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잘나가는데…해외 통관 거부 1년 새 2배 늘었다

  • 등록 2026.05.27 18: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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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부적합 86%…FDA 실사 무응답에 과자류 통관 거부
라벨 오류·잔류농약 기준 위반 잇따라…‘규제 외교’ 강화 추진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올해 1분기 해외 주요국에서 통관 거부 등 부적합 조치를 받은 한국산 식품이 총 124건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급 수출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강화된 해외 규제 장벽을 넘지 못해 반송·폐기되는 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전체 부적합 건수의 86%를 차지한 가운데, 미국 FDA의 현장 실사 요청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국내 과자류 제품이 무더기로 통관 거부되는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수출업계의 리스크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외 주요 7개국(미국, 중국, 일본, EU, 대만, 태국, 호주)에서 통관 거부 등 부적합 조치를 받은 한국산 식품은 총 12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22.8%,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21.4% 증가한 수치다.

 

반면 올해 1분기 K-푸드+ 총수출액이 33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수출 외형은 커졌지만 통관 리스크와 비관세 장벽도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규제 장벽이 가장 높았다. 미국에서 발생한 부적합 건수는 69건으로 전체의 55.6%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이 38건(30.6%)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두 국가에서 발생한 건수만 전체의 86.2%에 달했다. 이밖에 일본 7건(5.6%), EU 4건(3.2%), 대만 3건(2.4%), 태국 2건(1.6%), 호주 1건(0.8%) 순이었다.

 

식품 유형별로는 라면·과자·음료 등 가공식품이 87건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미국에서 내 가공식품 통관 거부 사례만 55건에 달해 전체 부적합 증가세를 주도했다. 이어 수산물 20건, 농산물 9건, 건강식품류 7건, 식품첨가물 1건 등이 뒤를 이었다.

 

부적합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는 해외식품시설 검사 거부 등 기타 사유가 67건으로 가장 많았고, 표시기준 위반43건, 비위생적 처리 15건, 식품첨가물 기준 위반 9건, 잔류농약 초과 8건 등이 뒤를 이었다. 상당수는 수입국의 세부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발생한 인재(人災)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미국 FDA 대응 미흡 사례는 업계가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FDA 검사관이 국내 내 제조공장 실사를 위해 발송한 이메일에 회신하지 않거나 현장 출입을 거부해 통관이 막힌 사례가 9건 발생했다. FDA는 연락 두절이나 자료 제출 지연을 ‘검사 거부’로 간주하고 해당 업체를 즉각 수입경보(레드리스트)에 등재하고 있다.

 

실제 일부 국내 식품업체는 대표 이메일 관리 부실과 해외 인증 대응 미흡으로 미국 수출길이 사실상 차단되는 사례도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시기준(라벨) 위반 사례도 잇따랐다. 미국으로 수출된 비탄산 청량음료는 영양성분표의 1회 제공량 등 필수 정보 누락으로 표시기준 위반 판정을 받았고, 중국 수출 초콜릿과 소스류는 영문명과 중문 표기가 일치하지 않아 통관이 거부됐다.

 

특히 중국은 2027년부터 새로운 사전포장식품 라벨 및 영양라벨 통칙(GB)을 시행할 예정이어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선제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잔류농약과 미생물 기준 차이에 따른 부적합 사례도 이어졌다. 대만과 태국으로 수출된 인삼·딸기 등에서는 현지 기준이 없거나 엄격한 농약 기준이 적용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일본으로 수출된 냉동 치즈볼은 국내 기준에는 적합했지만 일본 후생노동성의 미생물 검사에서 세균수 기준을 초과해 반송·폐기 처분됐다.

 

EU에서는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판매 중인 일부 인삼차 제품이 현지 미승인 신소재식품(Novel Food) 원료 함유를 이유로 시장 철수 조치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해외 통관 장벽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글로벌 규제 외교'도 강화되고 있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이하 해썹인증원)은 최근 국제협력사업의 방향을 단순 기술 전수에서 ‘규제 정합성(Regulatory Convergence)’ 구축 중심으로 전환했다. 상대국 규제기관 공무원들이 한국의 식품안전관리 체계와 해썹(HACCP) 시스템을 직접 경험하도록 해 한국산 식품에 우호적인 규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해썹인증원은 올해 13억1000만 원 규모 예산을 투입해 중남미·동남아·중앙아시아·중동 등을 대상으로 ‘5대 중점 국제협력사업’을 추진하며 K-푸드 수출 기반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K-푸드의 지속 가능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기업 차원의 품질·위생 관리 강화뿐 아니라 정부와 유관기관이 직접 나서 해외 규제당국과의 비관세 장벽을 완화하는 통상 외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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