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노태영기자] 첨단 기술이 일상이 된 시대, 한우산업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과거 경험과 숙련에 의존하던 사양관리는 이제 AI와 IC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축산 시스템으로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생산 효율 향상은 물론 질병 대응과 환경 관리까지 데이터 기반으로 정밀화되면서, 한우산업이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저탄소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ICT 기반 스마트축산 확산…정밀 사양관리 시대 본격화
28일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지방자치단체와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AI·ICT 기반 스마트축산 도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카메라와 센서,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가축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생산성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전북 완주군은 최근 관내 한우 농가를 대상으로 AI 기반 스마트축산 시스템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카메라 영상 분석을 통해 발정·분만·이상 행동 등을 실시간 감지하는 ‘AI 기반 가축 이상 징후 탐지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성과 품질 경쟁력 향상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강원도 태백시 역시 AI 기반 육질 평가 시스템과 ICT 스마트팜 구축을 통해 한우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데이터 기반 관리 체계를 활용해 생산 효율 향상과 노동력 부족 대응, 축산환경 개선 등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스마트축산 시스템이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지속가능한 저탄소 축산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질병과 폐사 위험을 줄이고, 사료 효율과 사육 환경을 최적화하면서 생산성과 환경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메탄 기술·분뇨 에너지화…“탄소 줄이는 한우” 주목
저탄소 한우의 핵심은 사육 효율 개선에 있다. 데이터 기반 정밀 사양관리를 통해 출하 시기를 최적화하면 소의 생애 주기 동안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저메탄 사료와 친환경 소재 기술 도입도 확대되고 있다. 저메탄 사료를 급여하는 농가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고 있으며, 정읍시 등에서 개발한 저메탄 소재의 현장 적용도 추진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인증 저탄소 한우 농가들은 탄소 배출량을 평균 대비 10% 이상 감축하며 기후위기 대응형 축산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가축분뇨 처리 고도화 역시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가축분뇨를 바이오가스(CH₄)로 전환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분뇨 에너지화 시설이 확대되면서 메탄 배출 저감과 재생에너지 생산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또한 퇴비·액비 발효 공정 개선을 통해 아산화질소(N₂O)와 암모니아(NH₃) 배출을 줄이고, 정화처리 기술도 고도화되면서 축산업 전반의 환경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농업 부산물 활용…한우산업이 만드는 순환경제
한우산업의 가치는 단순히 식탁 위 먹거리 생산에 그치지 않는다. 한우는 사람이 직접 섭취하기 어려운 농업 부산물을 사료 자원으로 활용하며 경축순환농업의 핵심 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두박과 쌀겨, 볏짚 등 다양한 농업 부산물을 고품질 단백질로 전환해 자원 활용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이는 폐기물 감소와 농업 생태계 순환에도 기여하고 있다.
여기에 가죽과 지방, 콜라겐은 물론 털·혈액·내장 등 다양한 부산물이 화장품·의약품·산업 소재 원료로 활용되면서 자원 재활용 기반 산업 생태계 구축에도 역할을 하고 있다.
“100년 산업으로 가려면 스마트·저탄소 전환 필수”
전문가들은 스마트축산 전환이 한우산업의 지속가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제도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제정·공포된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한우법)’이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 해당 법에는 한우산업의 탄소 저감 지원과 연구개발, 중장기 수급 안정 정책 등을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담겼다.
축산환경관리원 역시 저탄소 축산 농가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우업계도 AI·ICT 기반 스마트축산 사례를 적극 도입하며 생산 효율 향상과 소비자 신뢰 제고에 나서고 있다.
이명규 상지대 스마트팜생명과학과 교수는 “농경 시대의 동반자였던 한우가 AI와 ICT라는 첨단 옷을 입었다”며 “이제 한우는 지구를 생각하는 저탄소 식품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별 특화 스마트 기술과 국가 저탄소 정책이 결합된 사례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며 “가축분뇨의 에너지화와 처리 고도화까지 함께 이뤄질 때 한우산업의 탄소 저감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