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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밥상을 통해 배우는 건강 밥상(4) - 제 4대 세종

운동부족으로 인한 갈증과 심혈을 식혀 주는 '죽순'

1418년 태종의 셋째아들 충녕이 즉위했으니 곧 조선의 제4대 임금이신 세종이다.


왕세자는 형인 양녕대군이었으나 태종의 뜻에 따라 1418년 6월 세자로 책봉된 뒤 같은 해 8월 태종의 양위를 받아 즉위했다.


세종은 유교 정치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시행했다. 태종이 이뤄 놓은 든든한 왕권을 바탕으로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훈민정음 창제, 천민 출신의 장영실을 등용해 이뤄 낸 천문. 과학 기술의 발달, 정초의 <농사직설> 편찬, 박연의 아악 집대성 등 우리 역사상 르네상스 시대로 불린다.


태종의 도움 아래 국방에도 힘을 기울여 이종무로 하여금 대마도를 정벌케 했고 김종서로 하여금 육진을 개척해 변방을 안정시켰다.


조선시대 최고의 명재상으로 이름을 떨친 황희와 맹사성이 이 시대의 인물이다. 찬란한 문화 업적과 훌륭한 인품으로 조선사 최고의 성군으로 기억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 엿보기


제현을 따라온 요동 의원 하양에게 임금의 병을 진찰시키다
-세종 7년 을사(1425, 홍희 1) 윤 7월 25일(임술)

 

요동 의원으로서 하양이라는 사람이 제현을 따라왔다. 지신사 곽존중이 명을 받들고 양을 청해서 임금의 병을 진찰시켰다. 세자가 환자 두 사람을 거느리고 곁에서 모셨다. 임금이 원민생을 시켜 전갈하기를, “죽엽석고탕을 복용하는 것이 어떠할까.” 하니, 양이 대답하기를, “좋습니다.” 하였다. 약방문을 내도록 명하니, “물러가 국의와 의논해서 내겠습니다.” 하였다. 나와서 말하기를, “전하의 병환이 상부는 성하고, 하부는 허한 것은 정신적으로 과로한 때문입니다. 그래서 맥도가 <한 번 호흡하는 동안에> 네 번씩 뛰어 평화한 맥과 같은 듯하나, 오른쪽 맥은 침하면서 활하고, 왼쪽 맥은 침하면서 허합니다. 담이 흉격사이에 쌓여서, 기가 유통하지 못하고, 수화가 오르내리지 못하니, 먼저 소담할 약을 복용하고, 다음에 비위를 온화하게 할 약을 복용한 다음에 조리할 약을 진어하여야 할 것입니다.” 하면서, 향사칠기탕과 양격도담탕을 합체한 방문을 내었다. 그러나 이 약은 의서에 보이지 않는 것이므로 진어하지 않았다. 하양에게 음식을 공궤하도록 명하고, 저포. 마포 각 3필을 주었다.


내의원 진단


세종대왕은 책을 많이 읽기로 유명하신 분이다. 오죽하면 책을 너무 읽어 눈에서 진물이 흐른다는 말이 나왔겠는가.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한의학에 대한 조예도 상당히 깊었던 듯싶다.  자신의 병중에 대한 처방을 내리고 중국에서 온 명의에게 하문했는데, 바로 그 처방이 ‘죽엽석고탕’ 이다.

 

주로 석고와 죽엽, 인삼, 맥문동, 감초 등의 약재를 구성하여 감기를 앓고 난 후에 열이 남아 있는 증상과, 땀을 너무 흘려서 갈증이 나고 허한 증상에 쓰이는 처방이다.

 

특히 죽엽과 석고는 열을 많이 떨어뜨리는 약인데, 특이한 것은 죽엽을 사용한 것이다. 이후에는 중국의 명의가 스트레스로 인한 기혈이 막힌 것을 풀어 순화시키는 ‘향사칠기탕’이라는 처방과, 가슴에 맺힌 담열을 내려주는 ‘양격도담탕’이라는 처방을 추천한 것을 보면, 세종의 가슴에 스트레스로 울화가 많이 맺혀서 상하의 기운이 제대로 소통되지 못하고 있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심장의 열을 식혀 주는 대나무 잎을 사용하려 했던 것이다.


세종은 지나친 공부와 운동 부족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과잉되어 당뇨와 비만 등과 같은 성인병을 무수히 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갈증과 심혈을 식히기 위해 죽엽과 같은 약재가 주효했을 것이다.


수라간의 음식 처방-죽순을 이용한 음식


죽순쇠고기겨자채/죽순버섯조림

 
죽순의 섬유질은 변비를 방지하고 치질과 대장암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저하시켜 당뇨병.심장질환 등의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칼륨의 함량이 높아 칼륨이 결핍되기 쉬운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의 식생활에는 매우 좋은 식품이다.


몸속의 나트륨 분량을 조절하는 능력이 있어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면 생길 수 있는 고혈압이나 심장 관련 질병에 도움을 준다.


빈혈과 조혈작용에 필수적인 철분 함량도 다른 채소에 비해 높은 식품이다. 죽순에는 시아노겐이란 유독 물질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반드시 물에 삶아 섭취하도록 한다.


스트레스와 갈증을 해소하고 심열을 식히기 위해 대나무 관련 식재를 사용한 음식으로 죽순쇠고기겨자채, 죽순버섯조림 등을 권한다.


<죽순쇠고기겨자채>


재료(4인분)

죽순 50g, 쇠고기 80g, 파 1뿌리, 생강 5g, 당근 오이 각 1/2개, 배 1/4개, 잣 1큰술
* 겨자장(겨자 갠 것 2작은술, 식초 1큰술, 설탕 1큰술, 소금 1/2작은술, 연유 1큰술, 배즙 2큰술)


만드는 법

1. 죽순은 끓는 물에 데친 다음 빗살 모양으로 썬다.
2. 파와 생강을 넣은 끓는 물에 쇠고기를 삶아 낸 다음 얇게 썬다.
3. 당근과 오이, 배는 폭 4cm * 길이 1cm * 두께 0.5cm로 잘라 찬물에 담근다.
4. 잣은 다져 둔다.
5. 분량의 재료로 겨자장을 만든다.
6. 준비된 재료를 볼에 담고 겨자장을 넣어 골고루 버무린 다음 그릇에 담아 잣가루를 뿌려 낸다.


<죽순버섯조림>


재료(4인분)

죽순 100g, 양송이버섯 5개, 새송이버섯 2개, 피망 2개, 마늘 3쪽 간장 3큰술, 설탕.물엿 각 1큰술, 후추.맛술 각 2큰술, 깨소금.참기름 각 1작은술


만드는 법


1. 죽순을 먹기 좋을 크기로 잘라서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2. 양송이와 새송이, 피망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3. 팬에 마늘, 간장, 설탕, 물엿, 후추, 맛술, 깨소금, 참기름을 넣고 졸인다.
4. 3에 양송이, 죽순, 새송이, 피망을 넣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참기름과 깨소금을 뿌린다.


맛있는 Tip - 죽순 스피드 삶기


죽순을 손질한 후 내열 용기에 담아 뚜껑을 덮지 않고 전자레인지에서 4~5분 정도 삶는다. 이때 쌀뜨물을 사용하면 좋다. 죽순은 몸의 열을 내리게 하고 갈증을 없애 주지만, 성질이 냉하므로 몸이 찬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세계음식문화연구원(www.wfcc.or.kr) ☎ 02)511-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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