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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키 큰다?'는 말에 구매했는데...알고보니 '곡류가공품'

인터넷서 '키 성장 도움' 등 허위.과대광고로 고가에 판매
식약처, 식품위생법 제 13조 위반 해당업체 고발 조치 중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키성장에 도움을 줍니다", "키성장에 최적화된 쉐이크"


주부 김모(46) 씨는 6개월 전부터 매일 아침, 저녁으로 중학생 아들(15)에게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영양제를 챙겨주고 있다. 키가 큰다는 상담원의 말에 김 씨는 1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을 덜컥 결제했다. 아들이 반에서 키가 작은 편에 속하자 불안했기 때문이다. 그는 "키가 작아 혹시라도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왕따라도 당하는건 아닌지 늘 걱정이다. 더 늦기 전에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은게 부모 마음 아니겠냐"고 털어놨다. 

자녀의 키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특히 부모인 자신이 작아 유전적인 영향으로 아이까지 작은 것이라고 자책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키 성장의 요인은 유전적인 요소가 20~30%, 후천적인 요인이 70%이다.

그렇다면 김 씨가 구매한 키 성장 영양제. 정말 아이의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걸까?


이른바 '키 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B사의 H제품. '키성장.발육과 뼈성장이 필요한 어린아이들', '키성장에 최적화된 쉐이크', '키성장과 자심감을!' 등 아이들의 키가 클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제품은 1개월분에 10만5000원, 3개월 31만5000원, 6개월 63만000원, 12개월 126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에서 허위.과대광고로 고발 조치를 진행 중이다. B사는 키 성장에 효과가 있는 영양제인 것 처럼 광고했으나 실제로는 기능성이 없는 일반식품인 '곡류가공품'으로 드러났다. 이는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허위 및 과대 광고한 것으로 식품위생법 제 13조(허위표시 등의 금지)을 위반에 해당한다. 

이들은 광고에서 전화 상담을 유도한 뒤, 소비자가 번호를 남기면 상담원을 통해 키가 커진다고 허위로 구매를 유도했다. 


현재 해당 업체는 전화연결 조차 안되고 있는 상황. 애꿎은 소비자들만 허위.과대 광고 피해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모(36) 씨는 "금방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너무 기대 이하다"라며 "학교 건강검진 결과에서도 키가 자라지 않았다. 1년치나 구매했는데 환불하고 싶어도 전화는 연결되지 않고 번호를 남겨도 10일이 넘게 연락이 오지 않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현재 국내에서 키 성장 기능성으로 인정한 성분은 '황기추출물 등의 복합물(HT042)' 뿐이다. 

식약처는 '키 성장'이라는 문구 보다는 기능성 인증 성분이 있는지, 건강기능식품 인증 마크가 있는지 확인할 것을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정책과 한규홍 연구관은 "키 성장과 관련해 식약처가 인정한 성분은 '황기추출물 등의 복합물' 하나 뿐"이라며 "황기, 한속단, 가시오갈피 등 원재료를 사용했고 지난 2014년에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연구관은 "최근 SNS 등 온라인을 통한 허위.과대 광고가 많아 사이버조사단에서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제품을 구입할 때는 건강기능식품 인정 마크를 확인하고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서도 제품명을 검색하면 인증 여부를 확인 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