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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비 절반은 외식”…고물가에도 ‘빵·영양제’엔 지갑 열었다

가구당 월평균 식품비 90만6000원…외식비 비중 48.4%
건강보조식품·과자 지출 늘고 과일가공품·주류·음료 감소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고물가 기조 속에서도 가구의 실질적인 먹거리 구매력이 소폭 회복된 가운데 식품 소비가 외식과 건강관리, 간식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가구당 식품비 가운데 외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육박했다. 가공식품에서는 영양보조제와 빵, 과자류가 지출 증가를 주도한 반면 과일가공품과 맥주, 주스 지출은 감소해 품목별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2026년 1분기 가구의 가공식품 지출 현황과 특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명목 식품비는 90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물가 변동을 반영한 실질 식품비는 월평균 71만6000원으로 1.1% 늘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하면 명목 식품비는 31.9%, 실질 식품비는 1.6% 증가했다. 물가 상승 영향이 여전히 크지만 가계의 실질 식품 구매력도 소폭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출 목적별로 보면 외식비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외식비는 43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전체 식품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8.4%로 전년보다 0.9%포인트 확대됐다.

 

가공식품 지출액은 월평균 27만원으로 2.8% 증가했지만 전체 식품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8%로 0.2%포인트 낮아졌다. 신선식품 지출액은 19만8000원으로 전년과 같았고 비중은 21.8%로 0.7%포인트 줄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해도 외식비 비중은 1.4%포인트 확대된 반면 신선식품 비중은 1.7%포인트 감소했다. 가공식품 비중은 0.3%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쳐 식품 지출이 외식에 더욱 집중되는 흐름을 보였다.

 

외식 물가 상승률도 다른 식품군보다 높았다. 올해 1분기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해 가공식품 2.2%, 농축수산물 1.2%를 웃돌았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2023년 7.5%에서 2024년 3.8%, 2025년 3.0%, 올해 2.9%로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공식품 가운데 지출 규모가 가장 큰 품목군은 빵 및 떡류였다.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빵 및 떡류 지출액은 3만4100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건강보조식품 3만1800원, 당류 및 과자류 3만1700원, 기타식품 2만7100원, 곡물가공품 2만1600원 순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당류 및 과자류가 10.1%로 가장 높았다. 육류가공품과 건강보조식품이 각각 7.7%, 빵 및 떡류가 7.6%, 커피 및 차가 5.3% 증가했다.

 

특히 건강보조식품 지출은 2019년 1분기 1만8700원에서 올해 3만1800원으로 69.8%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공식품 지출 증가율인 33.0%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빵 및 떡류 지출도 2019년 2만2900원에서 올해 3만4100원으로 49.0% 증가했다. 육류가공품은 같은 기간 63.3%, 유지류는 80.9% 늘어 전체 가공식품 평균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연구원은 지출 비중이 크고 증가율도 높은 건강보조식품과 빵 및 떡류, 육류가공품, 기타식품, 곡물가공품의 비중이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지류와 조미식품은 현재 지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2019년 이후 증가율이 높아 향후 주목해야 할 품목으로 꼽혔다.

 

 

세부 품목별로는 영양보조제 지출액이 가장 컸다.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영양보조제 지출액은 2만9100원으로 전년보다 10.6% 증가했다. 2019년 1만4700원과 비교하면 지출 규모가 약 두 배로 확대됐다.

 

식빵 및 기타 빵은 월평균 2만2600원으로 9.2% 늘었고, 한과 및 기타 과자는 1만8600원으로 13.4% 증가했다. 기타육류가공품도 1만5500원으로 11.5% 늘었다.

 

김치 지출은 10.3%, 커피는 9.9%, 기타음료수는 9.7% 증가했다. 간식과 기호식품 소비가 확대되는 동시에 김치 등 기본 반찬류에 대한 수요도 유지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편의성을 앞세운 가공식품이 모두 성장한 것은 아니다. 즉석·동결식품 지출은 전년보다 6.1% 감소했고 반찬류도 2.2% 줄었다. 가공식품 소비가 건강관리와 간식, 기호가 분명한 품목을 중심으로 선택적으로 확대된 셈이다.

 

감소 폭이 가장 큰 품목은 과일 및 야채주스였다. 올해 1분기 월평균 지출액은 3400원으로 전년보다 15.0% 줄었다.

 

과일가공품은 9.4%, 맥주는 8.6%, 햄 및 베이컨은 8.0%, 차는 6.9%, 생수는 6.7%, 우유는 4.6% 감소했다.

 

가공식품 분류 기준으로도 과일가공품 지출은 9.4% 줄었고 주류는 7.4%, 주스 및 기타 음료는 3.2% 감소했다.

 

특히 주류는 2019년 이후 전체 지출액이 8.6% 증가하는 데 그쳐 전체 가공식품 평균 증가율인 33.0%를 크게 밑돌았다. 과일가공품과 주스, 음료류 역시 장기적인 지출 증가 폭이 제한적이었다.

 

건강관리 수요가 영양보조제 지출 증가로 이어진 반면 과일주스 등 기존에 건강 이미지를 내세웠던 음료 지출은 오히려 감소하면서 소비자 선택이 제품군별로 세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모든 식품군에 고르게 지갑을 여는 것이 아니라 건강관리, 간식처럼 소비 목적과 만족도가 분명한 분야에 선택적으로 지출하고 있다"며 "외식을 통한 경험 소비와 편의성을 중시하는 흐름에 고령화, 자기 건강관리 문화 확산이 맞물리면서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 소비도 일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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