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S/S기획①]100ml병에 담긴 청춘의 한 조각...박카스

2024.05.10 14:29:08

강신호 동아쏘시오 명예회장이 작명, 2023년 기준, 누적 판매량은 233억 병 돌파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대학생이 되고 맞은 스무살의 봄, 여자친구의 귀가 시간에 임박한 새내기 커플이 손을 잡고 뛴다. 전력질주로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다 준 남학생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말한다. “젊음, 지킬 것은 지킨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CF의 카피다. 신인이었던 탤런트 고수가 출연한 이 광고는 탤런트 주진모가 농구코트에서 격렬한 게임을 마치고 “한 게임 더 할까?”라는 명대사를 남긴 후속 CF였다.

 

출시한지 60년이 지난 박카스는 젊음을 응원해 온 전설적인 광고가 많다. 특히, 당시 무명 탤런트였던 고수와 한가인, 류승모, 주진모 등 스타를 배출하면서 장수제품이었던 박카스에 젊은 이미지를 불어넣었다.

동아제약 박카스의 TV CF가 활성화 되기 시작한 것은 1993년 드링크 광고 규제가 완화되면서 부터다. 박카스는 사회 여기저기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고있는 주변에서 일하는 모습을 담은 '새 한국인' 시리즈 13편을 1997년까지 선보였다. 1998년부터는 젊은 세대의 열정, 젊음, 도전, 희망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었다.

 

이 시기 외환위기로 어려웠던 1998년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국토대장정 행사 '박카스와 함께하는 국토대장정'을 20년 넘게 개최하면서 청춘과 도전을 상징하는 드링크제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국토대장정은 매년 9000명에 육박하는 대학생이 지원할 정도로 경쟁률이 치열했다. 22회차까지 국토대장정에 참여한 대원은 총 3143명에 달하며 이들이 걸어간 길은 1만2609㎞에 이른다. 150여명의 대학생이 600km에 육박하는 국토를 횡단하는 극한 도전은 ‘뜨거운 열정’의 상징으로 꼽힌다.

 

하나의 알약이 국민 드링크가 되기까지

1959년, 서울 중학동의 약국, ‘강중희 상점’의 강신호 상무는 막 독일 유학에서 귀국한 후 부친의 회사에 출근했다. 강신호 명예회장은 의대 교수를 목표로 1956년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으로 유학, 1959년 내과학 박사 학위를 땄다. 하지만 1959년 귀국 직후 부친 회사에 상무로 입사했다. 훗날 故강신호 명예회장은 “부친 회사에 약사가 두 명밖에 없어 엄청난 위기였다”고 회고했다.

 

강 회장은 한국 전쟁 이후 별다른 영양제를 섭취할 수 없었던 국민들을 위해 1961년 피로회복제 박카스를 출시했다. 제품명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술과 추수의 신 '바쿠스(Bacchus)'에서 유래된 이름인다.

 

독일 유학 시절 함부르크 시청 지하홀 입구에 있는 바쿠스를 본 기억을 떠올리며 주당들과 풍년이 들도록 도와주는 바쿠스 신의 이름을 따오며 간장을 보호하는 이미지를 주고자 한 것이다. 당시 회사 이름이나 성분명으로 제품명을 정하는 것에 그치던 시대에서 신화 속 인물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유학생다운 파격적인 시도였다.

 

처음에는 알약 형태로 출시했으나 당시 알약을 만드는 기술이 미숙해 박카스 정이 녹아내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다음해 작은 유리병 안에 내용물을 넣은 앰플 형태의 제품인 박카스를 새로 선보였다. 하지만 운송 중 용기가 깨지는 문제가 발생했고 1963년 8월 현재와 같은 병에 담긴 음료 형태의 박카스가 탄생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운송 중 용기가 깨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동아제약은 절치부심하며 건강과 맛, 편의성을 동시에 갖춘 자양강장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현재와 같은 병에 담긴 음료 형태의 박카스가 1963년 탄생했다.

 

박카스는 물 없이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고 피로 해소와 영양을 챙길 수 있다는 점과 독특하지만 새로운 맛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지속 성장해왔으며 현재까지 큰 인기를 유지 중이다.

박카스는 이후 지속 성장하며 대한민국 피로회복제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 기준, 박카스 누적 판매량은 233억 병을 돌파했다. 이는 지구 70바퀴를 돌 수 있는 양으로 국내 제약산업 단일 브랜드로는 유일무이한 기록을 세웠다

 

2015년에는 처음으로 국내 연 매출 2000억 원을 돌파했다. 국내 제약사가 단일 제품으로 연 매출 2000억 원을 기록한 것 또한 박카스가 유일하며 작년에는 최대 매출인 2,569억 원을 달성했다.

 

박카스D에는 피로회복에 도움되는 물질로 잘 알려진 타우린이 2,000mg 들어 있으며, 박카스F에는 타우린 1,000mg 함유되어 있다. 카페인에 예민한 분들을 위한 박카스디카페 제품은 지난 2021년 11월 패키지가 리뉴얼 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2018년에 출시된 박카스맛 젤리는 올해 인기 아이돌 가수인 라이즈를 모델로 발탁해 MZ세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대를 앞선 3M 전략으로 NO.1 피로회복제가 되다

동아제약은 박카스D 성공을 위해 ‘3M’이라는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도입했다. 3M이란 대량생산(Mass Production)과 대량광고(Mass Communication), 대량판매(Mass Sale)의 머리글자를 딴 합성어다. 전통적 의약품 광고스타일인 의사.약사 타겟 광고에서 벗어나 TV, 라디오 등 모든 매체를 총동원했다. 인기 TV외화였던 ‘전투(Combat)’에 독점 협찬 광고까지 제공했다.

당시로서 보기 힘든 대량광고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박카스D는 출시 1년 만인 1964년 670만 병을 판매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박카스D가 성공조짐을 보이자 대량판매를 위해 유통방식도 손질했다. ‘제약사>도매상>소매약국’으로 이뤄진 전통적인 유통경로에서 벗어나 소매 직거래를 뼈대로 하는 ‘박카스 루트세일’도 도입했다. 영업사원들이 전국 2만여 개 약국에 직접 방문하면서 판매에 나섰다.

 

3M 전략이 본격화된 1965년부터 박카스D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시작했다. 판매량이 1965년 980만병에서 이듬해는 200%이상 성장한 3000만 병, 1968년에는 7006만 병까지 늘었다. 덩달아 동아제약도 국내 제약업계 정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승승장구하던 박카스는 1990년대 초 박카스D에서 박카스F(포르테)로 리뉴얼했다. 2000년대 들어 타우린 성분을 두 배로 늘린 박카스D(더블), 여성과 젊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박카스 카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나갔다. 2011년부터는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며 새로운 발판이 마련됐다. 기존 거래처인 약국과 편의점이라는 신규 거래처의 유통이원화 전략을 시작했다.

 

박카스D에는 피로회복에 도움되는 물질로 잘 알려진 타우린이 2,000mg 들어 있으며, 박카스F에는 타우린 1,000mg 함유되어 있다. 카페인에 예민한 소비자들을 위한 박카스디카페 제품은 지난 2021년 11월 패키지가 리뉴얼 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2018년에 출시된 박카스맛 젤리는 올해 인기 아이돌 가수인 라이즈를 모델로 발탁해 MZ세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약(藥)=락(樂)” 즐거운 세상이 되길 바라는 동아제약의 메시지

박카스는 단순 상품 광고 아닌 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한 공익적인 메시지를 담은 TV광고로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98년 박카스 TV광고는 ‘지킬 것은 지킨다’라는 카피를 내세워 젊은 세대로 브랜드 타깃을 넓혔다면, 2012년부터는 ‘풀려라 5천만! 풀려라 피로’ 메인 카피와 함께 N포세대라고 불리는 청춘들, 출산과 육아에 전념하며 힘을 내는 이 시대의 엄마, 아빠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기획했다.

2020년에는 개인적인 피로뿐 아니라 사회적인 피로를 회복하고 국민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회복’편을 선보였다. 묵묵히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부부가 직접 출연해 진정성을 더했고, 하반기에는 전통 시장을 살린 청년 상인의 이야기를 담은 ‘전통시장’ 편을 선보였다.

 

2022 년에 송출된 ‘선생님 편’은 코로나19로 달라진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의 삶과 피로를 응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해당 광고는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조회수 1400만 회를 돌파했다.

최근 60주년을 기념해 온에어한 광고에서는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의 시대적 배경과 사건들을 어우러지게 구성했으며, 각 시대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 주신 국민들을 향한 감사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강신호 명예회장은 한 매체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약(藥) 자는 풀(艸) 밑에 즐거울 락(樂) 자로 이루어져 있다. 즐거움을 주는 풀이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제약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이 하기에는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내 평생 소망은 앞으로 세계적인 치료제와 신약을 많이 개발해서 결국엔 약이 필요 없는 즐거운 세상이 빨리 오도록 공헌하는 것이다.”

 

푸드투데이 조성윤 기자 w743606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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