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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핑]포스트 안성재 찾아라…CJ제일제당, ‘퀴진케이’ 힘 싣는 이유는?

모수 투자 경험서 확장된 세계관, 팝업·글로벌 활동 통해 차세대 한식 셰프 육성
‘주052’·‘DOORI’ 미쉐린 등재…유용욱바베큐연구소 협업 팝업 3분 만에 매진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CJ제일제당이 차세대 한식 셰프 발굴·육성 프로젝트 ‘퀴진케이(Cuisine.K)’를 지속하며 한식 인재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단순한 일회성 팝업이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넘어 영셰프의 성장 과정에 직접 투자하며 K-푸드의 다음 세대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은 2일 퀴진케이의 열 번째 팝업 레스토랑 ‘빌롱(Belong)’을 공개했다. 퀴진케이 알럼나이 1기 신용우 셰프가 오는 7일부터 약 6개월간 계절 한식 다이닝을 선보인다. 

 

퀴진케이는 젊은 한식 셰프를 발굴해 국내 한식 다이닝 경험부터 레스토랑 운영, 글로벌 활동까지 성장 단계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CJ제일제당은 팝업 운영 공간과 마케팅, 메뉴 개발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팝업에서 발생한 수익은 셰프에게 전액 지급하는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퀴진케이를 지속하는 배경에는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음식뿐 아니라 이를 구현하는 셰프 생태계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올해 들어 퀴진케이의 육성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2026 퀴진케이 닷츠데이’에는 1~3기 알럼나이 셰프와 한식 산업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CJ제일제당은 이 자리에서 ‘도전-성장-확장’을 잇는 육성 체계를 제시하고, 한식 전문성을 강화하는 ‘퀴진케이 살롱’과 상하이·뉴욕 등 글로벌 활동 확대 계획을 밝혔다. 


특히 퀴진케이가 단순한 인재 발굴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고 실제 오너 셰프 배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2025년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퀴진케이 팝업을 거쳐 독립한 오너 셰프 레스토랑은 당시 3곳으로 늘었다. 두 번째 팝업 ‘주052’를 이끈 신용준·이경원 셰프와 네 번째 팝업 ‘DOORI’의 배요환 셰프에 이어 일곱 번째 팝업을 진행한 김민석 셰프도 광주에서 한식 다이닝 ‘소재(SOJAE)’를 열었다. 이 가운데 ‘주052’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5’에, ‘DOORI’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6’에 등재됐다. 

 

팝업 자체의 흥행 사례도 있다. 지난해 ‘유용욱바베큐연구소 X 퀴진케이’ 팝업은 예약 오픈 3분 만에 매진됐다. 당시 유용욱바베큐연구소에서 경험을 쌓던 2000년대생 셰프 3명이 ‘불과 훈연’을 주제로 7가지 한식 코스를 직접 개발했다. 유명 셰프와의 협업이라는 화제성뿐 아니라 영셰프가 직접 메뉴를 만들고 손님을 맞는 방식으로 운영됐다는 점에서 퀴진케이가 추구하는 ‘실전형 육성’의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CJ제일제당이 과거 안성재 셰프의 ‘모수’에 투자했던 사례다. 안성재 셰프는 2015년 미국에서 ‘모수 샌프란시스코’를 연 뒤 8개월 만에 미쉐린 1스타를 획득했다. 이후 2017년 CJ제일제당의 투자를 받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모수 서울’을 열었다. 모수 서울은 2019년 1스타, 2020년 2스타를 거쳐 2023년 국내 유일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에 오르며 국내 파인다이닝을 대표하는 레스토랑으로 성장했다.

 

CJ제일제당과 안성재 셰프의 파트너십은 2024년 초 종료됐다. 이후 모수는 휴업에 들어갔고, 안 셰프는 2025년 새로운 공간에서 모수를 다시 열었다. 당시 양측의 파트너십 종료 배경으로는 사업 방향에 대한 차이가 거론된 바 있다.

 

그럼에도 CJ제일제당이 퀴진케이를 통해 셰프 육성을 이어가는 것은 개별 레스토랑에 대한 투자와 별개로 셰프 생태계 자체를 키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K-푸드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과거 한 명의 셰프와 레스토랑에 대한 투자로 모수의 성장을 함께했던 CJ제일제당이 이제는 퀴진케이를 통해 보다 폭넓게 차세대 셰프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셈이다. ‘제2의 안성재’를 특정해 찾는다기보다, 안성재처럼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셰프가 등장할 수 있는 성장 기반을 만드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등을 통해 한식을 대중화·세계화해온 만큼 글로벌 소비자가 접하는 한식의 외연을 가정간편식이나 외식 브랜드에서 고급 다이닝과 셰프 콘텐츠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퀴진케이는 이 과정에서 제품이 아닌 사람을 육성하는 장기 투자라는 점이다.

 

이번 열 번째 팝업 ‘빌롱’ 역시 이러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신용우 셰프는 덴마크 미쉐린 3스타 ‘요드니에(Jordnær)’와 영국 3스타 ‘렁클룸(L’Enclume)’ 등에서 경험을 쌓은 뒤 퀴진케이로 돌아와 자신의 한식 다이닝을 선보인다.

 

이는 퀴진케이가 단순히 신인 셰프를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에서 경험을 쌓은 셰프가 다시 한식의 영역으로 돌아와 자신의 색깔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으로도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퀴진케이의 성과가 단기간에 스타 셰프를 만들어내는 데 있기보다, 셰프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글로벌 활동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한식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결국 현지 소비자에게 한식을 설명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는 셰프가 필요하다”며 “퀴진케이처럼 실제 레스토랑 운영과 해외 경험까지 제공하는 방식은 K-푸드의 인적 기반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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