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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밥상을 통해 배우는 건강 밥상(1) - 제 1대 태조

가슴이 답답하고 속열이 생기고 갈증이 나는 사람에게 좋은 '포도'

태조 이성계는 1335년 함경남도 영흥에서 출생하여 장수가 된 뒤로 30여 년 동안(1356~1388년)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던 맹장이었다. 1388년에 조선을 세우고 각종 법전의 편찬과 숭유억불 정책, 토지개혁 등으로 새 왕조의 초석을 튼튼하게 다졌지만 두 차례에 걸친 왕자의 난으로 인해 노년의 인생은 그리 편안하지만은 않았다. 

둘째아들 방원(태종)이 왕위에 오르고 태조는 태상왕이 되어 함흥에 머물렀는데 아들 태종이 문안 차사를 보낼 때마다 가차없이 죽여 버렸다. 떠난 사람이 소식없이 돌아올 줄을 모른다는 의미의 ‘함흥차사’라는 말은 여기서 생겨난 말이다. 태조의 상심과 분노가 깊었음을 보여 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 엿보기

임금이 수정포도를 먹고 싶어 했는데 경력 김경준이 바치다
-태조 7년 무인(1398, 홍무 31) 9월 1일(계유)
 
임금이 수정 포도를 먹고 싶어하여 조순을 명하여 세자와 여러 왕자에게 교지를 전하였다. “나는 아버지가 계시지 않으므로 영자를 그려서 사모하게 되는데, 내가 비록 쇠약하나 아직 숨이 붙어 있으니 너희들은 다행한 편이다. 지금 병이 오래 낫지 아니하여 수정 포도를 먹고자 한다.” 세자와 여러 왕자들이 모두 소리를 높여 울면서 즉시 상림원사 한간에게 명하여 유후사와 기내 좌도에 널리 구하였는데, 경력 김정준이 산포도가 서리를 맞아 반쯤 익은 것을 한 상자를 가지고 와서 바치니, 임금이 크게 기뻐하였다.

한간이 수정포도를 바치다. 왕의 병이 이로부터 회복되다
-태조 7년 무인(1398, 홍무 31) 9월 3일(을해)
 
한간이 수정 포도를 구해 와서 바치므로, 임금이 매우 기뻐하여 쌀 10석을 내려 주었다. 임금이 매양 목이 마를 적에 한두 개를 맛보니, 병이 이로부터 회복되었다.  

내의원 진단

태조가 간절히 원해 질병치유의 목적으로 복용했던 포도는 ‘성질이 따뜻하며 맛은 달고 시고 독성이 없다’고 기록돼 있다. 기혈을 보강시켜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며 식욕과 진액 생성을 촉진하여 갈증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또한 소변을 잘 나가게 해 주어 부종과 임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며 가슴속의 번거로움과 쓸모 없는 열을 식혀 주는 작용을 한다.

태조 이성계는 58세의 나이로 왕위에 이르기 전까지는 산과 들로 말을 달리며 외적과 싸우던 용맹한 장수였다. 그런데 왕위에 오르게 되자 시름시름 병을 앓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대자연을 거침없이 뛰어다니며 활발하게 전투를 지휘하던 장수가 구중궁궐 속에 갇혀 지내게 됐으니 갑갑하고 답답한 마음에 속열이 생겼을 가능성은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더욱이 두 차례에 걸친 ‘왕자의 난’으로 피를 나눈 자식들이 골육상쟁하는 것을 보았으니 그 속이 얼마나 타들어 가겠는가.

갈증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똑같이 목이 마른 증상이라 하더라도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셔서 해소되는 갈증이 있고 아무리 물을 마셔도 해소되지 않는 갈증이 있다. 보통 갈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화와 열의 증상으로 보고 실제로 수분을 부족하게 만든 실증의 경우에는 물을 마셔서 수분을 보충해 주면 해결되고 진액이 부족해진 허증의 경우에는 물을 마셔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화를 가라앉히고 진액을 보충해 주어야만 그 갈증이 해소된다. 따라서 가슴이 답답해 속열이 생기고 갈증이 나는 사람은 포도와 같이 진액을 보충해 주는 음식을 이용하면 된다. 


수라간 음식처방에 따른 현대인들에게 추천할 포도음식

포도송편

<재료> (4인분)
포도주스 1컵, 쌀가루 2컵, 깐 밤 5개, 통깨 1홉, 꿀 1작은술, 소금 1/2작은술, 식용유 참기름 적당량

<만드는 법>

1. 포도 주스를 끓여서 쌀가루에 넣고 익반죽한다.
2. 밤은 삶아 으깨고 소금을 넣고 으깨어 꿀로 버무려서 송편 석을 만든다.
3. 송편을 예쁘게 빚어 찜통에 찐다.
4. 송편이 다 익으면 꺼내어 찬물에 담갔다가 건져 내어 식용유와  참기름을 섞은 것을 발라 그릇에 담는다. 



포도소스메밀면

<재료> (4인분)

포도 5알, 키위 1/2개, 토마토 1개, 양상추 70g, 소금 1작은술

*소스(땅콩 잣 호박씨 식초 각 1큰술)

<만드는 법>

1. 키위와 토마토는 반달 모양으로 썰고 포도는 2등분한다.
2. 양상추는 먹기 좋은 크기로 뜯어 찬물에 담근다.
3. 소스 재료를 믹서에 갈아 소스를 만든다.
4. 접시에 준비해 놓은 과일과 양상추를 담고 소스를 뿌린다.






세계음식문화연구원(www.wfcc.or.kr) ☎ 02)511-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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