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CJ·오뚜기, 저당 앞세워 소스·장류 시장 재편

  • 등록 2025.09.01 14: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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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LOWTAG’·CJ ‘슈가라이트’·오뚜기 ‘라이트앤조이’로 저당 전략 가속
알룰로스·스테비아 등 대체당 기술 결합…‘맛은 그대로, 당은 줄인’ 제품 확산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내 식품업계가 웰에이징과 저속노화 트렌드에 맞춰 ‘저당(低糖)’ 시장을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음료·빙과를 넘어 소스·장류 등 밥상의 기본 식재료까지 저당 제품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대체감미료 산업의 성장과 식품기업의 독자적 저감 기술이 결합하며 ‘맛은 그대로, 당은 줄인’ 제품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1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저당 식품 시장 규모는 2016년 903억원에서 2022년 3000억원대로 성장했으며, 업계는 올해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저당소스’ 검색량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해 소비자 관심이 음료·간식을 넘어 식탁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24년 식품산업 생산실적’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지난해 전체 식품산업 생산액은 114조8252억원으로 5.8% 늘었는데, 이 가운데 ‘슈거제로’ 제품 생산액은 572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1% 급증했다.

 

저당 제품 확산의 배경에는 대체감미료 산업의 성장도 자리한다. 알룰로스와 스테비아 같은 차세대 감미료는 설탕 대비 칼로리가 크게 낮으면서도 단맛은 유사해 식품업계의 핵심 원료로 부상했다. 국내에서는 현재 대상과 삼양사 두 곳만이 알룰로스를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 이미 글로벌 식품기업에 원료를 공급하며 해외 수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대상은 군산 전분당 공장에 전용 생산시설을 구축해 국산 알룰로스의 안정적 생산과 품질 경쟁력을 확보했고, 삼양사는 FDA로부터 안전원료 승인을 받아 국내외에 알룰로스를 공급하며 지난해 경북 울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알룰로스 공장을 준공했다. 이처럼 원료 산업 기반이 강화되면서 저당 제품군의 빠른 확산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원료에서 소비재까지 이어지는 저당 생태계가 자리잡자 주요 식품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고 제품군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상(대표 임정배) 청정원은 자체 생산한 알룰로스를 원료로 활용해 한식의 기본인 장류부터 음용식초, 소스·드레싱류까지 전방위적으로 저당 제품군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자체 ‘LOWTAG(로우태그)’ 엠블럼을 도입, 당류·칼로리 등 식약처가 정한 저(低)·무(無) 기준을 충족한 제품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했다.

 

최근 선보인 ‘LOWTAG’ 저당 소스 3종(저당 굴소스·저당 스위트칠리소스·저당 돈까스소스)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품목을 엄선해 출시됐다. 스테비아 잎에서 추출한 성분과 자체 생산 알룰로스를 활용, 100g당 당류 5g 미만을 충족시켰으며 스위트칠리소스는 기존 대비 당과 칼로리를 90% 이상 줄였다.

 

실적도 가파르다. 지난 4월 장류 제품군, 5월 드레싱 3종, 6월 음용식초 2종을 순차적으로 내놓은 뒤 불과 100일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기존 제품과 동일한 맛 품질을 유지한 덕분에 기존 충성 소비층은 그대로 두고 건강 지향 소비자를 신규 유입시켜 카테고리 전체 매출을 끌어올린 것이다.

 

대상은 연내에 케찹, 허니머스터드, 양념치킨 소스, 마요네즈 등 20여 종의 저당 제품군을 추가로 출시해 ‘LOWTAG’을 국내 대표 저당 브랜드로 자리매김시킬 계획이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대상의 독자 기술력이 있다. 2023년 전북 군산에 300억원을 투입해 알룰로스 전용 생산시설을 구축, 해외 원료 의존도를 줄이고 품질 경쟁력을 높였다. 여기에 ‘전자혀 기기’를 활용해 단맛의 패턴을 정밀 분석, 다양한 대체당의 조합을 과학적으로 설계했다.

 

 

CJ제일제당(대표 강신호)은 ‘백설’과 ‘해찬들’ 등 대표 브랜드를 앞세워 저당 카테고리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백설 슈가라이트 저당 드레싱’ 3종을 출시한 데 이어 백설 브랜드로 저당 굴소스·저당 양념장 2종, 해찬들 브랜드로 저당 장류 3종을 추가하며 총 9종의 ‘슈가라이트(Sugar Light)’ 라인업을 완성했다. 샐러드와 막국수, 두부, 샤브샤브, 전골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 가능한 제품군으로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CJ제일제당은 특히 ‘저당 모듈레이션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알룰로스와 스테비올배당체 등 대체당의 맛 발현 시점과 강도를 정밀 분석해 100g당 당류를 4g 미만으로 줄이면서도 기존 제품과 차이 없는 맛을 구현했다. 단맛을 단순히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풍미·맛의 지속성·후미까지 설계하는 R&D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에서 경쟁사와 차별화된다.

 

또한 드레싱·장류와 같이 다양한 원재료가 혼합되는 제품은 미생물 증식 위험이 높다. CJ제일제당은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유통 안정성까지 확보해 품질과 안전성을 동시에 충족시킨 것이 특징이다.

 

CJ제일제당은 한식 장류와 소스가 K-푸드 수출의 핵심 품목으로 떠오른 만큼 슈가라이트 제품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건강·웰니스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오뚜기(대표 황성만)는 통합 브랜드 ‘LIGHT&JOY(라이트앤조이)’를 론칭, 핫케이크믹스·드레싱·잼·과일가공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저당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출시한 드레싱 3종(참깨·아몬드캐슈넛·시저)은 국내 주요 제품 대비 칼로리를 25% 이상 줄인 유화형 드레싱으로, 원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부담 없는 영양 설계를 강조했다. 또 ‘당을 줄인 핫케이크믹스’는 시중 제품보다 당 함량을 절반 이상 낮추면서도 기존의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해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오뚜기는 국내 식품기업 가운데 가장 일찍 저당 트렌드에 대응한 회사 중 하나다. 1997년 국내 최초의 ‘½하프마요네스’를 시작으로, 2009년 ‘½하프케첩’과 ‘저당 케첩’, ‘저당 양념치킨소스’ 등 저감 제품군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이 같은 25년 이상 축적된 R&D 노하우가 ‘LIGHT&JOY’ 브랜드 확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과 맛을 동시에 챙기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저당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K-푸드 수출 전략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당류 저감 정책과 글로벌 웰니스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저당 제품은 단기 유행을 넘어 산업 구조 변화를 이끄는 장기 성장 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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