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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대한민국…건기식업계 ‘수면 케어’ 경쟁 본격화

수면장애 5년 새 24% 증가…의약품 부담에 건기식 수요 확대
식약처 인정 레몬버베나·상추 등 신소재 가세로 시장 영토 확장
대원제약 스틱포 제형 변화·CJ웰케어 맞춤형 데이터 서비스 진화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직장인 A씨(34)는 최근 밤마다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수면제 처방을 고민했지만 졸피뎀이나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약물의 장기 복용에 따른 내성·부작용 우려가 마음에 걸렸다. 결국 A씨가 먼저 찾은 것은 수면 건강기능식품이었다.

 

최근 현대인들의 수면 질 저하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전문 의약품 복용에 앞서 생활습관 개선과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수면 리듬을 관리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실제 국내 수면장애 진료 환자는 5년 새 24% 증가했으며, 이를 겨냥한 기능성 원료와 수면테크 융합형 제품들이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수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기존 감태추출물, 미강주정추출물, 락티움 중심에서 레몬버베나추출물, 상추추출물, 라임과피추출물 등 신규 개별인정형 원료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 제약사, 건강기능식품 ODM 기업, 수면테크 스타트업까지 가세하면서 시장 경쟁은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개인 맞춤형 수면 관리 솔루션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수면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생리현상이다. 수면은 중추신경계 회복, 에너지 저장, 체온 조절, 기억 정리 등에 관여하며 렘수면과 비렘수면으로 구성된다. 정상 성인의 밤 수면은 4~6회의 렘수면·비렘수면 주기가 반복된다.

 

수면 부족은 단기간에는 주간 졸림, 피로, 집중력 저하, 감정 조절 어려움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장기간 이어질 경우 근골격계 질환, 심폐질환, 위장관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도 연관될 수 있어 수면의 질 관리는 삶의 질과 직결되는 건강관리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식약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은 수면 관련 개별인정형 원료도 늘고 있다. 2015년 감태추출물이 '수면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기능성을 인정받은 이후 2018년 미강주정추출물이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인정됐다. 이후 유단백가수분해물(락티움), L-글루탐산발효 가바분말, 아쉬아간다 추출물 등이 제품화되며 시장을 형성해왔다.

 

최근에는 자연 유래 식물성 원료를 앞세운 신규 원료들이 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코스맥스바이오의 '레몬버베나추출물'은 올해 2월 식약처로터 '수면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레몬버베나 잎에서 지표성분인 베르바스코시드를 고농축한 원료로, 인체적용시험에서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표(PSQI) 총점, 입면시간, 수면효율 등에서 유의적 개선이 확인됐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국산 원료를 앞세운 상추추출물도 주목된다. 유니바이오가 개발해 지난해 5월 허가를 획득한 '상추추출물'은 식약처로부터 '수면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업체 측은 만 30~65세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인체적용시험에서 총 수면시간과 수면효율 개선 등을 확인했다며, 해외 수입 원료 중심이던 수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국산 원료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같은 시기 개별인정형 원료로 등록된 '라임과피추출물'도 수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새로운 원료로 떠오르고 있다. 식약처로부터 '수면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 기능성을 인정받은 이 원료는 성인 대상 인체적용시험에서 총 수면시간 증가, 수면효율 개선, 입면시간 감소, 입면 후 각성시간 감소 등 주요 지표 개선을 앞세우고 있다.

 

 

수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변화는 원료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 편의성을 높인 제형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대원제약의 종합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대원헬스는 라임과피추출물을 핵심 성분으로 한 ‘꿀잠샷’을 전국 900여 개 올리브영 매장과 건강기능식품 특화 매장에 입점시켰다. ‘꿀잠샷’은 밤마다 뒤척이는 현대인과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여행객을 겨냥한 제품이다. 기존 정제나 캡슐 중심 제형에서 벗어나 물 없이 바로 섭취할 수 있는 스틱형 파우치 형태를 적용했다. 침대 위, 기내, 숙소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젊은 소비자층의 수면 케어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식약처 등록 현황을 보면 수면 관련 건강기능식품 제품도 빠르게 세분화되고 있다. 코스맥스바이오의 ‘퓨어슬립 수면앰플’, 콜마비앤에이치의 ‘수면엔 미강’, 노바렉스의 ‘여에스더 슬립 포르테 락티움’ 등 수면 기능성 원료를 활용한 제품이 잇따라 등록됐다. 최근에는 수면과 스트레스, 수면과 다이어트, 수면과 혈압, 수면과 뷰티를 결합한 복합 콘셉트 제품도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의 시선은 이제 개인 맞춤형 수면 솔루션으로 이동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CJ웰케어는 최근 수면테크 기업 써카디언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면·생체리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멜라토닌 관리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양사는 써카디언의 생체리듬, 센서, 조도 기반 IT 기술을 활용해 개인별 수면 패턴과 각성 리듬을 분석하고 멜라토닌 분비를 모니터링·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구축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건강기능식품과 수면 유도 램프 등 하드웨어, 데이터 서비스가 결합된 통합 수면 솔루션 패키지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수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단순히 ‘잠이 오게 하는 제품’에서 ‘수면의 질을 관리하는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입면시간 단축, 수면효율 개선, 수면 중 각성 감소, 비렘수면 증가 등 세분화된 지표가 제품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원료 개발과 데이터 기반 관리 기술의 결합이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되고 있다.

 

다만 시장 확대와 함께 소비자 오인 가능성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 건강기능식품은 질병 치료나 의약품 대체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기능성 표시 역시 ‘도움을 줄 수 있음’의 범위에서 이해해야 한다. 특히 영유아, 어린이, 임산부, 수유부, 특정 질환자, 졸음을 유발하는 약물을 복용 중인 소비자는 섭취 전 주의가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면은 스트레스, 고령화, 불규칙한 생활패턴과 맞물려 전 세대의 건강관리 이슈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 수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원료 기능성 경쟁을 넘어 섭취 편의성, 개인 맞춤형 데이터, 수면테크 서비스가 결합된 방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