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저출생과 식습관 변화로 흰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가운데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식빵과 모닝롤을 앞세워 소비자용 베이커리 시장에 진출했다. 음용유 시장의 성장 한계가 뚜렷해지자 자사가 보유한 원유 경쟁력을 활용해 성장세가 이어지는 식사 대용 빵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소비자들이 마시는 우유 구매는 줄이는 대신 빵과 떡 등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식품에 대한 지출을 늘리면서 유업계가 베이커리를 원유의 새로운 소비처이자 사업 다각화 수단으로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최근 국산 우유 함량을 높인 ‘서울우유 우유식빵’과 ‘서울우유 우유모닝롤’을 출시하고 온라인 및 대형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베이커리 시장 공략에 나섰다.
우유식빵에는 서울우유 11.5%, 우유모닝롤에는 10.5%가 각각 함유됐다. 서울우유는 국내산 우유를 사용해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을 구현했으며, 식사 대용은 물론 토스트와 샌드위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은 쿠팡과 GS더프레시 등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판매된다. 서울우유가 완제품 빵을 선보인 것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커지는 식사 대용 빵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고품질 원유의 안정적인 소비처를 직접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식빵과 모닝롤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스테디셀러로 원재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도 많다”며 “고품질 원유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우유의 베이커리 시장에 진출 배경에는 가구 식품 소비 구조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6년 1분기 가구의 가공식품 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빵·떡류 지출액은 3만41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6% 증가했다. 가공식품 분류 가운데 지출액이 가장 컸으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하면 49.0% 늘었다.
반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우유 지출액은 83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소비자들이 마시는 우유 구매는 줄이는 대신 빵과 떡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식품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있는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5 식품 생산실적'에서도 빵류 국내 판매액은 4조 9638억원으로 전체 품목 가운데 3위를 기록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식빵이 2642억원, 기타 빵류가 2조5628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소비 변화는 유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우유를 그대로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빵과 디저트 등 가공제품에 투입하면 원유 소비량을 늘리는 동시에 제품의 부가가치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컬리, 쿠팡 등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베이커리 시장이 확대된 점도 서울우유의 진출을 뒷받침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베이커리 시장 규모는 2021년 3200억원에서 2024년 5400억원으로 약 69%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6250억원 수준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온라인으로 빵을 대량 구매해 냉동 보관한 뒤 필요할 때 꺼내 먹는 소비 방식이 확산하면서 보관성과 편의성을 갖춘 식사빵 수요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브랜드 신뢰도와 원재료 품질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어난 점은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서울우유에 유리한 요인이다.
서울우유는 이번 신제품에 국내산 우유 함량을 구체적으로 내세워 원재료 차별화를 강조했다. 고품질 원유 소비를 촉진한다는 조합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고물가에도 품질과 원재료를 따지는 식사빵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베이커리 시장을 향한 유업계의 움직임은 서울우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매일유업은 2024년 자회사 엠즈베이커스를 통해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밀도’를 인수한 뒤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 성수동에서 출발한 식빵 전문 브랜드 밀도는 현재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1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쿠팡과 컬리 등 온라인 채널에서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 평촌점에 신규 매장을 연 데 이어 이달 말 롯데몰 김포공항점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매일유업은 커피 전문점 폴바셋에서도 밀도 제품을 판매하며 커피와 베이커리 사업 간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외식 브랜드 백미당을 통해 베이커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백미당은 당산점과 아이파크몰 용산점 등에서 베이커리 특화 매장을 운영하며 아이스크림과 커피 중심의 사업 구조를 브런치와 베이커리로 넓히고 있다.
백미당의 올해 1분기 매출은 7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1분기 3억원 적자에서 올해 1억2000만원 흑자로 전환됐다.
유업체들이 베이커리 시장에 잇따라 진입하는 것은 우유 소비 감소에 대응하는 동시에 원유와 생크림, 버터, 치즈 등 기존 유제품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업체가 보유한 원료 조달망과 냉장 유통망,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하기에도 유리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빵 등 식사빵은 유행을 크게 타지 않고 반복 구매가 이뤄지는 품목”이라며 “음용유 수요 감소와 원유 소비처 확대가 과제로 떠오른 유업계에 베이커리는 기존 원료와 유통 역량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신사업 영역”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