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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 전자담배서 폐질환 유발 성분 검출...사용중단 강력권고 유지

대마유래성분(THC) 불검출, 비타민E 아세테이트 일부 미량 검출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정부가 사용중단을 권고한 액상형 전자담배 일부 제품에서 중증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됐다. 이에 따라 현재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강력 권고 조치가 인체 유해성 연구가 발표 되기 전까지 유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는 국내 유통되는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의 액상을 대상으로 대마유래성분(THC : TetraHydroCannabinol), 비타민E아세테이트, 가향물질 3종(디아세틸, 아세토인, 2,3-펜탄디온) 등 7개 성분에 대해 분석한 결과, THC는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으나 일부 제품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과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된 가향물질이 검출됐다고 12일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첫째, 대마유래성분(THC)는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으며 이는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마약의 일종인 대마사용이 금지돼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대마유래성분은 대마초 성분으로 환각을 일으키는 성분으로 기도 및 기관지 손상, 폐렴 유발(폐 방어벽 손상으로 인한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 감염률 증가), 급성 및 만성 기관지염 발생을 초래한다. THC가 함유된 대마유를 전자담배 기기를 이용해 흡입하게 되면 피우는 대마초보다 다량의 THC를 흡입할 수 있으며 대마초 특유의 냄새도 적어서 미국 등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둘째,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총 13개 제품에서 0.1∼8.4ppm(mg/kg)의 범위로 검출됐으며 담배의 경우 2개 제품에서 각각 0.1ppm, 0.8ppm, 유사담배의 경우 11개 제품에서 0.1∼8.4ppm이 검출됐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이번에 검출된 양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검사 결과와 비교 시 매우 적은 양"이라고 설명했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식품첨가물 (영양강화제, 산화방지제) 및 화장품 원료 등으로 사용되는 성분으로 카놀라 오일, 아몬드 오일 및 대마유(THC 함유) 등에 존재하며 섭취시에는 유해하지 않은 편이나 전자담배를 통해 흡입하면 오일성분이 폐내부에 축적돼 급성 지질성 폐렴(lipoid pneumonia) 유발 가능성이 있다.


셋째, 가향물질 3종에 대해서는 43개 제품에서 1종 이상의 가향물질이,  6개 제품에서는 3종의 가향물질이 동시에 검출됐으며 디아세틸은 29개 제품에서 0.3∼115.0ppm, 아세토인은 30개 제품에서 0.8∼840.0ppm, 2,3-펜탄디온은 9개 제품에서 0.3∼190.3ppm 검출됐다.


디아세틸은 전자담배에 널리 사용되는 가향성분으로 'popcorn lung' 등 비가역적 폐질환인 '폐세기관지폐색증' 유발하는 성분이다. 사람 기관지상피세포에서 농도의존적으로 염증성 사이토카인(IL-8) 증가 및 방어기능 손상(barrier dysfunction)을 유발한다. FDA는 폐질환 가능 성분으로 경고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대부분 향을 포함하고 있어 미검출 제품들도 다른 가향물질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향후 폐질환 유발 가능성이 있는 다른 가향물질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요구된다고 식약처는 전했다.


넷째, 액상형 전자담배 구성성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프로필렌글리콜(PG)과 글리세린(VG)은 담배와 유사담배의 모든 제품에서 검출됐다.


각각의 검출 범위는 14.5∼64.4%, 15.7∼68.9% 이었고, 두 성분의 혼합비율은 PG:VG = 17.7% : 82.3% ∼ 80.2 : 19.8%까지 다양하게 나타났으며, 두 성분의 합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액상의 55.9∼92.0% 이었다.


지금까지는 두 성분에 대해 명확한 유해성이 보고되지 않았으나 추가 연구를 통해 인체 유해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경우, 12월 3일 기준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폐손상자 2291명, 사망자 48명이 보고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는 폐손상자의 생체시료 표본(샘플)(29종) 모두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된 후 이를 유력한 폐손상 의심물질로 보고 있으나 현재 원인 규명 중으로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며 “폐손상과의 인과관계가 규명되기 전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특히 THC 함유 제품의 사용을 자제”토록 하는 기존의 권고 내용을 유지하면서 액상형 전자담배에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첨가하지 말 것(Should not be added to)을 권고문에 추가했다.


일부 지방정부는 '대마제품'에 비타민E 아세테이트 사용 금지 조치를 실시하고 있으나, 전자담배 제조자에 대한 미국 FDA의 비타민E 아세테이트 사용 금지 조치는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임상, 역학, 금연정책 등 관련분야 전문가 자문 및 액상형 전자담배 대응반(반장 : 보건복지부 차관) 회의를 이날 개최해 논의한 결과, 현재 폐손상 원인물질이 확정되지 않은 점, 추가 인체유해성 연구가 진행 중인 점, 미국의 조치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재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강력 권고 조치를 인체 유해성 연구가 발표(2020년 상반기) 되기 전까지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폐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고 미국 CDC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에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첨가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부득이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경우 임의로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첨가하지 말 것과 제품의 제조·수입·판매자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혼입된 액상형 전자담배가 제조·수입·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히 품질관리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미국 등 외국의 조치상황을 면밀히 점검(모니터링)하고 추가적인 유해성분 분석과 함께 폐손상 사례 감시 및 인체유해성 연구를 차질 없이 추진해 액상형 전자담배의 선제적 안전관리 조치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년 상반기에 직접 인체에 흡입돼 영향을 주는 배출물(기체성분)에 대한 유해성분 분석도 추진할 계획으로 이번에 액상에서 검출된 비타민E 아세테이트, 3종 가향물질, 프로필렌글리콜 및 글리세린 등 6개 성분과 니코틴, 카르보닐류 6종, 담배특이니트로사민류 2종 등 9개 주요 유해성분을 대상으로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폐손상 연관성 조사를 위해 국내 사례 조사감시와 폐손상 유발 의심물질인 비타민E 아세테이트 및 프로필렌글리콜, 글리세린 등의 폐손상 유발 여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조사감시 및 연구결과를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년 상반기에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국회에서 검토 중인 담배의 정의 확대 법안, 담배 성분 제출 의무화 법안, 가향물질 첨가 금지 법안 등 담배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핵심 법안들의 의결을 위해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분석에서는 THC의 경우 미국 FDA에서 발표한 논문의 분석방법을 활용했고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 논문 등을 검토해 자체적으로 최적의 분석방법을 확립하고 분석에 적용했다.
 

또한 3종 가향물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2019년 연구용역을 통해 분석방법을 마련했고 프로필렌글리콜 및 글리세린은 2017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확립한 방법을 적용해 분석했다.


이번에 사용한 분석방법과 분석결과에 대해서는 분석화학, 환경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시험분석평가위원회’의 검증 절차를 거쳐 타당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액상형 전자담배 대응반 반장인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성분분석 결과 비타민E 아세테이트, 가향물질 등 국내 유통 액상형 전자담배에 유해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인체 유해성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국민 여러분께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성분분석 및 인체 유해성 연구를 차질 없이 수행하고 담배 정의 확대·담배 성분제출 의무화 등 담배제품 안전관리를 위한 법률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