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

  • 등록 2008.10.22 16: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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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가뭄이 오래 계속되면서 강과 호수의 물이 말라 물에서 악취가 나고 거리에는 오물과 쓰레기 썩는 냄새가 여기저기에서 진동하고 있다.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많은 생활쓰레기를 배출하면서도 깨끗한 자연과 아름다운 주변 환경을 원하는 것을 보면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지난 16일에 경기도 일산에 있는 킨텍스에서 생활폐기물의 주범인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자 산.학.관 및 연예계를 비롯한 뜻을 같이하는 몇몇 인사들이 모여 '음식물 쓰레기줄이기 운동본부'를 결성하고 그 출범식을 가졌다.

생활폐기물 중 음식물쓰레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이르고 가격으로 따지면 매년 15조원이 버려지는 현실을 보며 내가 먼저 깨끗한 환경을 지키고 새로운 음식문화를 만들어 가자고 발의한 순수한 시민중심의 운동본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동안 정부에서도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음식물 쓰레기감량대책을 수립하고 9개 부처가 이를 추진하여 왔으나 큰 성과없이 아직도 음식물쓰레기 문제는 큰 사회이슈로 남아 있다.

음식물 감량화를 위한 정부대책을 살펴보면 개인 식습관 개선, 음식점 관리단체의 활용 등 식생활 개선을 통한 감량화, 농수산물의 표준규격 설정 시행 등 원료생산단계에서의 감량화, 좋은 식단사업 확대, 남은 음식물 가져오기 등 소비단계에서의 감량화 등 크게 세가지로 분류해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이토록 심혈을 기울여 범정부적으로 추진하는데도 불구하고 생활쓰레기가 잘 줄여지지 않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음식물류폐기물의 71.5%는 가정에서 발생하고 있으므로 각 가정의 협조 없이는 음식물쓰레기는 줄일 수 없다는 분석이다.

오랜 전통이 되어온 의식주 문화는 당장 바꿀 수 없는 생활관습으로 일조 일석에 쉽사리 변화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근대화 이후 우리의 의식주 생활이 편리하게 되면서 의복도 주거문화도 많이 탈바꿈했고 식품 또한 가공식품이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예전에 먹지 못하던 고기도 지금은 흔하게 먹을 수 있게 됐다.

잘 살지 못하던 시절은 아껴서 먹고 남은 것은 가축이 해결해 쓰레기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지금은 식품의 풍요를 누리는 대신 음식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이 또 다른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의식주 문제가 해결된 선진국이라면 국민들도 선진 국민에 걸 맞는 생활습관으로 바뀌어야 한다.

특히 식품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먹을 수 없고 쓰레기가 되어 사람들이 밀집하여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는 부머랭되어 큰 재앙으로 돌변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가 60, 70년대 경제 개발시대에는 정부가 모든 정책을 기획하고 이를 집행하기 위해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필요했으나 오늘날 시민 의식이 깨어 있는 선진사회에서는 개개인의 의식문제까지 정부가 한 방향으로 유도해 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제는 국민들 개개인이 선진 국민답게 국가사회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고 사회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성숙한 시민정신을 발휘해야 될 때가 된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의 성패는 결국 식품원료의 산지, 개별가정, 음식점, 단체급식소 등에서 줄여야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산지에서는 식품원료를 잘 다듬어 포장하고, 가정에서는 식구들의 식사량을 감안하여 필요한 식품만을 구입해 먹을 만큼만 조리하고, 단체급식소나 음식점에서는 음식을 남기지 않도록 덜어서 먹게 하거나 남기지 않는 음식의 형태로 만들어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 할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국민 개개인이 음식쓰레기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음식을 남기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고 하겠다. 국가 구성원이자 주인인 국민이 사회 문제의 본질을 알고 실천하는 길이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된다.

다시 한 번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운동본부'의 출범을 통해 우리 사회에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드는 시민운동이 점화 되길 바라며 특히 가수 등 연예계의 대거 참여로 전개하는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에 국민들이 적극 동참해 우리사회를 오염 없이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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