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멜라민 분유' 전세계 확산 가속화

  • 등록 2008.09.26 09: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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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발생한 '멜라민 분유' 파문이 결국 한국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전 세계로의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에서 멜라민 검출과 관련해 회수 폐기대상인 중국산 수입 과자류는 25일 현재 5개 품목 총 13만4015kg에 이르며 외국산 사료용 원료 68점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됐다.

분유에서 시작된 멜라민 파문은 유제품을 넘어 가공 식품과 사료 등으로까지 퍼졌고 지역적으로는 중국,홍콩 대만 등 중화권을 넘어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에 이어 유럽과 미주,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중국산 유제품에 대해 수입 금지 또는 제한 조치를 취한 국가는 12개 국가로 늘어났다.

중국 당국은 25일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인해 확산 중인 자국산 음.식료품의 안전성 우려 불식을 위한 종합 안전대책을 마련키로 했고 유엔총회에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도 분유 사건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사실상 국제 사회에 사과했음에도 중국발 멜라민 파문은 가라앉을 줄을 모르고 있다.

◇ 결국 한국에까지 상륙 = 중국산 분유에서 시작된 '멜라민 파문'이 결국 국내에 상륙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밝힌 멜라민 검출과 관련해 회수 폐기대상인 중국산 수입 과자류는 25일 현재 해태제과의 과자를 비롯해 5개 품목 총 13만4015kg에 이르며 농식품부 조사결과 외국산 사료용 원료 68점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됐다.

그러나 당국의 조사가 확대되고 있어 멜라민 검출 식품이 추가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 사이에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 널리 알려진 중견기업과 중소 업체의 수입 과자에서 멜라민이 검출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중국산 식품 수입방식과 안전관리의 문제점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중국 당국도 한국으로 수출된 멜라민이 검출된 과자를 제조한 업체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벌이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해태제과에 납품된 멜라민 검출 과자 '미사랑 카스타드'를 제조한 톈진가련화국제유한공사에 대해 국가품질감독검사검역총국(질검총국) 등 당국이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 전 세계로 급속도로 확산 = 아시아와 유럽, 미주,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멜라민 파문이 5대양 6대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산 유제품에 대해 수입 금지 또는 제한 조치를 취한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유럽, 일본, 아프리카 등 12개 국가로 늘어났다.

이번 파동의 직격탄을 맞은 홍콩에서는 중국산 멜라민 분유를 마시고 신장결석에 걸린 어린이가 5명으로 늘어났고 마카오에서도 1명의 피해자가 보고됐다.

싱가포르에서는 유제품이 아닌 제품에서도 독성 화학물질인 멜라민이 검출됐으며 유럽, 아프리카 국가들도 중국산 유제품 등에 대한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이경희 기자

싱가포르는 5가지 중국산 식품에서 멜라민이 추가로 검출됐다고 24일 밝혔다.

프랑스는 중국산 유제품이 원료로 함유된 모든 식품에 대해 판매금지 조치를 내리고 프랑스 농업부와 경제부는 중국산 유제품이 원료로 들어간 모든 제품에 대해 추가 예방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네덜란드 식품당국도 예방 차원에서 10개 수입업자에 의해 수입된 중국산 식품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유제품을 원료로 쓴 가공 식품의 인체 유해 여부에 대해 과학적 의견을 제시해 줄 것을 유럽식품안전청(EFSA)에 요청하고 중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유제품에 대해 철저한 검사와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추진키로 했다.

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도 중국산 유제품의 수입과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대만의 린팡웨 위생서장(보건부 장관)은 이번 파문이 자국에까지 확산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도 공동 성명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으로 멜라민 분유 파동이 확산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유아와 아동을 위한 제품에 유해물질을 첨가한 것은 통탄할 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 中 뒤늦은 종합안전 대책 마련 = 중국 당국은 25일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국산 음.식료품의 안전성 우려 불식을 위한 종합 안전대책을 마련,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질검총국 고위관리인 허우링린은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음식물 안전 관련 토론회에서 "향후 2년 내에 전국에 걸쳐 400개에 이르는 생산물 검사기관을 신설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80개 기관은 음.식료품의 안전검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우링린은 "중국은 매우 큰 나라이며 매년 검사할 음.식료품의 항목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중앙 및 지방정부가 매년 장비의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현재 검사당국이 보유한 장비의 50% 이상이 7년 이상 낡은 것들로 개량이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세관은 단백질 함유량이 부족한 저질 분유를 대규모로 압수하는 등 저질분유에 대한 검사도 강화하고 있다. 이 세관은 아프가니스탄으로 수출되는 분유에 대한 질량검사에서 단백질 함유량이 부족한 4만8128통의 분유를 압수했다.

중국 농업부는 앞서 22일 공안부와 위생부 등과 공동으로 통지문을 발표해 모든 유제품 제조업체에서 사용하는 우유 저장창고에 대한 등록과 철저한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 주류업계도 강타 = 이번 파문은 주류업계에도 큰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 일부 주류제품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됐다는 루머가 급속히 퍼지면서 주류 제조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칭다오(靑島)맥주와 중국 증시에 상장된 마오타이(茅台), 옌타이 장위 파이오니어와인 등 3개 주류회사는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루머가 나돌자 24일 공시를 통해 "루머가 전혀 근거가 없다"고 해명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특히 '발암물질 주류' 루머는 싱가포르 당국이 유제품이 아닌 5종류 이상의 중국산 식품에서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발견됐다고 밝힌 직후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중국 주류업체들이 더욱 타격을 입었다.

이 같은 루머에 따라 중국 증시와 홍콩증시에서 이들 주류업체의 주가는 지난 23일 최대 10% 가량 하락했다가 24일에는 관련 회사의 해명에 따라 다시 반등하는 등 출렁이고 있다.

◇ 동물에까지 영향 미쳐 =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의 한 동물원에서 싼루(三鹿)사가 판매한 분유를 먹은 두 마리의 오랑우탄이 결석증에 걸린 것으로 나타나 비상이 걸렸다.

이 동물원의 사육사는 태어난지 1년 남짓 된 오랑우탄인 '치마오(七毛)'가 오줌색깔이 황색으로 변해 이상하던 차에 멜라민 분유로 영유아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듣고 3살된 '류마오(六毛)'를 병원에 데려가 소변검사를 한 결과 결석증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치마오는 지난 1년간 계속 싼루사의 분유를 먹었다.

또 3개월된 아프리카 사자는 오줌을 받지 못해 초음파 검사를 실시했으나 방광벽이 두꺼워 정확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결석증 증상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이 사육사는 밝혔다.

동물원 측은 싼루사의 분유를 먹었던 동물들에 대해 차례로 검진을 실시할 계획이며 결석증 진단을 받은 동물에 대해서는 일단 약물치료를 하면서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다.
푸드투데이 이경희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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