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용 미군부대 맥주' 3만여상자 유통

  • 등록 2007.03.25 13: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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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부대에 납품하려다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처분해야 하는 외국산 맥주 3만 3천여 상자 분량을 시중에 유통해온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25일 주한미군 납품용으로 수입됐으나 유통기간을 초과한 해외 유명 맥주를 국내 유흥가에 팔아 넘기고 미군부대 음식물 쓰레기를 무단 방출한 혐의(폐기물관리법 위반 등)로 주한미군 교역처 폐기물 담당 직원 유모(55)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주한미군 교역처 직원 백모(35)씨 등 1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최모(52)씨 등 4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 등은 2005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유통기한 6개월을 넘겨 미군부대 납품이 불가능한 수입맥주 3만3000여 상자(225t)를 폐기처분하지 않고 국내 식품 수입업자들에게 팔아넘겨 22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주한미군 교역처는 미군과 생필품 공급 계약을 맺은 민간 유통회사로 유씨 일당은 무허가 폐기물 처리업체인 S사에 맥주 폐기처분을 위탁한 것처럼 가짜 서류를 꾸며 문제의 맥주를 빼돌려 서울 남대문시장, 부산 국제시장 등의 수입식품 도매업자를 통해 시중에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빼돌린 맥주는 일반 주점과 노래방, 해수욕장 노점상 등에서 소비됐으며 `폐기용 맥주' 판매로 탈루한 세금은 6억7000여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경찰이 전했다.

수입맥주 유통기한은 주한미군 교역처가 유해 가능성 등을 고려해 정했고 국내에서 오래된 맥주를 마시고 부작용을 호소한 사례가 끊이지 않은 점에 비춰 `폐기용 맥주'가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경찰은 우려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위해정보 통계에 따르면 2005년 1월~2006년 9월까지 맥주를 마시고 구토나 설사 등 부작용을 일으킨 사례 10건, 변질로 맥주가 혼탁해진 사례 52건, 맥주 폭발 사고 12건이 접수됐다.

유씨 등은 무허가 폐기물 처리업체 S사와 짜고 2004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햄, 밀가루, 파인애플, 캔음료 등 음식물 쓰레기와 스티로폼 등 폐기물 425t을 불법 방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연간 100t 이상의 폐기물을 배출하는 업체는 관할 구청에 사업장 폐기물 배출자 신고를 해야 하지만 주한미군 교역처는 1953년 설립 이래 작년까지 한 번도 정식 신고를 하지 않고 매년 수백t의 폐기물을 함부로 버렸다는 것이다.

경찰은 맥주뿐만 아니라 미군부대에서 반출된 폐기 물품이 남대문시장 등 수입식품 유통 상가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한미군에 납품되는 물품은 수입 과정에서부터 일반 물품과 별도로 취급되기 때문에 정부기관이 그 유통 과정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 유통기한이 지난 맥주와 각종 폐기물이 불법 유출되면 국민 건강과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이상택 기자 001@f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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