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걷어내야 하는 중국 맥주시장

  • 등록 2005.06.27 09: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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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전체 소비량 기준 세계 제1위의 맥주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은, 현재도 매년 10% 이상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어 중국 식품시장에서도 다국적기업들이 가장 호시탐탐 노리는 시장이다.

실제 80년대말부터 수십개에 이르는 해외 맥주 메이커들이 주로 합자투자 방식으로 중국 맥주시장에 진입, 한때는 외국산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31%에 달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부터 중국의 맥주시장이 靑島맥주, 燕京맥주, 華潤맥주의 이른바 3강의 정족지세가 형성되면서, 외국산 브랜드 맥주가 퇴조하는 현상이 나타났었다.

비록 중국의 맥주시장이 이전의 소규모 업체들의 난립상태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강자들의 과점시장으로 재편되어 가고 있지만, 아직도 중국 맥주산업은 선진국과 비교 생산기업들의 규모와 생산량이 비교적 적고, 특징 없는 대동소이한 맛의 맥주가 유통되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좁으며, 전반적인 제품 품질이 낮고, 기업의 경영기법이 낙후돼 있어, 효율이 낮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와 관련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안호이저 부시 차이나의 程業仁 董事長은 중국의 맥주시장을 "시장이 고도로 분산돼 있고, 각 지방별 맥주 브랜드가 난립돼 있으며, 공급과잉 현상이 심각한 시장으로, 생산되는 맥주의 90% 정도가 중저급 맥주로, 이들을 생산하는 각 메이커들이 공급과잉 상태를 타파하기 위해 맹목적인 가격전쟁을 벌여, 대부분 기업의 수익률이 극히 낮으며, 1/3 이상의 기업은 적자상태인 매우 혼돈된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중국 맥주시장의 이러한 비효율적 구조를 합리적인 M&A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즉 중국정부의 산업합리화 정책 및 악화되어 가고 있는 외부 환경 때문에 업체간 활발한 인수합병이 이루어져 이른바 3강 구도가 형성되었지만, 이는 단순히 기존에 있던 기업과 기업의 물리적 통합에 지나지 않고 진정한 의미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화학적 결합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인수합병된 공장중 상당수가 생산제품의 품질, 비용 등을 감안하면 과감히 문을 닫아야 하는 합리적인 경영이 필요한데, 이른바 3강 업체들은 수많은 중소 맥주 메이커들을 인수, 합병하고도 이러한 피입수 합병 업체중 경쟁력이 없는 공장조차 계속 생산라인을 가동함으로서 저질제품의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중국시장에서 3강을 위협하는 새로운 다크호스로 외국 거대기업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칼스버그 등 적지 않은 유명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쓴 맛을 보고 철수한 사례가 있어 호락호락하지 않은 시장으로 각인되어 있는 중국시장이지만, 다국적 기업들로서는 시장의 규모 및 성장 잠재력을 볼 때 아직도 중국시장의 매력을 쉽게 떨쳐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작년 중국 M&A 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안호이저 부시사와 세계 2위의 맥주 회사인 SAB 사이의 하얼빈맥주 쟁탈전은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치열한 경쟁 끝에 무려 50억 홍콩달러를 투자해 동사의 주식 99.6%를 차지한 안호이저 부시는 별도로 靑島맥주의 지분을 27% 인수하는 등 중국 맥주시장의 성공적 진입을 위해 다방면적인 공략을 진행하고 있다.

안호이저 부시사로 대변되는 외국기업들의 경우 중국 로컬기업들과 달리 합병한 중국 회사에 대해 잉여 인원 감원, 노후된 생산설비의 폐기 및 신규설비 투자를 통한 제품 품질 제고 등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결국 턱 밑까지 치고 올라 오고 있는 외국 맥주업체와의 경쟁을 위해서도 강력한 내부 구조조정을 펼쳐야 하는 것이 현재 중국 맥주 3강의 시급한 과제인 것이다.
푸드투데이 fe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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