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섭 공약 달성했지만…서울우유 수익성은 ‘경고등’

  • 등록 2025.09.03 16: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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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매출 2조 원 달성 유력…상반기 영업이익 91억, 전년 대비 62% 급감
저출산·FTA 관세 철폐·대체음료 성장 등 구조적 압박에 수익성 개선 시급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서울우유협동조합(조합장 문진섭)이 A2+우유 확대와 단백질 음료·가공품 등 신사업 다변화에 나서고 있지만 수익성 악화가 뚜렷하다. 매출은 3년 연속 2조 원 돌파가 유력하지만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저출산과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철폐, 대체음료 성장이라는 구조적 압박에 직면했다.

 

3일 서울우유협동조합에 따르면 2023년 매출액은 2조1117억 원, 영업이익은 544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매출 2조1247억 원, 영업이익 574억 원으로 소폭 개선하며 외형과 이익 모두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 줄어든 1조307억 원에 그쳤으며, 영업이익 역시 91억 원으로 62.4% 급감해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됐다.

 

특히 경제사업 매출액은 9893억 원으로 전년보다 3.3%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상품 매출이 2497억 원으로 2% 증가했지만, 제품 매출은 7343억 원으로 5.1% 줄어 전체 매출 하락을 이끌었다.

 

서울우유의 영업이익 급감은 본업 부진과 외부 요인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경제사업 부문 매출 감소와 원유·사료비 상승, 환율 부담 등이 맞물리며 매출총이익이 줄었고, 지난해 일회성 금융수익과 자산매각 이익이 반영됐던 효과까지 사라지면서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서울우유 측은 실적 부진의 원인을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과 가격 경쟁 심화, 원부자재 가격·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보고 있다. 향후 우유뿐 아니라 발효유, 치즈, 아이스크림 등 전 유제품군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저출산에 따른 급식 수요 감소, 1인당 우유 소비량 감소세, 수입 멸균우유 공세와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철폐 전망까지 겹치면서 구조적 압박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실제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01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줄어 2024년에는 30.1kg으로 전년 대비 0.8kg 감소했다. 저출산으로 학교 급식과 군납 등 대량 소비처가 줄었고, 식물성 음료가 대체재로 자리 잡으며 시장 잠식이 가속화됐다.

 

FTA에 따른 수입 우유 관세 철폐도 리스크다. 2026년부터 수입 우유에 붙던 관세가 사라지면 국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더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국내 우유 가격은 1리터당 2.49달러로 글로벌 평균(1.62달러)을 크게 웃돌고 있다. 수입 멸균우유 수입량은 2018년 4291톤에서 2022년 3만1461톤으로 5년 만에 7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5년 상반기에도 1만8379톤이 수입됐다.

 

 

서울우유는 이에 대응해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A2+우유’는 소화 불편을 줄이는 A2 단백질 함유 제품으로,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200만 개를 돌파했고 올해 6월 기준 6400만 개를 넘어섰다. 지난 7월에는 멸균 제품을 추가해 보관·휴대 편의성을 높였으며, 라인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단백질 음료 ‘프로틴 에너지’, 아이스크림 등 가공품 시장 진출에도 힘을 싣고 있다. 단백질 음료는 리뉴얼 3개월 만에 100만 개 판매를 기록하며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이다.

 

본업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하반기 수익성 개선은 문진섭 조합장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문 조합장은 2019년 조합장 취임 당시 매출 2조 원 달성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실제로 최근 연속 목표를 달성하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저출산과 원유 가격 인상, 국제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조합의 재무 건전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업계가 프리미엄 제품과 신사업 확대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구조적 위기 요인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며 “하반기 성적표가 향후 성장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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