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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원료의 고시형 전환 제도가 사실상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현행 ‘6년 경과·품목 50건’ 기준을 실제 시장 활용도와 개발기업의 투자회수 여건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단순히 품목제조신고 건수를 따지는 대신 생산·판매 실적과 누적 생산액, 복수기업 활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6년의 기산점도 개별인정일이 아닌 실제 사업화 시점으로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28일 식품안전정보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기능성 원료 고시 등재 기준 개선 연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현행 고시형 전환 기준이 원료의 실제 시장 확산 정도와 개발기업의 투자회수 수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개별인정형 원료는 인정 후 6년이 지나고 생산실적이 있는 품목제조신고가 50건 이상이면 고시형 전환 검토 대상이 된다. 그러나 2016년 12월 기준 개정 이후 실제 고시 등재 사례는 회화나무열매추출물과 콜레우스포스콜리추출물 등 2건에 그쳤다.

연구진이 유효 개별인정형 원료 485건을 분석한 결과, 2024년 활성 제품 수를 기준으로 ‘6년·50건’ 요건을 모두 충족한 원료는 5건으로 전체의 1.0%에 불과했다. 인정 후 6년이 지난 원료는 203건이었지만 이 가운데 198건은 활성 제품 수가 50건에 미달했다.
품목 수와 실제 시장수요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점도 확인됐다. 정어리펩타이드는 2024년 활성 제품이 2건에 불과했지만 연평균 추정 섭취인수는 약 388만3000명에 달한 반면, 자일로올리고당은 활성 제품이 73건이었지만 추정 섭취인수는 약 2만8000명에 그쳤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품목제조신고 건수만으로 시장 확산 정도를 판단하기보다 실제 생산·판매실적, 원료 사용량, 추정 섭취인수 등 실질 활용지표를 함께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품목 수가 고시형 전환 기준인 50건에 가까워질 경우 원료 보유기업이 신규 공급처를 제한하거나 공용 품목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품목 수를 관리할 가능성이 있어 실제 시장 확산 정도를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개발기업의 투자회수 기간도 제도 주요 쟁점으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현행 6년 기준을 투자회수가 완료되는 시점이 아니라 개발기업에 보장하는 ‘최소 우선 활용기간’으로 재정립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개별인정 후 6년 이상 지나고 실제 매출이 발생한 원료 12건 가운데 7건(58.3%)은 대부분의 투자비 회수에 7년 이상이 필요하거나 조사 당시까지도 대부분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인정형 원료 개발에는 원료 탐색부터 안전성·기능성 시험, 인체적용시험, 인정 절차와 시장 출시까지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지만 현행 제도는 인정일을 기준으로 6년을 계산하고 있어 실제 판매기간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6년의 기산점을 개별인정일이 아닌 최초 품목제조신고일이나 최초 생산실적 발생일 등 실제 사업화가 시작된 시점을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고시형 전환 방식도 하나의 정량기준에서 벗어나 복수경로형 전문심의체계로 바꾸는 방안이 제시됐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고시형 전환을 신청하는 경로와 일정 우선 활용기간이 지난 뒤 경제성·누적 생산액·복수기업 활용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심의를 개시하는 경로를 함께 운영하고, 10년 또는 20년의 장기상한에 도달한 원료는 의무적으로 전환 여부를 검토하는 방식이다.
고시형 전환 ‘양날의 검’…수요기업 선택권↑·개발기업 경쟁 부담↑
제도가 개편될 경우 건기식 업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료를 구매해 제품을 생산하는 수요기업들은 고시형 전환으로 원료 공급처가 늘어나면 구매 선택권이 확대되고 최소주문수량과 계약조건 등에 대한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원료 확보가 쉬워지면서 제품 개발과 출시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반면 개별인정형 원료 과거 보유 원료가 고시형으로 전환된 이후 경쟁제품 증가와 가격경쟁 심화, 자사 제품의 차별성 약화와 매출 감소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가 제한적인 만큼 원료 공급기업과 제품 수만 늘 경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보다 기존 제품 간 시장점유율을 재분배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결국 고시형 전환 확대가 곧바로 시장 확대나 소비자가격 인하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이에 연구진은 일정한 생산액이나 품목 수 등 정량요건 충족만으로 고시형 원료로 전환하기보다 원료의 품질과 동등성, 기준·규격과 시험법, 안전성 등을 전문가가 별도로 심의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고시형 전환 이후에도 해당 원료의 사용기업 수와 제품 수, 생산·판매규모, 원료 및 제품 가격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제도 개편이 실제 시장 경쟁과 소비자 선택권, 원료 개발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야 한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