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칼럼 ··· ‘외모’만으로 판단말라

  • 등록 2004.04.29 11: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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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회장
그라비타스 코리아
몇 년전인가 미국에서 있었던 TV 캠페인으로 사람의 첫 인상에 의한 잘못된 선입관 추방을 위한 공익광고가 있었다. 화면에는 험상궂은 흑인이 한 사람 나오고 그의 얼굴은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여서 TV를 보는 시청자들이 “아, 이 사람은 범죄자일거야” 하는 추측을 하게 된다.

이어서 화면 하단에 살인 몇 건, 강도 몇 건, 강간 몇 건등 강력 사건의 숫자가 나열 될 때쯤이면 시청자는 이 사람이 틀림없이 범인 일거라고 믿게 되는데 이어서 나오는 멘트가 “이 사람은 바로 이 같은 사건들을 해결해 낸 강력계 형사입니다”였다.

보는 사람 모두의 허를 찌르면서 평소에 첫 인상으로만 사람의 양, 불량을 판단해 버리는 습관을 반성하게 만드는 명 캠페인이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첫 인상에 의해서 그 사람을 판단해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단일 민족으로서 섬 같은 반도에서 수 천년 함께 살아오는 우리끼
리는 “척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아” 하고 말하더라도 그 판단이 크게 틀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

나의 친구 하나는 외모만 보면 영락 없는 소도둑같이 생겼는데(사실 소도둑이 어떻게 생겼을지는 대충 우리끼리는 짐작하니까) 그를 사귀어 보면 그렇게 마음이 착할 수가 없다. 어쩌면 저렇게 외모와 마음이 완전히 다를까 하고 신기해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이렇게 첫 인상에 의한 판단이 틀리는 경우에는 “역시 사람은 사귀어 보아야 알아” 하고 한발 물러서게 되지만 사귀어 볼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에게는 이미 자신의 진짜 모습과 다르게 판단되어 버린 경우도 많아 억울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에 수 많은 외국 노동자들이 들어오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외모에서 오는 선입관이 그들의 실제 인간성과 맞지 않게 되어 필요 없는 혐오감이나 기피감을 가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과거 외국인을 대해볼 기회가 주로 영화를 통해서 주어졌었으므로 영화에서 나오는 악역 배우의 인상이 곧 나쁜 사람의 인상으로 기억되었다.

악역을 맡은 이들은 주로 흑인이 많았으므로 우리는 때로 피부 색깔로 쉽게 선인과 악인을 구별해 버리기도 한다. 요즈음은 중동의 테러로 인해서 선량한 중동사람들을 테러범 같이 위험한 사람일지 모른다고 분류해 버릴 수도 있다.

그들 나름대로 자기 나라 기준으로 미남, 미녀이었을지도 모르는데 일자리를 찾아온 우리나라에서 첫 인상부터 손해보고 들어가니 억울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누군가가 그들을 고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첫 직장을 갖거나 다른 직장으로 이동할 때 잘 맞지도 않는 외모관련 선입관 때문에 억울하거나 불리한 대우를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

친구와 미국에 출장을 갔을 때이다. 저녁 때쯤 차를 빌려서 거래처를 찾아가는데 길을 찾을 수가 없었다. 마침 길 저편에 사나워 보이는 흑인 청년 둘이 서 있었다. 달리 물어볼 곳도 없기에 운전을 하던 친구가 그들을 큰 소리로 불렀다.

영어에 서툰 그는 “헤이, 유 컴온!” 하고 손짓을 하며 불렀다. 번역하면 “야, 니들 이리와바” 쯤이 될 것이다. 주춤주춤 가까이 올 때 내 눈에는 무서워 보이는 그들 얼굴에서 오히려 우리에 대한 공포심을 보았다. 물어보는 사람이 그토록 거칠게 불러대니 아마도 그들 눈에는 내 친구가 악명 높은 아시아 갱단의 일원 같은 인상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사업이나 관광으로 인해 점점 우리도 더 많은 외국인을 접하게 될 것이다. 그들의 첫 인상뿐 아니라 그의 나라가 잘 사느냐, 못 사느냐에 따라 대우를 달리하는 것도 바꿔야 한다.

중국인이나 일본인, 미국인이나 스리랑카인들을 차별 없이 대해줄 때 우리는 세계 속에서 한 단계 더 성장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푸드투데이 fe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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