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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빵집, 이대로 죽을순 없다

SK·KT·LG 이통사 제휴카드 폐지 요구

제과협회, “SPC그룹 파리바게뜨·CJ푸드빌 뚜레쥬르 횡포, 생존권 위협”

베이커리 시장에 대한 대형 프랜차이즈의 독과점 구조가 형성되면서 골목상권의 동네빵집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심각한 손해를 입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대기업 프랜차이즈 독과점 횡포
지난해 말 국내 제빵 분야의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5883개. 2009년 말 3855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사이 무려 2000여개가 늘었다. 이중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점포는 모두 4076개로 전체의 70%에 육박했다.
파리바게뜨의 매장수는 2008년 1762개에서 2011년 3095개로 3년 동안 무려 1333개 가량 늘어났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의 파리크라상은 같은 기간 매출은 1조15억에서 1조5733억원으로 57.1% 늘었고, 순이익도 221억원에서 442억원으로 갑절로 증가했다.

뚜레쥬르 역시 매장수는 2008년 1063개에서 2011년 1281개로 3년새 20% 이상 증가했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도 같은 기간 매출액이 5877억원에서 738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최근 5년간 주요 제빵 가맹본부의 가맹점 수 (공정거래위원회)>
최근 3년 동안 상기 2개 브랜드에서 무려 1551개 가맹점이 개설돼 전체 증가분에서 60% 이상을 차지했다. 두 브랜드의 폭발적 성장은 독립형 동네빵집은 물론, 중소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생존에도 치명적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대한제과협회, 대기업 횡포 고발
이에 대해 대한제과협회(회장 김서중)는 5일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기업 횡포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협회는 “지난 2000년 동네빵집 수는 약 1만8000개가 될 정도로 활성화됐으나, 최근에는 원가상승, 인력난 및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무분별한 확장으로 2011년 현재 일반 동네빵집 수는 약 4000개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전국 동네빵집은 2007년에서 2011년 사이 34%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은 무려 152%나 급증해 동네빵집 수를 초과한 상태다.

협회는 이에 따라 “동네빵집 고유의 맛과 차별화된 제품들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고, 반대로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득세로 인해 소비자들은 전국 어디서나 똑같은 빵맛을 강요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기업 프랜차이즈는 냉동생지를 본사로부터 공급받아 매장에서 굽기만 하면 되는 구조로 20~30년 이상 제과/제빵에 종사하고 있는 제과기술인들의 삶의 터전이 사라지고, 2000년 약 11만3000명이었던 종사자 수도 2011년에는 3만6000명으로 10년 전보다 7만6000 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덧붙였다.

◆ SK·KT·LG 이동통신사 제휴카드 폐지 요구
협회는 또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이동통신사들과 제휴를 맺고 이동통신업체 카드소지자에게 할인혜택을 주는 바람에 전국 동네빵집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성토했다.

현재 영화관과 패밀리레스토랑은 사실상 거의 제휴카드 이용을 폐지하는 추세인데 유독 제과점만 존재하고 있는 상태인데다가 더욱이 제휴카드는 LG와 SK가 3-4%, 그리고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3-4% 정도의 수수료를 지원하고 있는데 반해 동네빵집에 대한 제휴카드의 지원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또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동네빵집에 대한 다양한 압력행위 사례들도 보고됐다.

◆ 대기업의 압력행위 즉각중단

먼저 △ 건물주에 기존 동네빵집 임대계약 해지를 유도한 사례에서 서울 성동구 왕십리 소재 모 제과점은 약 20년간 제과점을 운영해 오던 중, 일부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동 제과점 영업이 잘되는 점을 알고 직접 건물주인에게 보증금 및 월임대료를 두 배로 올려 기존 자영제과점 임대계약을 종료케 함은 물론, 그 자리에 대기업 프랜차이즈매장을 오픈함으로써 기존 제과점을 고의로 폐업시켰다.

△ 점포 임대보증금 및 월 임대료를 대폭 인상한 계약 사례에서 서울 강북에서 2005년 3월 제과점을 오픈해 역세권이라 영업은 잘되는 편이었기에 2009년 맞은편에 2호점을 생각하고 있던 중, 대기업 프랜차이즈 영업사원이 상호변경 개장을 요청해 왔으나 거절하자 동네빵집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임대보증금과 월임대료로 프랜차이즈 직영점이 들어와 운영상 막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 파리바게뜨 압력행위 폭로
또 파리바게뜨의 동네빵집에 대한 압력행위 사례도 보고됐다.

△ 기존 동네빵집 바로 옆에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개장된 사례에서 전남 광양시 광영동 모 제과점은 동네에서 10년 이상 제과점을 운영해 오던 중 2010년 7월 기존 동네빵집 바로 옆 10m거리에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개장함에 따라 자영제과점 영업이 되지 않아 결국 폐업하게 됐다.
 
△ 대기업 프랜차이즈로 상호변경토록 압박한 사례에서 서울 6호선 청구역 앞에서 15년간 운영되면 모 제과점은 5년 전부터 대기업 프랜차이즈 영업팀에서 수시로 방문해 상호변경을 권유했고, 설득이 안되자 근처에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개점하겠다고 협박하더니 결국 2008년 길 건너 맞은편에 개업함에 따라 위기에 처해 있다.
 
◆ 골목상권 동네빵집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필요
협회는 “제과점은 업종특성상 바로 옆에 입점하면 매출이 40~50% 감소해 서로가 몰락하게 된다”며, “서로 상생하려면 바로 옆 입점하여 출혈경쟁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좋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신규 매장 확대 금지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김서중 대한제과협회 회장은 "그동안 두 업체와 6차례 조정협의를 거치며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확장 자제, 제과·제빵 자격증 소지자의 매장 운영 등을 요구했으나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불공정거래와 부도덕성, 횡포 등을 고발하고 강력 대응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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