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세제.설탕 `新삼분 담합' 드러나

  • 등록 2007.07.22 16: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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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와 세제에 이어 설탕까지...

대표적인 생활필수품인 이들 3개 제품의 담합 사실이 지난해부터 차례로 적발됨으로써 1963년 `삼분(三粉) 폭리사건'에 비견되는 `신삼분(新三粉) 담합사건'이 실체를 드러냈다.

담합에 가담했던 기업들은 장기간에 걸쳐 치밀한 수법으로 합의를 통해 가격을 인상하고 시장 출시 물량도 조절해왔으며,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왔다.

◇ 신삼분 사건 터졌다

공정위는 작년 초부터 밀가루와 세제에 이어 설탕 제조 업체들의 담합 혐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 과거 삼분사건에 버금가는 신삼분사건이 터질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왔다.

삼분사건이란 1963년 시멘트와 밀가루, 설탕 등 3개 품목을 생산하는 소수의 독과점 업체들이 담합을 통해 가격을 인상해 폭리를 취했던 사건을 말한다.

당시 10여개 밀가루 업체들은 담합을 통해 가격을 당시 고시가격의 3배까지 인상해 100억원 이상의 폭리를 취했다. 독과점을 형성했던 설탕과 시멘트 업계 역시 고시가격의 3∼4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조작했고 세금까지 포탈해 엄청난 이득을 챙겼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독과점 문제가 국민의 관심을 끌게 됐고 우여곡절끝에 공정거래법이 탄생하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공정위는 작년 3월 밀가루 물량과 가격을 담합한 대한제분, 동아제분, CJ, 한국제분, 영남제분, 대선제분, 삼양사, 삼화제분 등 8개 업체에 과징금 434억1700만원을 부과하고 6개 법인과 대표 5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작년 10월에는 LG생활건강, 애경산업, CJ, CJ라이온 등 4개사가 8년여에 걸쳐 세탁.주방세제 가격을 담합한 것을 적발해 4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관련자들을 고발했다.

밀가루와 세제에 이어 이번에 CJ,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사의 설탕가격 담합까지 적발됨으로써 작년부터 관심을 모아왔던 3대 생필품의 담합사건이 매듭지어진 셈이다.

◇ CJ는 3건, 삼양사는 2건씩 가담

CJ는 공정위가 작년부터 차례로 적발한 이들 3개 제품의 담합에 모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으나 자진신고나 조사협조를 통해 과징금을 감면받고 고발을 면하는 등 제재를 피해갔다.

CJ는 밀가루 담합때 위반행위를 시정하고 조사에 협조함에 따라 고발 대상에서 제외됐고, 세제 담합 사건에서는 해당 생활용품 사업부를 일본 라이온사에 넘긴 데다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CJ의 임원들만 고발을 면했다.

CJ는 이번 설탕담합건에서도 공정위에 자진신고하고 조사에 협조해 과징금의 50%를 감면받고 검찰 고발도 피했다.

삼양사도 밀가루 담합건에 이어 이번 설탕 담합사건에도 가담한 점이 적발됐고 밀가루 담합건 당시 조사 협조로 고발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해 한 업체가 2∼3개 품목에서 중복적으로 담합에 가담하고도 자진신고를 통해 제재를 피하는 행위가 과연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CJ의 경우에는 지난 2005년 7월 공정위의 담합 조사를 방해해 임직원이 과태료까지 부과받은 적이 있다는 점에서 자진신고자 감면제를 악용하는 사례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병배 공정위 부위원장은 "자진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제재를 감면해주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문제가 일부 나타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이를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이들이 담합해 가격을 인상한 제품들이 모두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생필품이어서 그동안 업체들이 담합으로 챙긴 부당이득은 모두 소비자들의 지갑에서 나온 셈이다.

박완기 경실련 정책실장은 "담합 적발로 인한 제재보다 담합으로 얻는 경제적 유인이 크기 때문에 담합이 반복된다"면서 "담합을 근절하고 서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적발시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 업계 "90년대 가격인상은 행정지도 결과"

그러나 공정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해당업체들은 1990년대의 가격인상이 정부의 행정지도에 따른 것이며 이 부분까지 담합으로 간주해 과징금을 산정한 것은 무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담합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자진신고도 했으나 담합기간을 15년으로 인정해 과징금을 계산함으로써 너무 많은 과징금이 부과됐다는 것이다.

CJ 관계자는 "1990년대 가격인상은 개발연대 당국의 행정지도를 따른 것이었으며 가격인상 시기와 폭도 물가당국의 재가를 받아 단행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2000년 이후만 담합기간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가 이런 업계의 실정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기간을 잡아 과징금을 산출했다"면서 "담합기간이 길고 과징금 규모도 너무 커서 내부적으로 소송을 내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이상택 기자 001@f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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