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가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해 2009년까지 중화권 수출 1000만달러를 달성키로 한 가운데 소주가 현지 주류 시장에서 영역을 넓혀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의 술 시장 규모는 33조원 규모로 음주 인구는 8억4000만명에 주류 공장은 1만4542개에 달하며, 시장 동향은 맥주와 위스키는 판매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전통주인 백주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 백주도 '저도화' 바람 = 중국 주류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체 주류시장에서 백주가 차지하는 비율은 92년 63%에서 96년 23%, 2002년 18%까지 급격히 감소했다.
특히 중국 전통주인 백주제품들은 전반적으로 알코올 도수를 내리고 있어 60도 이상의 고도백주(高度白酒)는 시장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50-55도의 백주가 사실상 고도주(高度酒)가 됐고, 40-49도는 강도주(降度酒), 39도 이하는 저도백주(低度白酒)로 분류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때 72도 제품까지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백주 시장에서 저도화 추세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뿐만 현재 저도백주의 생산량이 백주 총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의 대표적인 백주인 '마오타이'는 53도에서 38도까지, '이과두주'는 60도에서 46도까지 다양한 도수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28도의 백주까지 등장했다.
이른바 '독주'(毒酒)로 명성을 떨치던 백주가 이처럼 도수를 낮춰가고 있는 것은 부드럽고 부담없는 맛을 선호하는 20-30대 소비자들의 추세를 감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 국산소주, 중국에서 영역 넓힐까 = 작년 기준으로 중국 주류시장 규모는 총 33조원이며 이중 맥주는 시장이 계속 확대돼 84%의 비중을 차지했고, 브랜드수가 3000여개에 달하는 백주는 알코올 도수를 점차 내리고 있지만 10%까지 입지가 좁아졌다.
진로는 1994년 선양 지역을 필두로 중국 소주 수출을 개시했으며 2004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수출액이 각각 전년 대비 49.2%, 79.4%, 27.7% 증가해왔다.
소주는 그러나 작년기준으로 시장규모가 38억원으로 아직까지 중국 주류 시장에서 입지 자체를 논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진로는 앞으로 유통망을 간쑤성(甘肅省), 쓰촨성(四川省) 등 내륙으로 넓히고 판촉을 강화해 2011년까지 수출액을 1500만달러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교민 이외의 현지인 대상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올해말까지 도수를 다소 높인 현지화된 소주 제품을 내놓음로써 8대2에 달하는 교민 대 현지인 판매량 비율 2010년까지 6대4로 좁힌다는 방침이다.
진로는 또 현지 대형마트들과도 판로 개척을 위해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
◇ 맥주는 진출 확대 꺼려 = 참이슬 등 국산 소주가 중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음식점은 평균 30위안(3600원), 슈퍼마켓 15위안(1800원)으로 국내와 크게 차이가 없다.
이에 비해 맥주는 외산 및 현지산 제품들의 치열한 저가 경쟁으로 인해 국내 업체가 중국 수출을 확대하더라도 수익성 측면에서 그다지 얻을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시내의 고급 백화점 진열대에서 맥주 제품 가격을 확인해본 결과 아사히 (355㎖ 기준)가 2.85위안(370원), 중국산 '화이브 스타'(五星)는 1.95위안(260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 하이트 캔맥주(355㎖)는 소매점 판매가가 1500원선이며 아사히 등 수입 맥주는 더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하이트 관계자는 "까르푸 등 대형마트를 통해 제품을 내놓았지만 판매량을 늘리려면 저가 경쟁에 동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수익성을 따진다면 현재로서는 중국 진출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