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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드라마로 보는 식생활의 변화](8)전원일기-과자선물셋트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편집자 주> 각박한 일상에 지쳐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90년대 드라마가 여러 채널에서 부활하고 있다. 그 중 '전원일기'는 매니아층이 생길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방송된 전원일기는 농촌사회의 이면과 가족애를 섬세하게 그린 작품으로 각광받았다. '양촌리'라는 동네에서 손꼽히는 대가족으로 꼽히는 김회장의 가족을 주축으로 이웃 간의 일상을 이야기 하는 이 드라마는 유독 '음식'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다. 23년이라는 세월을 담은 이 드라마를 보면 우리의 식생활도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있다.

Episode
소를 키우며 생계를 이어가는 김 회장의 막내딸 영애는 키우던 소가 병으로 죽어버리자 너무 큰 허망함을 느꼈다. 일정한 수입이 들어오지 않는 농촌생활은 명절도 마냥 반갑지 않다. 영애는 그 해 추석에 겨우 돈을 마련해 청주 한 병과 과자선물셋트를 사서 친정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영애의 슬픔을 알 리 없는 가족들은 영애를 반갑게 맞이하고 어린 동생과 조카들은 과자선물셋트를 받고 환호성을 지른다.

 

껌, 초콜렛, 사탕, 스낵류... 과자선물셋트는 1970~1990년대 초 군것질이 귀했던 어린이들에겐 명절이 기다려지는 이유일 정도로 최고의 선물이었다. 하지만 먹거리가 흔해지던 90년대 중반 이후 제과업체들이 하나둘 생산을 중단하면서 종합선물세트는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던 2013년 롯데제과는 별안간 5월 가정의달을 맞아 ‘생큐 기프트세트’ 과자선물셋트를 선보였다. ‘생큐 기프트세트’는 부모님, 선생님 등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어른들께 부담없이 선물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화캐릭터가 그려진 1만원 이하 가격의 어린이용 과자선물세트와 달리 포장형태와 디자인을 성인의 취향에 맞춰 고급스럽게 설계했다.

 

포장을 가방형태로 만들고 안에는 자일리톨껌, 목캔디, 빠다코코낫, 카스타드, 마가렛트, 몽쉘, 드림카카오 등 어른들이 좋아하는 장수 인기 제품으로 채웠다. ‘생큐 기프트세트’와 함께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과자선물세트 ‘아이언맨3 선물세트’(10000원), ‘로보카폴리 선물세트’(5000원), ‘캐니멀 선물세트’(5000원) 등도 판매했지만 반응은 시원찮았다.

시간이 흘러 코로나19라는 복병이 터지고 세상이 변하면서 과자선물셋트는 새로운 형태로 세상에 소개됐다. 지난해 한 스타트업 기업이 출시한 '간식대장'은 편의점의 콘셉트에 ‘종합과자선물세트’의 감성을 살리면서 최신 구매 트렌드인 인증과 소장 욕구와 뉴트로(New-tro)가 더해져 새바람을 몰고 왔다.

 

스낵·컵라면·젤리·초콜릿 등 여러가지 상품으로 구성된 이 상품은 종이 박스 진열대가 포함돼 간식을 꺼내 먹을 수 있게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사무실의 탕비실이나 편의점의 콘셉을 활용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됐다.

여기에 탄력을 받은 제과업계는 다시 과자선물셋트를 출시했다. 롯데제과는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유튜버 흔한남매를 캐릭터화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이해 '흔한남매 과자선물세트' 3탄을 선보였다. '치토스' '오잉' '꼬깔콘' '씨리얼' '칸쵸' 등 인기 제품 7종과 미니 선풍기, 흔한남매 스티커 2종을 담아 온라인 전용으로 판매했다.

 

'흔한남매 과자선물세트' 1탄은 1주일 만에 완판했다. 8월 출시한 '흔한남매 영상제작 놀이 패키지 과자선물세트' 2탄도 모든 물량을 판매했다. 지난해 11월 11일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출시한 기획팩도 1주일 만에 다 팔려 과자선물셋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알 수 있었다.

 

최근 출시한 햇님과자세트는 과거 롯데제과의 심벌이었던 '햇님'마크를 사용하고 옛날 느낌의 글자체를 적용한 레트로 콘셉트으로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제품 안에는 1960~1970년대 인기 선물이었던 '뱀주사위놀이'가 들어있다.

햇님과자세트에는 빼빼로 2종(초코, 아몬드)과 마가렛트, 가나초콜릿, 빠다코코낫, 꼬깔콘, 롯데샌드, 제크, 칙촉 등 총 9종의 제품이 들어 있으며 과거의 패키지 디자인을 적용하여 옛 감성을 살렸다. 제품명도 '가나쵸코깹' 등 과거 표기했던 그대로 적용해 재미요소를 뒀다.

 

롯데제과는 과자 구독 서비스인 '월간과자'를 선보였다. 매달 시크릿박스식으로 배송되는 색다른 과자선물셋트인 '월간과자'는 롯데제과가 임의로 선정한 과자를 매월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다.

 

비대면 언택트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과자도 구독하는 시대가 됐다. 서러운 마음을 감추고 동생과 조카들에게 줄 과자선물셋트를 사던 영애, 가족들을 떠올리며 과자선물셋트를 한아름 안고 가는 그 순간 만은 마음이 따뜻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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