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오염에 바닷물 절임김치 '된 서리'

  • 등록 2007.12.21 16:50:26
크게보기

"불티나듯 팔리던 바닷물 절임김치가 기름유출사고 이후 주문이 뚝 끊겨버렸어요. 직접적인 피해가 아니라고 보상이나 받을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지난 7일 발생한 충남 태안 앞바다 원유유출사고로 인해 만리포 청정수로 만든 '태안 바닷물 절임배추'가 판로가 끊겨 간접피해를 입는 등 된서리를 맞고 있다.

21일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 인근에서 절임배추 사업을 하고 있는 정연희(42)씨는 사상 최악의 해양사고로 오염된 만리포 앞바다와 가동을 멈춘 공장을 바라보면서 한숨만 내쉬었다.

정 씨는 지난해부터 태안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방법대로 청정바닷물을 이용해 1차로 절인 후 간수를 제거한 덧소금을 뿌린 뒤 다시 바닷물로 헹궈내는 방식으로 절임배추를 생산해왔다.

일반 소금으로 배추를 절이면 소금 선택에 따라 김치가 짜거나 쓴 맛이 나는데, 바닷물 절임배추는 간이 골고루 스며들어 김치맛이 일정하고 별도의 손질없이 양념만 버무리면 돼 지난해 65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정 씨는 "올해 매출목표를 4억원으로 올려 잡고 설비를 증설하는 등 수억원을 투자했는데 원유유출 사고 이후 주문이 끊겼다"며 "수확하지도 못한 4만여 포기의 배추를 다른 김치공장에 넘기려해도 제값을 쳐주지 않아 그냥 밭에 방치해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탱크에 저장해 놨던 바닷물도 10여일전 모두 떨어져 앞으로 청정한 태안 바닷물을 이용한 배추 출하는 영영 어려울 것 같다"며 "내년부터는 간수를 쏙 뺀 소금과 지하수를 이용해 배추를 절인 뒤 판매할 예정이지만 판로개척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정 씨는 또 "태안지역에는 바닷물을 이용한 절임 배추 공장이 4곳 정도 있는데 설령 기름띠로 오염이 안된 지역에서 운영하는 공장이라고 해도 누가 태안 바닷물로 절인 배추를 사겠는가"라며 "기름 유출로 인한 직접적 피해는 아니더라도 우리같은 간접적 피해도 보상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너무 답답할 따름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절임배추와 자염, 까나리 젓 등 태안의 특산품을 판매하는 인터넷 장터를 운영중인 정낙추 태안장터 대표는 "절임배추는 주문폭주로 물량을 조달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는데, 사고 이후 소비자들의 문의.환불요구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며 "공신력있는 기관의 '수질이 괜찮다'는 환경영향 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지역특산물인 천일염을 이용한 절임배추를 판매할 예정이며 젓갈과 태안 자염 등의 매출도 급감해 환경재앙이 정말 무섭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양원일 기자 001@foodtoday.or.kr
Copyright @2002 foodtoday Corp. All rights reserved.




(주)뉴온미디어 | 발행인/편집인 : 황리현 | 등록번호 : 서울 아 01076 등록일자 : 2009.12.21 서울본사 :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4가 280-8(선유로 274) 3층 TEL. 02-2671-0203 FAX. 02-2671-0244 충북본부 : 충북본부 : 충북 충주시 신니면 신덕로 437 TEL.070-7728-7008 영남본부 : 김해시 봉황동 26-6번지 2층 TEL. 055-905-7730 FAX. 055-327-0139 ⓒ 2002 Foodtoday.or.kr. All rights reserved. 이 사이트는 개인정보 수집을 하지 않습니다. 푸드투데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