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노태영 기자] 쿠팡이츠 배달노동자가 또다시 도로 위에서 숨졌다. 지난달 말 발생한 사망 사고에 이어 닷새 만에 반복된 비극이다. 플랫폼 리워드 경쟁과 장시간 과로, 안전 부실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6일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지난 5일 밤 10시 25분, 경기도 군포시 당동 교차로에서 쿠팡이츠 배달 업무 중이던 45세 배달노동자 A씨가 시내버스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골목길에서 서행 우회전 중이던 A씨의 오토바이와 정차 후 출발하던 버스가 서로를 인지하지 못해 충돌하면서 벌어졌다. 오토바이는 버스에 끼인 채 약 10미터를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평소에도 서행과 신호 준수로 안전운전에 신중했던 조합원이었다.
이 사고는 7월 31일 서울 반포역 인근에서 발생한 배달노동자 사망사고에 이어 닷새 만에 벌어진 비극이다. 라이더유니온은 이를 “단순 교통사고가 아닌 구조적 재해”로 규정했다.
고인은 쿠팡이츠의 리워드 등급 중 상위 그룹인 ‘골드플러스’를 유지하기 위해 최근 2주간 400건 이상 배달, 수락률 90% 이상, 주간 100건 이상 수행 기준을 채워왔다.
리워드 갱신일인 8월 6일 오전 6시 직전까지 폭염과 야간 배달을 계속 이어간 상황에서, 사고는 조건을 채운 다음 날 오전,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다.
라이더유니온은 “리워드와 수락률 조건은 단순 인센티브가 아닌, 과로와 집중력 저하를 강제하는 구조”라며, 이번 사고를 "플랫폼이 설계한 시스템이 만든 죽음”이라고 규정했다.
숨진 고인은 가족의 생계를 홀로 책임져 온 가장이자, 위험한 노동 현실을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내온 라이더유니온 조합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달 플랫폼 기업들이 산재 승인 1위·2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며, 정부와 국회가 배달업을 산재감축 최우선 업종으로 지정하고, 실효성 있는 제도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오프라인 안전교육 의무화, ▲이륜차 면허·자격 체계 정비, ▲라이더 자격제 도입 등을 촉구하는 한편, 플랫폼 기업에도 ▲리워드·등급제 폐지, ▲기본 단가 정상화, ▲프로모션 경쟁 구조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