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논란 끝에 지난해 합병한 하이트맥주와 진로가 대학생을 상대로 금품과 해외여행 경품까지 동원한 공세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1일 대학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맥주는 전국에 대학생 객원 마케터를 두고 건당 3만원의 성과급을 주면서 강원도 홍천 맥주공장을 둘러보는 대학생 견학단을 운영 중이다.
25명 이상의 대학생이 단체로 공장을 견학하면 전세버스를 제공하고 계열사인 진로의 `참이슬' 소주를 2명에 1병씩 무료 제공한다.
1시간짜리 견학만 하면 수십만원 상당의 전세버스 요금을 절약할 수 있는 데다 술까지 공짜로 얻을 수 있어 이 프로그램은 겨울철을 맞아 강원도 스키장 등지로 수련회(MT)를 떠나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견학단 운영을 내세워 대학생들에게 간접적인 형태로 여행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셈이다.
이 회사 홍보대사인 한 학생은 "견학단을 많이 유치한 마케터는 호주 여행권도 받을 수 있어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며 "지난해 7월 이후부터 50건 이상 유치한 팀만도 예닐곱팀이 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지나친 마케팅 공세는 캠퍼스 안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최근 임기를 마친 모 대학의 전 총학생회장은 "지난 가을축제 때 홍보 부스를 설치하게 해주는 조건으로 참이슬 소주 2000병을 무상 지원받아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업체들이 서로 자기네 술을 가져가 달라고 부탁하는 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형태의 마케팅은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인수하면서 불거진 독과점 우려를 불식시키려고 스스로 천명한 공정경쟁 원칙에 위배되는 데다 대학생들의 음주를 적극적으로 조장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록 정식 유통 과정이 아니긴 하지만 맥주공장 견학단에 맥주가 아닌 계열사 소주를 무상 제공한 행위는 기업결합의 조건이었던 `끼워팔기 금지'에 해당한다는 시각도 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정우진 교수는 "중독 물질인 술은 젊었을 때 노출되면 나이가 들면서 소비량이 계속 늘기 때문에 주류업체는 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도를 넘는 공격적 마케팅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하이트맥주는 "홍보대사 관리와 홍천공장 견학유치는 대행기관이 알아서 하고 있다. 진로에서 소주를 협찬받아 제공한 것도 대행기관이 한 것이지 회사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진로는 "맥주와 소주 소비 수요층이 겹치는 면이 있어 하이트맥주 홍천공장 견학단 유치 업무를 위탁받은 업체에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우리 회사 제품을 홍보용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시음 차원에서 대학축제에 소주를 제공한 것은 맞지만 업계의 관행일 뿐이며 공정경쟁을 해치는 행위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푸드투데이 이상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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