니다. 단지 행운이 더 많았을 따름이다. 이들이 함께 나서서 이제부터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 덜 유복한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펼쳐야 할 때이다.
 
정부로서도 거시경제적 대책 이외에도 할 일이 많다. 지금은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에게 말로 때우거나 하나마나 한 얘기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번 사태로 타격 받은 사람들에게 애정어리고 걱정어린 시선과 한 마음으로 고통을 함께 하고 정부가 우리 옆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대책을 내어 놓아야 한다.

정부의 역할에 따스한 사람의 온기가 있어야 하는 때이다.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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