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미국 대표 패스트 캐주얼 브랜드 치폴레가 한국을 아시아 시장 진출의 첫 교두보로 삼았다. 쉐이크쉑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허희수 상미당홀딩스 최고비전책임자(CVO) 사장은 치폴레를 통해 새로운 외식 카테고리 구축에 나선다.
출점 전략도 공격적이다. 치폴레는 강남점을 시작으로 연내 국내 2·3호점을 추가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싱가포르 1호점을 열 계획이다. 2호점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으로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구축한 운영 모델을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첫 1~2년의 성과는 국내 사업을 넘어 치폴레의 아시아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치폴레의 국내 안착 여부는 화제성만으로 결정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에서 멕시칸 음식이 햄버거·피자만큼 대중적인 외식 카테고리로 자리 잡지 못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멕시칸 패스트푸드 브랜드 타코벨이다. 타코벨은 1990년대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매장을 철수한 뒤 2010년 다시 국내 시장에 재진출했다. 이후 2014년 운영사가 바뀌며 사업 확대에 나섰지만 매장 수는 기대만큼 늘지 않았고, 이후에도 운영 주체가 바뀌며 시장 공략 전략을 수정한 바 있다.
다만 최근에는 타코와 부리토 전문점이 늘고 해외 식문화에 익숙한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멕시칸 음식의 저변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멕시칸 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멕시칸 음식이라서’가 아니라 ‘치폴레라서’ 선택하게 만드는 차별화가 중요해진 셈이다.
높은 식재료 품질과 현지화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면서 반복 구매를 끌어내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치폴레 한국 사업을 이끄는 상미당홀딩스 계열 빅바이트컴퍼니는 쉐이크쉑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허희수 사장이 2016년 국내에 들여온 쉐이크쉑은 강남 1호점 개점 당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개점 전날 밤부터 1500명 이상이 몰릴 정도로 화제를 일으켰으며, 이후 국내 프리미엄 버거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2025년까지 25개점을 목표로 했지만 이를 조기에 달성했고, 올해 7월 기준 국내 매장은 37개까지 확대됐다. 국내 사업은 진출 이후 연평균 25%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강남점은 한때 전 세계 쉐이크쉑 매장 중 최고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해외 사업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쉐이크쉑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사업권을 확보했으며, 최근 기준 국내외 매장을 합쳐 40여개 규모로 사업을 확대했다.
이는 치폴레가 상미당 측과 손잡은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이번 한국 진출은 치폴레가 해외 사업에서 처음으로 현지 파트너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한 사례다. S&C레스토랑홀딩스는 빅바이트컴퍼니와 치폴레 본사가 공동 설립했다. 하지만 ‘성장=수익성’은 아니다
쉐이크쉑의 성과가 치폴레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사례라면, 동시에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빅바이트컴퍼니는 2024년 매출 106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9% 성장했지만, 영업손실 1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외형 확대와 함께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확인된 셈이다.
이는 치폴레 사업에서도 중요한 포인트다. 글로벌 브랜드의 인지도와 초기 대기 수요를 실제 반복 구매로 연결하고, 동시에 직영점 운영에 따른 인건비와 식재료 비용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치폴레는 품질 유지를 위해 국내 매장도 모두 직영으로 운영한다. 미국 현지의 메뉴와 조리·주문 방식을 최대한 그대로 구현하면서 식자재는 국내에서 조달하는 방식이다. 허희수 사장은 이번 사업을 준비하면서 매장 설계나 인테리어보다 고품질 식재료 수급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더욱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
미국 현지 치폴레의 가장 큰 경쟁력은 고객이 부리토·부리토볼·타코·샐러드·퀘사디아 중 하나를 선택한 뒤 단백질과 라이스, 빈, 살사, 치즈, 사워크림 등을 원하는 대로 조합하는 ’커스터마이징‘주문 방식 자체가 핵심이다.
한국 1호점인 강남점 역시 96석 규모의 오픈 키친을 적용해 식재료 손질과 조리 과정을 고객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했다.
허희수 사장이 강조하는 것도 결국 ‘커스터마이징의 일상화’다. 단순히 미국에서 인기 있는 멕시칸 브랜드를 들여오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에 따라 한 끼를 구성하는 문화를 국내에 정착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이 경험이 한국 소비자에게 얼마나 자주 선택받을 수 있느냐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새로운 메뉴에 대한 호기심이 큰 동시에 가격과 양, 접근성, 익숙한 맛에 민감하다”면서 “초기에는 ‘미국에서 유명한 치폴레’라는 브랜드 화제성이 고객을 끌어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 대비 만족도와 맛, 주문 편의성, 재방문의이유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