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침해형' 담합에 칼 빼든 공정위

  • 등록 2007.03.19 0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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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기름에서 설탕, 세제, 밀가루, 유치원 수업료, 아파트 분양가, 교복, 심지어 부라보콘과 구구콘에 이르기까지...

최근 몇 년새 국민의 실생활과 밀접한 일반 소비재 분야에서 업체들이 상호 합의해 제품가격을 인상하는 담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담합의 대상품목도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폴리프로필렌(PP) 등 합성수지부터 설탕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는 연초부터 굵직한 대형 담합사건들을 적발해 제재하면서 소비자 후생을 침해하는 `민생침해형' 악성 담합과의 전쟁에 나서고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담합

공정위는 지난달 10개 석유화학업체들이 무려 11년간이나 회의를 통해 가격인상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긴 점을 적발하고 1천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한편 5개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어 국내 4개 주요 정유사들도 2004년 휘발유와 등유, 경유 등 기름값을 담합해 인상한 점이 적발돼 526억원의 과징금과 검찰 고발이라는 제재를 받았다.

여기에 심지어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기호식품인 아이스크림 콘의 가격도 공동으로 인상한 혐의가 드러나 4대 메이저 빙과업체들이 고발과 과징금의 제재를 당했다.

이로써 이들 3건만 해도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 규모는 1천623억3000만원에 달해 작년 1년치 과징금 1093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공정위가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한 담합행위 건수도 지난 2000년 12건에서 2001년에는 8건으로 줄었고 2002년 14건, 2003년 9건, 2004년 12건 등으로 10여건 수준에 머물렀으나 2005년 21건으로 급증한 뒤 2006년에는 29건으로 늘어나는 등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해에는 밀가루 공급 물량과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8개 제분업체가 제재를 받은 데 이어 세탁.주방세제 가격을 담합한 4개 업체도 적발되는 등 소비자들의 생활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소비재 품목에서 주로 담합이 적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4개 빙과업체의 경우에도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아이스크림까지 가격 담합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 업체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경쟁이 치열한 각 사의 주력제품인 월드콘, 부라보콘, 메타콘, 구구콘의 가격은 선뜻 인상하지 못해왔으나 2005년 5월부터 2차례에 걸쳐 일제히 같은 수준으로 가격을 올림으로써 소비자들의 반감을 덜고 상호 경쟁도 회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 "소비재 담합 꼼짝마라"

공정위는 올해부터 소비자들의 후생을 침해하는 각종 불공정 행위를 조사하고 적발하는 데 정책의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지난 해에는 출자총액제한제도 개편 등 공정거래법 개정 문제에 주력했으나 해부터는 원래의 기능으로 돌아가 시장경제 질서를 바로 잡고 각종 부당행위를 하는 기업들을 감시하고 적발하는 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최근 공정위가 조사중인 분야를 보면 나날이 치솟는 유치원 수업료 담합인상 혐의를 비롯해 교복, 의약품, 인터넷포털, 수능교재 등 모두 소비자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들이다.

특히 이는 오는 28일부터 `소비자기본법' 시행과 소비자보호원 관할권 이관으로 인해 공정위가 소비자정책의 주도권을 갖게 되는 것과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는 담합 뿐 아니라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소비자피해를 막기 위해 광고 실증제도도 개선하고 국민 다수와 관련된 분야에 대해서는 불공정 약관의 사용실태도 조사하는 등 소비자들의 피부와 와닿는 분야의 경쟁질서 확립에 매진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들의 불공정행위를 감시하고 시정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익을 증진하는 것이 공정위 본연의 임무"라면서 "감시와 적발 뿐 아니라 부당한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이상택 기자 001@f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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