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애주가와 알콜 의존의 그 어디쯤을 걷고 있는 저는 술을 마시지 않는 이 시대에서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에어리언’일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직업의 특성상(과연?)... 비음주자와는 겸상하지 않는다는 말도 안되는 철학으로 살아간답니다. 하지만 최근에 신기한 제품을 접했어요. 이 제품은 “술 좋아하는 사람이 논알코올을 찾는다면?”이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제품이었습니다.
전 무알콜 맥주는 마시지 않아요. 탄산음료를 마시면 마셨지...그리고 애주가라면 아실거에요. ’오늘의 무덤자리‘를 찾을 정도로 취하지 않고 목을 축이는 용도라면 아예 안마시는 것이 낫죠. 그리고 무알콜 맥주 특유의 김빠진 듯한 탄산과 밍밍함이 싫습니다.
어쨌든 저처럼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술을 줄여보라”고 하면 쉽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술이 주는 맛도 있지만, 음식과 함께 마시는 즐거움이나 적당히 알딸딸해지는 기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와디즈를 통해 구매한 ‘라거앤칠’은 달랐습니다. 알코올을 단순히 제거하는 대신, 알코올이 하던 역할을 다른 성분으로 대신했습니다.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9월의 저녁. 퇴근 후 집 앞 단지 내 놀이터와 벤치에서 두 제품을 시음하려던 저는 결국 집으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야장’과 술에 실성한 아줌마의 광기로 보이면 주민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으니까요.
라거앤칠은 일반적인 논알코올 맥주와 달리 기능성 원료를 활용한 대체알코올을 표방합니다. L-테아닌, 유단백가수분해물, 유산균발효추출분말 등을 활용해 알코올이 주는 이완감이나 긴장 완화 등의 역할을 대신했다고 합니다.

캔을 열자마자 탄산감이 먼저 느껴집니다. 잔에 따라보면 일반적인 탄산음료와는 다른 맥주 특유의 색감과 거품이 눈에 들어옵니다. 첫 모금에서는 탄산감과 함께 홉의 톡 쏘는 풍미가 느껴집니다. 흔히 생각하는 ‘맥주 맛 탄산음료’보다는 실제 맥주에 가까운 방향으로 맛을 구현하려 한 느낌입니다.
물론 알코올이 들어간 맥주와 완전히 같은 맛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논알코올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맥주를 마시는 듯한 분위기와 살리는데는 꽤 충실합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마시는 상황입니다. 술을 마실 때처럼 잔에 따라 음식과 함께 마시다 보면 단순히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음료라기보다 ‘한 잔을 마신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맥주 맛을 표현하는 과정도 차별화했다고 합니다. 맥주를 만든 뒤 알코올을 제거하는 방식이 아니라 논알코올용 전용 효모를 사용해 발효 과정에서 알코올 발생량 자체를 제한했다고 하는데요, 아로마향이 느껴지는 라거의 음용감이었어요. 미국과 독일산 홉과 맥아를 사용해서인지 맥주 특유의 맛과 향이 충분합니다.

비교를 위해 논알콜앤칠과는 별개의 제품인 ‘스트롱레몬제로’도 함께 마셔봤습니다. 이 제품은 이름에 ‘제로’가 들어가지만 알코올 도수는 10도입니다. 레몬의 상큼함과 탄산감을 앞세운 주류입니다. 확실히 술입니다. 레몬 특유의 상큼한 맛에 알코올의 존재감이 더해지면서 마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술을 마시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여기서 오히려 라거앤칠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저처럼 술을 좋아하면서도 취하는 것 자체보다 살짝 알딸딸해지는 기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알코올을 마셔야 할까 싶습니다. 술에 취하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고 평소보다 너그러워지기도 합니다. 즐겁죠. 하지만 결국 알코올이고, 그에 따른 신체적인 부담은 남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술에서 원하는 것이 ‘취함’이 아니라 맛과 분위기, 그리고 한 잔을 마시는 기분이라면 알코올성분이 없는 선택지를 찾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라거앤칠이 다른 논알콜 맥주와 차별화를 갖는 흥미로운 지점은 술을 무조건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안영준 공동대표 역시 “술을 무조건 끊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라며 “술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술이 주는 즐거움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술을 줄이고 싶거나 체질적으로 술을 마시기 어려운 사람들도 술자리의 분위기와 음용 경험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 이들이 이 제품을 만든 이유가 아닐까요.
논알코올 시장이 커지는 이 시점에서 단순히 알코올을 빼는 것을 넘어 기존 주류의 경험을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경쟁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어쨌든 이번에 마셔본 두 제품 중 한 가지를 선택한다면 저는 라거앤칠을 고르겠습니다. 술이 주는 알딸딸함이 그리운 날에도, 꼭 알코올까지 마실 필요는 없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