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에서 제조한 마약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을 '살 빼는 건강보조식품'으로 둔갑시켜 온ㆍ오프라인 망을 통해 판매해 10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보안부는 3일 모 건강식품업체 임원 이모(62)씨 등 2명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고모(43)씨 등 이 업체 유통ㆍ판매 담당자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 회사 실질운영자 도모(56)씨 등 달아난 임원 4명을 지명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5년 6월부터 올 9월 중순까지 중국 공장에서 마약류인 '마진돌'과 다른 전문의약품을 섞은 '슈즈러' 등 살 빼는 건강보조식품 7만6644통을 만들어 국내에 유통해 11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주일만 복용하면 살이 4㎏ 감량되는 100% 천연 생약 성분의 인체 무해 건강보조식품'이라고 제품을 대대적으로 광고하며 온라인 쇼핑몰이나 방문판매를 통해 1통당 9만9000∼24만원을 받고 소비자들에게 팔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물품을 판매하는 웹사이트를 홍콩 현지에 개설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온라인 주문을 받아 제품을 배송하는 한편 중국에서는 국제우편을 통해 제조한 물품을 몰래 들여오는 수법으로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서울 중구 신당동의 본사 외에 전국 49개 지점을 비롯한 판매업체를 여러 곳 운영하며 마약성분이 든 다이어트 건강식품을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제품에 넣은 마진돌은 교감신경 흥분제인 마약 성분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대신 두통과 발한, 변비를 유발하며 전문의약품인 플루옥세틴이나 시부트라민도 비만 억제 효과 등은 일부 있으나 심한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실제 이들로부터 제품을 구입해 복용한 한 여성의 경우 부작용을 우려해 임신중절 수술을 받았다며 고통을 호소했고 그 외 20여명의 성인 복용자들도 심한 두통과 가슴 두근거림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이 판매를 위해 보관하고 있던 제품 4000통과 각종 홍보전단 등을 압수하고 유사 판매 행위가 더 있는지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