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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논란에 실적 부진까지…더본코리아, 백종원 얼굴 지우기 나섰다

대패삼겹살 원조 소송 패소로 브랜드 신뢰 부담 확대
빽다방 BI서 백종원 얼굴 빼고 일본 등 해외 시장 공략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가 상장 이후 최대 위기 국면에 놓였다. 실적 악화와 주가 폭락, 잇따른 사법 리스크에 이어 백종원 대표가 방송 등에서 수차례 주장해 온 ‘대패삼겹살 최초 개발’ 타이틀마저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대내외 악재가 겹친 가운데 더본코리아는 간판 브랜드인 빽다방의 로고에서 백 대표의 얼굴을 지우는 등 개인 인지도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7일 유통 및 법조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경영 지표는 2024년 11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급격히 악화됐다. 2024년 4418억 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3405억 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346억 원의 영업이익은 257억 원의 영업손실로 돌아서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반등은 없었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1분기 매출 796억 원, 영업손실 42억 원을 기록하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상장 직후 4만6000원 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최근 1만4000원대로 내려앉으며 시장의 기대감도 빠르게 식었다.

 

실적 부진은 단순한 외식 경기 침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본코리아는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을 비롯해 '빽햄' 가격 및 고기 함량 논란, 원산지·함량 표시 논란, 무허가 조리기기 사용 의혹 등 각종 구설에 휘말렸다. 최근에는 법인이 농지법과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약식재판에 넘겨지는 등 사법 리스크도 이어지고 있다.

 

브랜드 신뢰에 부담을 주는 법원 판단도 나왔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최근 더본코리아 가맹점주가 유튜버 김재환 전 MBC PD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쟁점은 ‘대패삼겹살 원조’ 논란이었다. 백 대표는 과거 방송 등에서 햄 슬라이서를 잘못 구입해 냉동 삼겹살을 썰던 중 고기가 대패에 민 것처럼 말려 나왔고, 이를 계기로 대패삼겹살을 만들게 됐다는 취지로 설명해왔다.

 

반면 김 PD는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백 대표가 해당 메뉴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이전인 1980년대 후반부터 부산 등지에서 얇게 썬 냉동 삼겹살 구이가 이미 유행하고 있었다며 원조 주장을 반박했다. 이에 더본코리아 가맹점주 측은 김 PD의 영상이 백 대표와 브랜드의 신용을 훼손했고, 매출 감소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 취지에 따르면 재판부는 대패삼겹살이 특별히 복잡한 제조 공정을 필요로 하는 메뉴라기보다 냉동육을 육절기로 얇게 썰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는 음식 형태라고 봤다. 또 백 대표가 대패삼겹살을 판매하기 이전부터 부산 등지에서 유사한 음식 문화가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삼았다.

 

가맹점 매출 감소와 김 PD 영상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2025년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언론에 보도됐던 점을 고려할 때, 매출 감소 원인을 특정 유튜브 영상 하나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돈볼카츠 가맹점 논란, 빽햄 함량 논란, 원산지 표시 문제, 농지법 위반 의혹 등 본사 관련 이슈들이 이미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김재환 PD는 판결 직후 유튜브를 통해 "재판부가 판결문에 공익적 목적이라고 못을 박았다. 잘못된 음식사 왜곡을 막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무더기 소송으로 입을 막으려다 오히려 기업 이미지만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더본코리아 측은 악의적 콘텐츠와 허위·비방성 게시물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제는 이번 판결이 단순한 개별 소송 결과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동안 더본코리아는 백 대표의 대중적 인지도와 방송 이미지를 앞세워 다수 외식 브랜드를 빠르게 확장해왔다. 백 대표 개인의 신뢰도는 곧 브랜드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논란이 반복되면서 같은 구조가 반대로 기업 전체의 리스크로 전이되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의존도 낮추기’와 ‘해외 시장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이날 커피 전문 브랜드 빽다방의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 로고의 상징처럼 활용돼 온 백 대표의 얼굴 이미지가 빠졌다는 점이다. 새 로고에는 영문 브랜드명인 ‘Paik's DABANG’이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 정비이자, 대표 개인 이미지에 집중된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조치로 해석한다. 특히 해외 소비자에게는 백 대표 개인보다 브랜드명, 메뉴 경쟁력, 가격 전략, 매장 운영 시스템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더본코리아는 이번 BI 개편을 발판으로 빽다방의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올해 8월 일본 도쿄에 1호점을 열고, 연내 2호점도 추가 개점할 예정이다. 중국, 대만, 미국 등으로의 진출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더본코리아는 전 세계 13개국에서 총 154개 해외 매장을 운영 중이다. 브랜드별로는 홍콩반점이 54개로 가장 많고, 본가 37개, 새마을식당 34개, 빽다방 18개, 한신포차 8개, 백스비빔 3개, 마라백 1개 등이 해외 시장에 진출해 있다.

 

다만 해외 시장 확대가 위기 탈출의 해법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정비하더라도 실적 부진, 가맹점 관리, 법적 분쟁, 표시·위생 관련 논란이 정리되지 않으면 신뢰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로고에서 백 대표의 얼굴을 지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 운영 전반의 투명성과 품질 관리라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대표의 인지도에 힘입어 성장한 대표적인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지만 이제는 그 인지도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해외 시장에서는 스타성보다 메뉴 경쟁력, 운영 표준화, 현지화 전략, 가맹점 관리 역량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빽다방 BI 개편은 방향성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시장이 보고 있는 것은 단순한 이미지 변화가 아니라 더본코리아가 반복된 논란을 어떻게 수습하고 지속 가능한 브랜드 체계를 만들 수 있느냐”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