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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이력서]1974년생 동갑내기 프리마&바나나우유&투게더&초코파이

수도권 전철 개통과 새마을운동이 전개되면서 가공식품의 황금기 시작돼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세월이 지나도 사랑받는 장수식품, 독창적인 맛과 품질로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격동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산증인인 제품들은 몇 년생일까? 그리고 그 시기에는 어떤 일이 있어났을까?

 

1974년 많은 일이 일어난 해였다. 일단 '시민의 발'인 수도권 전철의 역사가 1974년에 시작됐다. 1974년 8월 15일 경부선(서울~수원), 경인선(개봉~인천), 경원선(외대앞~광운대) 등 3개 노선으로 29개역 74.1km 구간에서 전철 운행을 시작했다.

 

또, 새마을운동이 전개되면서 가공식품의 황금기가 시작됐다. 이 시기 우리나라는 고속 성장기로 식생활 문화도 크게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더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과자를 원하기 시작했고, 각사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자 개발에 몰두했다. 제과사업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는 각 회사들의 간판 베스트셀러가 탄생했다.

 

오리온 초코파이와 빙그레 투게더 아이스크림, 해태제과의 에이스 등이다. 처음으로 우유를 원료로 만든 아이스크림 투게더는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파우더타입 커피 크리머인 동서식품의 프리마, 해태제과의 누가바도 1974년에 출시됐다.

 

동서식품 프리마
동서식품(대표 이광복)의 '프리마'는 1974년 동서식품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야자유로 만든 순식물성 제품으로 한국의 커피 크리머를 대표한다. 1974년 동서식품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분말형 크리머로 가격이 저렴하고 보관이 용이해 기존 액상형 크리머의 단점을 개선한 제품이다. 야자유로부터 나온 고소한 향 역시 한국인들의 기호에 잘 맞았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프리마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모든 노하우를 커피믹스 개발에 고스란히 반영했다"고 회고했다. 프리마는 이미 그 품질을 인정받아 1982년부터 수출이 시작되어 현재 러시아,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전 세계 24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프리마’는 특히 밀크티 형태의 차 문화가 발달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사랑을 받아 왔다. 지난해 동서식품 프리마의 총 해외수출액은 3400만달러를 넘어섰다.

 

동서식품은 커피믹스를 세계 최초 개발할 수 있었던 비결로 '프리마'를 꼽았다.

빙그레 바나나우유
1974년 출시된 빙그레(대표 전창원)‘바나나맛우유’는 40여 년 동안 국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스테디셀러 상품이다. 하루 평균 약 80만 개씩 팔리는 이 제품은 국내 바나나우유 시장에서 8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다. 바나나맛우유가 장수 브랜드가 된 비결은 배불뚝이 단지 모양의 독특한 용기 이미지를 빼놓을 수 없다.

 

독특한 용기모양으로 '항아리 우유','수류탄 우유'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데 빙그레는 2016년에 바나나맛우유 용기 모양을 상표등록하기도 했다.

 

바나나맛을 제외하고 지방량을 줄인 ▲라이트 바나나 우유▲메론맛 우유▲딸기맛 우유▲커피맛 우유▲토피넛 우유 등으로 맛과 색을 다양화 하다가 ‘단지가 궁금해’라는 마케팅을 펼치며, 오디맛우유, 귤맛우유, 바닐라맛우유, 호박고구마맛우유, 캔디바맛우유 등을 출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화제가 됐었다.

 

또 친환경 캠페인 ‘지구를 지켜 바나나’를 펼쳤는데 가수 아이유가 모델로 나와 용기를 씻어서 배출하는 캠페인을 내보낸 ‘단지 세탁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빙그레 투게더
1974년에 출시한 빙그레(대표 전창원) 투게더는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원유를 넣은 정통아이스크림으로 불리고 있다. 출시 당시의 아이스크림은 분유를 원료로 사용하거나 설탕 물에 색소를 넣어 얼린 소위 ‘께끼’라 불리던 저급한 수준의 빙과류가 주류를 이뤘다.

 

당시 빙그레는 국산 우유를 사용한 정통아이스크림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2년 여 간의 연구를 통해 투게더를 시장에 내놨다. 투게더가 출시된 이후 아버지 월급날 같은 특별한 날에 온가족이 모여 먹는 고급 아이스크림의 대명사가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투게더는 카톤 아이스크림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액 300억원을 상회하는 빅브랜드로 성장했다.
 
빙그레 투게더는 우유 원료를 모두 국산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900ml 용량에 56%의 국산 농축유(2배)를 사용하여 실제로 투게더에 사용된 원유는 1000ml가 넘는 셈이다. 국내 우유소비 확대를 위해 빙그레 등 15개 업체 276개 제품이 K-MILK 인증을 받았으며 그 중 아이스크림 제품에서 K-MILK 인증을 받은 것은 빙그레 투게더가 유일하다.

 

최근에는 1인가구의 증가에 따라 소용량 제품인 '투게더 시그니처'를 출시해 젊은층에게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
오리온(대표 이경재)초코파이의 탄생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기 우리나라는 고속 성장기로 식생활 문화도 크게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더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과자를 원하기 시작했고, 오리온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자 개발에 몰두했다.

 

그러던 중 식품공업협회(현 식품산업협회) 주관으로 미국 등 선진국을 순회하던 오리온 직원들은 한 카페에서 우유와 함께 나온 초콜릿 코팅 과자를 맛보고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후 약 2년의 개발 과정과 수많은 테스트를 거친 끝에 1974년 초코파이가 탄생했다.

 

초코파이의 인기 비결은 단연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맛에 있다. 오리온의 독자적인 기술로 탄생한 초코파이는 일반 비스킷과 달리 특수한 배합 및 제조 과정을 거친다. 초코파이는 수분 함량이 매우 높은 마시멜로우와 상대적으로 수분이 낮은 비스킷, 초콜릿으로 만들어진다. 마시멜로우 속 수분이 숙성을 통해 비스킷으로 이동하며 특유의 폭신한 식감을 낸다.

 

그러나 수분이 많을수록 미생물에 의한 오염이나 변패, 풍미의 변화 등이 발생하기 쉽다. 오리온은 알코올이나 방부제 성분 없이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수분의 황금비율을 찾아내 초코파이만의 맛과 품질을 지켜가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현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조금씩 변화해왔다. 2015년에는 가격 인상 없이 개당 무게를 35g에서 39g으로 증량했으며, 더 진하고 달콤한 초콜릿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초콜릿을 약 13% 늘려 식감을 부드럽게 개선했다.

 

젊은 층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자매 제품도 내놨다. 2016년 3월 오리온 창립 60주년을 맞아 출시한 '초코파이 바나나'가 대표적이다. 초코파이 탄생 42년 만에 처음으로 내놓은 자매품이었다.

 

초코파이 바나나는 품귀 현상을 빚을 만큼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억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8월에는 과감히 리뉴얼도 단행했다. 바나나 화이트 크림으로 겉을 감싸고 마시멜로 속에도 바나나 원물이 함유된 크림을 주입, 진하고 풍부한 맛을 구현했다. 이에 리뉴얼 출시 50일만에 낱개 기준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