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상징이었던 홍삼이 비타민·무기질이에 왕좌를 내줬다. 판매액 기준으로 홍삼이 처음 추월당한 가운데 제조업체 순위에는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전문기업 노바렉스가 KGC(옛 한국인삼공사)를 제치고 생산실적 1위 오르며 건강기능식품 산업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와 식품안전정보원(원장 이재용)이 발표한 ‘2025년 국내 식품산업 생산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식품산업 총 생산액은 전년(114조 8,252억 원) 대비 4.3% 증가한 119조 7,372억 원을 기록했다. 수출실적도 78억 6,318만 달러로 전년 대비 8.3% 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세대교체다.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은 2조 8,2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이 가운데 비타민·무기질 생산액은 6,3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3% 성장하며 2년 연속 생산액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비타민·무기질은 국내 판매액에서도 처음으로 홍삼을 제치며 명실상부한 국민 건강기능식품으로으로 자리 잡았다.
세부 성분별로는 비타민D 생산액이 전년 176억 원에서 270억 원으로 53.4% 증가했고, 마그네슘은 300억 원에서 475억 원으로 58.3% 급증했다. EPA 및 DHA 함유 유지(오메가3) 역시 생산액이 전년 대비 45.7%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홍삼의 위상은 눈에 띄게 약화됐다.
홍삼 생산액은 3,938억 원으로 전년(4,592억 원) 대비 14.2% 감소했다. 프로바이오틱스(-5.6%)와 헤모힘 등 당귀등 혼합추출물(-18.4%)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건강기능식품 소비 트렌드가 면역 중심에서 일상 건강관리 중심으로 이동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과거에는 홍삼이 대표 건강기능식품으로 소비됐지만 최근에는 비타민D, 마그네슘, 오메가3 등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기초 건강관리 제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령화와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확산도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품목 변화는 제조업체 순위까지 뒤흔들었다.
다양한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는 ODM 전문기업 노바렉스는 지난해 생산실적 3,503억 원(점유율 12.4%)을 기록하며 전년 3위에서 1위로 뛰어올랐다.
이는 정관장 등 단일 브랜드 중심이던 시장 구조가 온라인 기반 D2C 브랜드와 중소 건기식 브랜드 중심으로 다변화되면서 ODM 기업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변화라는 평가다.
노바렉스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208억 원, 영업이익은 1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2%, 68.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1.71%로 전년 동기 대비 2.43%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매출은 7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4% 증가했다. 신규 브랜드사를 대상으로 한 빠른 제품 기획·개발 대응과 차별화된 제형 제안 전략이 성장을 견인했다. 일반식품 영역까지 맞춤형 개발 범위를 확대한 점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해외 매출 역시 4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5% 증가했다. 중국 시장 신규 고객 확보와 미국·유럽뿐 아니라 중동 및 할랄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현재 착공 중인 오송2공장이 2027년 하반기 완공되면 연간 생산능력(CAPA)은 기존 5000억 원에서 1조 원 규모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홍삼 대표 브랜드 정관장을 생산하는 KGC는 생산액 2,492억 원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콜마비앤에이치가 2,541억 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종근당건강이 에치와이를 제치고 4위로 올랐으며 코스맥스엔비티도 코스맥스바이오를 앞서며 순위가 상승했다. 뒤를 이어 서흥, 고려은단헬스케어, 알피바이오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내수 시장 변화와 별개로 K-건강기능식품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수출액은 3억 1,817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2% 증가하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출 품목 역시 과거 홍삼 중심에서 비타민·무기질, 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중심으로 다변화되는 모습이다.
수출 상위 품목은 비타민·무기질 8,177만 달러, EPA 및 DHA 함유 유지 5,623만 달러, 프로바이오틱스 5,063만 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3개 품목이 전체 건강기능식품 수출의 약 60%를 차지하며 수출 성장을 견인했다.
식약처는 K-푸드와 K-뷰티 확산에 힘입어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해외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특정 원료 중심에서 일상 건강관리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고령화와 셀프 메디케이션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비타민, 미네랄, 오메가3 등 기초 건강관리 제품의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