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값 세계 1위' 재경부 용역 논란

  • 등록 2007.06.04 11: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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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성 여론 조장을 위해서 시민단체를 동원해 '우리나라의 쇠고기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내용을 발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해당 시민단체와 정부는 이미 용역 의뢰 이전에 해당 단체에서 세계 각국 물가를 비교 조사한 뒤 이를 발표하기로 결정했었다며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4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재경부는 지난 3월 초 '소비자시민의 모임'에 세계 각국의 주요 생활필수품 물가를 비교 조사한 뒤 이를 각국의 경제상황, 관세율 현황, 구매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분석해 달라며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소시모는 그러나 연구용역이 끝나기 전인 3월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경부 연구용역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세계 29개국의 20여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소시모는 우리나라의 국내산.수입산 쇠고기 1kg의 가격은 각각 5만5800원, 5만4500원으로 둘 다 29개국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소시모가 재경부 용역연구라는 사실을 전혀 밝히지 않았고 ▲연구 용역 기간이 채 완료되기 전에 핵심 내용을 발표했고 ▲재경부가 용역 의뢰시 공개 입찰 대신 수의계약을 채택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한미 FTA와 쇠고기 시장 개장 찬성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재경부가 시민단체를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시모 관계자는 "코트라나 외국기관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물가를 비교 조사한 결과는 있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국제 물가를 비교한 연구 결과는 없어 그동안 총리실과 재경부, 농림부 등 관련 정부부처에 수차례 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이에 소시모 자체적으로 1월부터 물가 비교 조사에 들어갔으며 3월에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조사가 끝나는 시점인 3월초 재경부에서 지원 의사를 밝혔는데 재경부에서는 단순 물가 비교가 아니라 비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국의 경제상황과 관세 현황 등을 고려하거나 구매력평가지수로 전환하는 등의 분석연구를 의뢰했다"면서 "이에 원 자료는 소시모에서 발표하되 정부에서 의뢰한 분석내용은 추후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시모에서는 이번 뿐 아니라 앞으로 지속적으로 국제 물가 비교 조사를 추진할 예정인데 한미 FTA 발표 이전에 조사 결과를 발표해야만 나중에 FTA의 효과 등을 비교할 수 있다"면서 이번 발표가 FTA 여론몰이와는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경부 역시 연구용역 의뢰는 정당한 절차를 통해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물가사업 조사는 재경부 고유의 업무로 소시모가 지난해부터 연구용역 지원을 요청해왔다"면서 "올해 연구용역 예산이 1월초까지 확정이 안돼 내부적으로만 검토하다가 2월 예산 확정후 지원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시모에서 이미 자체적으로 조사를 수행해 왔기 때문에 연구용역 결과가 아닌 원 자료는 미리 발표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말하고 수의계약과 관련해서는 "일정금액 이하 연구용역은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 소시모는 국제적 네트워킹을 갖춰 국제물가 비교조사를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박현태 기자 001@f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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