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정부가 식품공전 개편을 통해 산분해간장을 장류에서 제외해 소스류로 이관하려는 가운데, 혼합간장의 배합·표시 기준도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판 혼합간장의 양조간장 함량이 7~75%로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최소 배합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식품소비자위원회(위원장 권대영)는 28일 정부의 식품공전 분류체계 개편에 맞춰 혼합간장의 정의와 배합·표시 기준을 마련하고, ‘간장’ 명칭을 사용하는 혼합간장의 양조간장 함량을 최소 50% 이상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약 10년 만에 식품공전 분류체계 개편을 통해 현재 장류에 포함된 산분해간장을 소스류로 이관하고 명칭도 ‘아미노산액’ 또는 ‘산분해 아미노산액’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발효·숙성 과정을 거쳐 만드는 양조간장과 달리 산분해간장은 단백질 원료를 산으로 가수분해해 제조한다. 발효를 거치지 않는 산분해간장을 발효식품 중심의 장류에서 분리해 식품 특성에 맞게 분류하겠다는 취지다.
쟁점은 산분해간장과 양조간장을 혼합해 제조하는 혼합간장이다. 산분해간장이 소스류로 옮겨지면 혼합간장은 장류인 양조간장과 소스류인 아미노산액을 혼합한 제품이 되지만, 이에 맞춘 새로운 배합기준이나 표시기준은 아직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다는 게 소비자단체의 지적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동일한 ‘혼합간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더라도 실제 제품이 발효간장인 양조간장 중심인지, 아미노산액 중심인지 소비자가 제품명만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 단체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혼합간장 15개 제품의 원재료 배합비를 조사한 결과 산분해간장 함량은 25%에서 최대 93%까지 차이가 났다. 반대로 양조간장 함량은 최소 7%에서 최대 75%였다.
샘표 ‘진간장S’는 양조간장 7%, 산분해간장 93%였으며 ‘진간장 금S’는 각각 10%, 90%로 조사됐다. 삼화 ‘맑은국간장’ 역시 양조간장 10%, 산분해간장 90%였다.
반면 몽고 ‘송표 간장’은 양조간장 75%, 산분해간장 25%, ‘으뜸진’은 양조간장 70%, 산분해간장 30%였다. 몽고 ‘1급간장’은 양조간장과 산분해간장을 각각 50%씩 사용했다.
제품별 가격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조사에 따르면 주요 양조간장 제품의 가격은 100mL당 약 636~1988원, 혼합간장은 약 178~1151원으로 전반적으로 혼합간장이 낮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단체는 이러한 가격 차이가 원재료 구성과 제조방식 등에 따라 발생할 수 있지만, 현행 제품명과 표시만으로는 소비자가 제품 간 차이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혼합간장의 시장 비중이 높은 점도 기준 정비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시장조사기관 Mordor Intelligence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혼합간장은 국내 간장 시장 매출의 54.62%를 차지했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혼합간장이 앞으로도 '간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려면 발효간장으로서의 특성을 일정 수준 확보살 수 있도록 양조간장 최소 함량을 50% 이상으로 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양조간장 함량이 해당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은 별도 식품유형이나 명칭으로 관리하고, 제품 전면에서 양조간장과 아미노산액 사용 여부와 각각의 배합비를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기준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정부가 산분해간장을 소스류로 분리하는 이유가 식품의 특성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한 것이라면 혼합간장 역시 이에 맞는 배합기준과 표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비교·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