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한국오리협회가 농림축산식품부의 배달앱 및 통신판매 원산지 표시 제도 개선 추진에 반발하며 영수증 원산지 표시 생략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배달앱 원산지 표시 미흡 사례가 여전히 적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 알 권리와 국내산 농축산물 보호 장치를 약화시키는 조치라는 주장이다.
한국오리협회는 17일 성명서를 내고 “농림축산식품부가 배달앱 등 통신판매 원산지 표시 제도 개선을 추진하면서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소비자와 생산자단체에 설명회나 의견수렴을 하지 않았다”며 “자료 요구에도 비공개로 제도를 밀어붙이려는 행정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협회가 문제 삼은 부분은 배달앱 등 통신판매에서 원산지를 주문 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경우 포장재나 영수증 등에 원산지를 다시 표시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제도 개선 방향이다.
협회는 농식품부가 제도 개선 사유로 제시한 ‘배달 시 포장재나 영수증 등에 다시 출력해야 하는 번거로움’, ‘환경오염 및 소상공인의 스티커·포장재 제작비용 부담 가중’ 등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원산지 표시는 단순한 행정절차가 아니라 소비자가 가격과 품질, 안전·위생을 판단하고 국내산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제도”라며 “배달앱 원산지 표시 미흡 사례가 여전히 나타나는 시점에서 규제 완화보다 이행 점검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에 따르면 오리협회가 자체 원산지 표시 위반 점검반을 운영한 결과, 2025년 4개월간 배달앱 대상 위반 점검 1506건 중 243건이 과태료 조치됐다. 2026년 2월부터 4개월간 신고된 1379건 중에서도 199건이 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단체 조사 결과도 인용했다. 협회는 “오리고기 원산지 표시율은 64%, 미표시율은 37%로 나타났고, 우유도 원산지 표시율 62.7%, 미표시율 37.3%로 확인됐다”며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업체들은 원산지 표시를 소비자 신뢰 확보와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는 반면, 수입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업체는 표시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현행 영수증 원산지 표시가 소비자 수령 단계에서 원산지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장치라고 보고 있다. 배달앱 화면에서 원산지를 확인했다는 이유로 영수증이나 포장재 표시를 생략할 경우, 소비자가 실제 제품을 받을 때 원산지 정보를 다시 확인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협회는 “소비자 알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원산지 표시 규제 완화 조치는 시기상조”라며 “원산지 표시를 성실히 이행해 온 국내산 사용업체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표시 의무를 회피해 온 수입 농축산물 취급업체가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역차별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입 농축산물을 국내산으로 둔갑해 판매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정부는 규제 완화에 앞서 철저한 이행 점검을 통해 국내 농축산물을 보호해야 한다”며 “원산지 표시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국내산 농축산물을 보호·육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농식품부를 향해 “국민 먹거리 안전과 직결된 제도를 소통 없이 독단적으로 바꾸려는 불통 행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배달앱 및 통신판매 원산지 영수증 표시를 삭제하려는 제도 개선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