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농촌진흥청이 농업용 로봇의 상용화와 보급 확산을 위해 120억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현장에 보급된 장비 26대가 고장과 조작 불편, 수리 지연 등으로 장기간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방제로봇은 최근 3년간 판매 실적이 한 대도 없었고, 고가 장비 도입에 따른 농가의 투자비 회수기간에 대한 경제성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총 120억원이 투입되는 ‘농업용 실증로봇 지원사업’에서 올해 9월 기준 장기간 미가동 상태인 농업용 로봇과 장비는 총 26대에 달했다.
지역별로 보면 경남 거창군에서는 방제·운반·제초·예찰 로봇 14대가 분무 압력과 분무량 부족, 조작 불편, 수리 입고 등의 이유로 최대 12개월 동안 현장에 투입되지 못했다.
전북 김제시와 충북 옥천군 등에서도 자율주행 트랙터와 농업용 드론 등 12대가 배터리·타이어 교체 지연, 경사로 제동장치 불량, 비행 중 추락 등의 이유로 6개월에서 최대 15개월간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활용 부진은 판매 실적에서도 드러났다.
문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방제로봇 판매량은 ‘0대’였으며 운반로봇과 농업용 드론 등 다른 기종도 같은 기간 판매량이 각각 1~9대에 머물렀다.
높은 도입 비용도 농가의 구매 부담으로 지적됐다.
정부 융자 지원을 적용하더라도 농가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자율주행 콤바인의 경우 7041만원, 자율주행 트랙터는 5828만~5973만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농진청은 로봇 도입비와 유지비 등을 고려할 때 농가가 실제 투자비를 회수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로봇 도입비와 유지비를 반영한 투자비 회수기간이 얼마나 되느냐’는 문 의원실 질의에 “조사한 바 없음”이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농업용 로봇 보급 확대에 앞서 장비 가격과 유지·보수 비용, 농가 영농 규모와 작업시간 절감 효과 등을 종합한 경제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의원은 “농민이 제대로 쓰지 못하는 농업용 로봇을 보급 실적으로만 쌓아서는 농업 혁신을 이룰 수 없다”며 “고장과 사용 불편은 반복되는데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지조차 검증하지 않았다면 농민에게 무엇을 믿고 구매하라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농진청은 장기 미가동 원인을 해소하고 현장교육과 수리 대응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장비 가격과 유지비, 영농 규모를 반영한 경제성을 검증해 농민이 안심하고 구매하거나 임차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