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배달앱으로 주문한 음식과 여름철 보양식 수요를 노린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산 김치를 국내산으로 속이거나 호주산 염소고기를 국산 흑염소로 둔갑시켜 판매한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비대면 식품 소비 시대의 원산지 관리 사각지대가 도마에 올랐다.
2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원장 김철, 이하 농관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원산지를 거짓 표시하거나 2회 이상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아 처분이 확정된 사례는 총 683건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1월 169건, 2월 168건, 3월 154건, 4월 113건, 5월 79건으로 집계됐다. 설 명절과 봄철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위반 행위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품목별로는 배추김치류(백김치 포함)가 259건으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 중국산 배추김치를 사용하면서 배추는 국내산으로 표시하거나, 배추는 중국산이지만 고춧가루만 중국산으로 표기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한 사례였다.
업계에서는 외식업 경기 침체와 원재료 가격 상승이 장기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 원료를 국내산으로 둔갑시키는 유인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돼지고기 126건, 두부류 58건, 쇠고기 30건, 닭고기 22건 순으로 적발됐다. 두부류는 수입산 콩을 사용하고도 국내산으로 표시한 사례가 다수였으며, 축산물은 국내산과 수입산을 혼합 사용하거나 원산지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배달앱 원산지 사각지대...입점업체 위반 여전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배달앱을 통한 원산지 위반 실태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적발된 배달앱 입점업체는 배달의민족 내 187건, 쿠팡이츠 내 23건, 요기요 내 1건으로 집계됐다. 소비자가 음식 제조 과정이나 원재료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비대면 거래 특성이 원산지 표시 위반 사각지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오는 10월 시행되는 원산지표시법 개정안에 따라 배달 플랫폼의 책임도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 4월 공포된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면 배달앱 등 통신판매중개업자는 입점업체에 원산지 표시 의무를 고지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현재 국회에는 입점업체의 과태료 처분을 상향하는 법안(이만희 의원안)과 영업자가 과실을 핑계로 처벌을 피하지 못하도록 중과실 규정을 명확히 하는 법안(안상훈 의원안)도 계류 중이어서 향후 온라인 원산지 관리 체계는 더욱 촘촘해질 전망이다.
개식용 종식 이후 뜬 염소고기...원산지 둔갑 표적 되나
이번 단속 결과에서 눈길을 끈 품목은 염소고기였다.
농관원은 올해 들어 염소고기 관련 원산지 위반 사례 12건을 적발했다. 주로 호주산 등 수입산 염소고기를 국내산 흑염소로 속이거나, 국내산과 혼합 판매하면서 원산지를 허위 표시한 사례들이다.
업계에서는 개 식용 종식 특별법 시행 이후 보양식 시장에서 염소탕과 염소전골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개 식용 종식 이후 염소고기 시장 확대에 따른 원산지 둔갑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호주산 산양육이 국내산 흑염소로 둔갑 판매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관리 강화를 촉구했다.
현행법상 음식점에서 염소고기를 포함한 축산물의 원산지를 거짓 표시할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농관원 관계자는 "온라인과 배달앱 거래는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정확한 원산지 표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배달 음식과 보양식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를 맞아 온라인 모니터링과 현장 단속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