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 간 우리는 국내외 언론을 통해 재미있는 네 가지 부부의 모습을 접할 수 있었다. 부부간에 있을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이 한꺼번에 유명인들을 통해 표현되었다고 할까.
첫 번째는 미국 대통령 후보로 민주당이 내년 선거에서 기대를 걸고 있는 힐러리 의원과 클린턴 전 대통령의 관계이다. 클린턴의 부정행위로 상처를 크게 받았던 힐러리가 남편을 용서 했을 뿐 아니라 사랑한다고 말한 것이다.
물론 대통령 선거에서 남편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니 그렇게 말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기야 어떻든 지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정도로 용서가 있었음이 틀림없다.
클린턴이 부인의 당선을 위해 뛰어 다닐 수 있는 힘이야말로 바로 용서에서 나오는 힘인 것이라고 보여진다. 이 케이스는 과거의 잘못을 용서하고 다시 부부가 하나로 합치는 모습이었다.
두 번째는 불란서 대통령 사르코지다.
대통령 부인, 그것도 세계 최고 선진국 중 하나인 프랑스 대통령 영부인 자리란 참 좋은 자리일 것 같은데 그런 자리를 마다하고 이혼해버린 케이스이다. 옛날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부부간의 관계는 누구도 모르는 것이니 잘했다 못했다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케이스에는 “용서하지 못했음”이라는 주제가 깔려 있다. 처음 본 후 십여년을 기다려 이혼녀가 된 세실리아와 결혼했을 때는 사르코지의 진정한 사랑의 승리였을 것이다. 처음엔 부인도 남편을 열성껏 도왔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 사르코지의 외도가 결정적으로 세실리아의 마음을 틀어지게 만들었고 남편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커다란 경사마저도 그녀의 마음을 녹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아마도 현재 누리고 있는 환경이 아까워 이혼을 망서리고 있는 이혼선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케이스가 될 것이다.
부부 사이에 용서가 없으면 그 어떤 지상의 호사로운 부부관계도 다시 회복되기 어려울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세 번째는 아르헨티나의 신임 대통령 크리스티나와 그의 남편이자 직전 대통령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부부의 케이스이다.
두 사람은 같은 변호사로서 남편은 행정부 쪽으로 부인은 의회 쪽으로 진출하여 정치적 커리어를 쌓아온 부부라고 한다.
대통령 남편이 성공적으로 임기를 끝내고 이제 그 부인이 바톤을 이어받아 남편의 치적을 계승하여 마무리 할 시간을 벌게 된 것이다.
남편 대통령이 “레임 덕”을 거치지 않았을 것 같고 향후에도 남편의 국정경험과 노우하우를 잘 살려 부인 대통령이 보다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은 마치 두 개의 머리를 가진 하나의 인물 같다고 평한 사람도 있다. 그들이라고 서로 갈등이 없었을까. 그래도 그들이 이토록 유례없는 성공을 한 이면에는 서로에 대한 끊임없는 용서가 있었다고 본다.
네 번째는 우리나라의 탤런트 옥소리와 박철 부부이다.
이들은 평소 잉꼬 부부로 소문이 났던 터이고 아이까지 가진 성실하고 행복한 가정이었는데 이번에 풍비박산이 났다.
날이 갈수록 양쪽에서 기자회견을 계속하며 털어놓는 이야기나 자세가 점입가경이라서 충격이 커지게 되었다. 부부란 저 정도로 처참하게 깨어질 수도 있구나 하는데서 오는 충격이다.
도대체 그들의 결혼생활이란 것이 어땠었기에 저렇게 참담한 수준의 기자회견을 계속하는지 모르겠다.
11년간 살았다면서 서로에게 진심 어린 사랑의 순간이 한번이라도 있었다면 완전 용서는 하지 못한다 해도 부부관계에서 가장 비참한 종말을 만들지 않을 만큼의 용서는 가능하지 않을까.
결국 세월의 길이도 용서와는 관계가 없음을 보여준 누구나 두려워 할 부부관계 파탄의 한 케이스였다.
부부 사이의 용서가 대부분 좋은 결과를 가져 오지만 용서가 최악의 상황에서도 비참한 결과를 막아주는 것은 확실할 것이다.
푸드투데이 fe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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