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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전도사' 정운천의 한식콘서트(4)

맛있는 건강지킴이 '슬로푸드' 한식

패스트푸드는 시간에 쫒기는 현대인들은 의지할 수밖에 없도록 편리한 음식이다. 

패스트푸드는 말 그대로 빠른 음식이다. 그러나 패스트푸드란 단순히 시간이 걸리지 않고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요리방법이 빠를 뿐만 아니라 음식을 둘러싼 생활환경도 포함될 수 있다. 빠른 속도와 효율성이 최고의 가치로 변해버린 현대인들이 삶속에서 더 간편하고 보다 더 빠르게 준비되는 음식은 편리함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로 인한 건강 문제가 대두되고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면서 ‘웰빙 열풍’은 세계인의 먹거리에도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웰빙 열풍으로 기존의 패스트푸드와는 반대되는 개념인 슬로푸드가 새로운 먹거리 문화로 등장한 셈이다. 

슬로푸드는 식사방식과도 관련이 있다. 식사를 통한 공복감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단숨에 먹어 버리는 것은 아무리 그 음식 자체가 웰빙 음식이고 슬로푸드라고 할지라도 건강식이라고 말 할 수 없다. 음식에 대해 생각하고 음식에 담긴 정성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새기면서 먹는 것이 슬로푸드의 모토인 것이다. 

슬로푸드는 정성이 담긴 요리과정과 더불어 미각의 즐거움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을 말하는데, 우리 한식이 대표적인 슬로푸드라 할 수 있다. 

흔히 한식의 대표 음식으로 김치, 비빔밥, 된장찌개 및 불고기 등을 들곤 한다. 그만큼 우리가 많이 먹는 음식이고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있는 메뉴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발효식품은 그 자체가 건강식품이며 슬기로운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슬로푸드라고 할 수 있다. 김치, 된장, 간장, 고추장, 각종 젓갈 및 장아찌 등 각종 발효식품을 이용해 우리의 건강을 지켜왔으며, 우리의 음식 문화는 그 자체가 건강 비법이었다. 

우리는 우리 환경에 맞는 발효음식 문화를 계승해오면서, 그 발효음식에 맞는 체질이 되었고 천일염을 첨가해 발효한 음식을 섭취함으로서 단단한 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인들의 식탁은 서구음식의 장단점을 선택할 겨를도 없이 발효음식인 된장, 간장, 장아찌, 김치를 멀리하고 소시지, 햄, 마요네즈, 케첩 등에 점령당했다. 

식습관이 급격히 서구화되면서 당뇨병, 고지혈증 등 성인병의 유병률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들 질병으로 인하여 수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신장, 눈, 심장 등에 발생하는 2차 합병증으로 인한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한 국가가 부담해야 할 의료비 상승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빨리빨리 외치던 소비자들의 음식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달라졌다.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한식이 건강식이라 알고 있지만 어느 정도를 얼마나 섭취하였을 때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미흡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2008년 전북대학교병원 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에서 전통식품인 비빔밥이 서양의 대표 식품인 돈가스와 햄버거보다 훨씬 가능성 있는 식품으로 떠오를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여 제공하였다. 

중성지방이란 콜레스테롤과 함께 체내에 존재하는 지방의 일종으로 혈중 수치가 높을수록 심혈관계질환 발병이 위험성이 커진다. 20대 남성 32명을 대상으로 비빔밥, 김밥, 돈가스, 햄버거를 섭취전후의 혈중 중성지방을 수치를 측정하였다. 그 결과 비만, 이상지질혈증 및 고혈당 등을 동반하고 있는 대사성증후군을 가진 고위험군에서 비빔밥을 섭취하는 경우 돈가스를 섭취할 때보다 혈중 중성지방값이 53%감소하였다. 또 대사성증후군이 없는 건강군에서는 37%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성인병 발병 가능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한식의 효과가 크게 작용함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임상시험을 통해 한식의 대표음식인 비빔밥이 심혈관계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21세기는 ‘식품전쟁의 시대’로 우수한 식품을 확보하여 국가이익을 지키기 위한 국제적 경쟁력이 치열해지고 있다. 고유한 우리 전통식품의 우수성을 검증하고 개발하여 경제적 이익을 증대하고 홍보하여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국가의 과제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 전통음식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는 것도 바로 김치, 장류를 비롯한 전통음식인 슬로푸드, 즉 웰빙음식의 대명사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식은 세계적으로 발전가능성이 높고 이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한식의 재발견이 매우 중요하고 과학적으로 재조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비빔밥을 한식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음식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에서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이 필요하다.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발효식품을 계승하고 보존하는 것이 곧 우리음식 세계화의 초석임을 다시 한 번 상기했으면 한다. 빠른 삶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삶을 반성해보고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느림의 미학이 우리사회에 새로운 가치관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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