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온라인 식품 구매가 단순한 쇼핑 편의성을 넘어 가구의 식품 지출 규모와 구매 품목을 함께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라인 장보기에 익숙한 가구일수록 가공식품뿐 아니라 신선식품으로 구매 범위를 확대하는 경향을 보였다.
1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가구의 온라인 활용이 가공식품 구매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을 식품 구매처로 활용하는 가구의 영수증당 전체 식품 지출액은 온라인을 이용하지 않는 가구보다 1만4850원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온라인 이용 가구의 구매 품목 다양성은 비이용 가구보다 13.6% 높았으며, 전체 구매 품목 가운데 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29% 증가했다.
온라인 장보기가 기존 오프라인 구매를 단순히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더 많은 식품을 비교하고 구매하도록 유도해 장바구니 규모 자체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2025년 6~7월 8주 동안 전국 500가구가 제출한 식품 구매 영수증을 토대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 영수증은 총 1만1443건으로, 농경연은 온라인 구매 여부가 전체 식품 지출액과 구매 품목 다양성, 가공식품 비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 음료 지출 9748원 증가…무겁고 부피 큰 상품 온라인 효과 커
주요 가공식품 가운데 온라인 이용에 따른 지출 증가 폭은 음료류가 9748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냉동식품 5597원, 즉석·편의식품 5259원, 과자류 5028원, 유제품 4309원 순으로 나타났다.
농경연은 음료와 냉동식품처럼 무게가 많이 나가거나 부피가 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한 뒤 직접 운반하기 어려운 제품일수록 온라인 배송의 편의성이 지출 증가로 이러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생수와 대용량 음료, 묶음 상품, 냉동 간편식 등은 소비자가 직접 들고 이동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온라인 구매의 장점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구매는 제품별 지출액뿐 아니라 소비자가 선택하는 상품의 종류도 늘렸다.
온라인 이용 가구의 품목 내 다양성은 냉동식품이 22.5% 증가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음료류는 12.4%, 유제품은 4.47% 늘었다.
이는 온라인에서 냉동식품과 음료, 유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구매 금액을 늘리는 동시에 브랜드와 용량, 맛, 제품 유형 등 다양한 상품을 함께 고려한다는 의미다.
즉석·편의식품과 과자류도 품목 다양성이 각각 4.4%, 4.3%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
◇ 온라인 구매 익숙해질수록 신선식품 비중 확대
온라인을 이용하는지 여부뿐 아니라 온라인 활용 정도에 따라서도 식품 구매 행태에 차이가 나타났다.
온라인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전체 식품 지출액과 구매 품목 다양성은 증가한 반면, 전체 구매 품목 중 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했다.
분석 결과 온라인 활용 정도가 높아질수록 영수증당 식품 지출액은 증가하고 품목 다양성도 0.19% 확대됐다. 반면 가공식품 품목 비중은 0.22% 감소했다.
이는 온라인 장보기를 처음 이용하는 단계에서는 보관과 배송이 비교적 쉬운 가공식품 중심으로 구매하지만, 이용 경험이 쌓이면서 채소와 과일, 육류 등 신선식품으로 구매 범위가 넓어지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온라인 플랫폼의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냉장·냉동 유통망 확대와 함께 원산지·등급·후기 등 상품 정보 제공이 강화되면서 신선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은 “온라인 활용 정도가 높은 가구는 가공식품 비중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신선식품 비중이 증가했다”며 “온라인 구매 경험의 축적이 신선식품 구매 확대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 식품업계, 온라인 전용 상품·상품 정보 강화 필요
농경연은 온라인 식품 구매 환경 확대하는 것이 전체 식품 소비시장을 키우는 주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플랫폼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많은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하고 검색할 수 있고, 소비자의 구매 이력에 따라 제품을 추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상품 구색과 검색 노출, 제품 정보 제공 방식이 구매 전환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식품업계는 음료와 냉동식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전용 묶음 상품과 대용량 제품, 정기배송 상품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신선식품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상품을 직접 살펴볼 수 없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품질과 원산지, 크기, 등급, 수확·가공일, 보관 방법, 배송 상태 등의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용량과 맛, 원료, 가격대별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후기와 재구매 정보 등 신뢰도 높은 구매 정보를 제공하는 전략도 요구된다.
농경연은 “온라인 구매 환경은 소비자의 전체 식품 수요뿐 아니라 주요 식품의 구매 다양성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속적인 수요 확대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식품을 개발하고 효과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