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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담합 과징금 2.2조…6000억 감면·1.3조 못 걷었다

윤준병 “담합 제재 실효성·징수체계 점검해야”
삼양사·CJ제일제당·대상 등 대형 식품사 제재
올해 설탕·밀가루·전분당 과징금 83% 집중
리니언시 6009억 감면·미수납 1조3373억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최근 10년간 설탕과 밀가루, 전분당, 닭고기, 빙과류 등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식품 분야에서 담합으로 부과된 과징금이 2조2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설탕·밀가루·전분당 등 식품산업의 기초 원료를 중심으로 대형 담합 사건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전체 과징금의 80% 이상이 올해 집중됐다.

 

반면 부과 과징금 가운데 약 6000억원이 자진신고자 감면제도인 리니언시 등을 통해 감면됐고, 아직 걷히지 않은 금액도 1조3000억원을 넘어 담합 제재의 실효성과 과징금 징수 체계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식품업체 담합 적발 및 과징금 부과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부당공동행위로 제재를 받은 식품업체는 중복 적발을 제외하고 총 61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업체에 부과된 과징금은 총 2조1911억2100만원에 달했다.

 

 

지난 10년간 식품업계 담합은 군 급식용 가공식품에서 축산물과 빙과류를 거쳐 설탕·밀가루·전분당과 같은 식품산업 핵심 원료까지 확산됐다.

 

2017년에는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군 급식 구매 입찰에서 돈가스와 미트볼, 패티류, 생선묵, 소스류, 불고기양념, 참치·골뱅이 통조림 등 다수 품목에서 27개 사업자가 담합하다 적발돼 총 335억6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적발 업체에는 그릭슈바인, 동원홈푸드, 복천식품, 태림에프웰, 삼아씨에프, 신양종합식품, 태림농산, 세복식품 등이 포함됐다.

 

2021~2022년에는 닭고기와 오리고기, 빙과류 시장에서 대형 담합 사건이 이어졌다.

 

2021년에는 하림, 동우팜투테이블, 마니커, 사조원, 올품, 참프레, 체리부로 등 7개 삼계 판매사업자의 담합이 적발돼 251억39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2022년에는 육계 신선육 16개사, 토종닭 신선육 9개사, 오리 신선육 9개사, 빙과류 제조·판매 6개사 등의 담합이 적발되면서 총 3146억38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육계 부문에서는 하림, 올품, 마니커, 동우팜투테이블, 체리부로, 한강식품, 청정계, 참프레, 하림지주 등이, 오리 부문에서는 정다운, 다솔, 주원산오리, 모란식품, 유성농산, 성실농산영농조합법인 등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빙과류에서는 빙그레, 롯데제과, 롯데푸드, 해태제과식품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담합의 중심이 식품 제조 전반에 사용되는 기초 원료로 옮겨갔다.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6년 과징금 부과 대상은 27개사로, 부과된 과징금은 1조8177억79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최근 10년 전체 과징금의 83.0%에 해당한다.

 

설탕 제조·판매 3사인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과 밀가루 제조·판매 7개사인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CJ제일제당, 삼양사, 대선제분, 한탑, 삼화제분, 전분·전분당 제조·판매 4개사인 대상, 삼양사, 사조씨피케이, CJ제일제당 등이 잇따라 제재 대상에 올랐다.

 

업체별 과징금 규모를 보면 삼양사가 가장 컸다.

 

삼양사는 설탕 1302억5100만원, 밀가루 947억8700만원, 전분·전분당 2103억4000만원 등 3개 사건에서 총 4353억7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CJ제일제당은 설탕 1383억6200만원, 밀가루 1317억100만원, 전분·전분당 1029억6500만원 등 총 3730억28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대상은 전분·전분당 담합으로 2341억4100만원, 사조씨피케이는 2001억3200만원, 사조동아원은 밀가루 담합으로 1830억9700만원, 대한제분은 1792억7300만원, 대한제당은 1273억7800만원을 각각 부과받았다.

 

상위 10개 업체의 과징금은 총 1조8575억8800만원으로 전체 부과액의 84.8%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규모 과징금 부과와 별개로 실제 제재의 실효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공정위가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부과한 과징금 2조1911억원 가운데 6008억8400만원은 리니언시 등을 통해 감면됐다. 전체 부과액의 27.4%에 해당한다.

 

아직 수납되지 않은 과징금도 1조3373억2200만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납기 미도래액이 9335억5100만원, 행정소송 등에 따른 집행정지로 징수가 유예된 금액은 3942억3400만원, 체납액은 95억3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윤준병 의원은 “최근 몇 년간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인해 하루하루 식비를 아끼며 허리띠를 졸라매온 서민들의 고통 뒤편에서 국민 먹거리를 책임져야 할 대형 식품기업들은 뒤로 밀실 야합을 맺고 부당 폭리를 취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설탕, 밀가루, 전분당처럼 국민 식탁의 쌀이자 식품 가공산업의 뿌리가 되는 핵심 품목에서 독과점 식품기업들이 짬짜미를 벌여 물가 인상을 촉발한 것은 국민에 대한 명백한 배임이자 중대한 시장교란범죄”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또 “기업들이 담합으로 거둬들인 막대한 불법 이익에 비해 리니언시를 통해 수천억 원의 과징금을 감면받고, 제재가 확정된 이후에도 대형 로펌을 앞세운 소송전과 집행정지로 수년간 징수를 지연시키는 모럴해저드가 관행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담합 주도 기업에 대한 리니언시 적용과 과징금 징수 지연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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