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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마켓] '식품업계 반도체'로 떠오른 어묵...국내서도 해외서도 '쑥쑥'

소매시장 규모 2015년 4178억→2017년 4465억 6.9% 증가
반찬.탕.간식.안주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제품 출시 잇따라
고단백질 식품으로 인기...어묵 수출액 10년새 2.5배 증가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찬바람이 불면 뜨거운 국물과 함께 먹는 어묵의 맛은 일품이다. 어묵은 가난했던 시절 서민들의 든든한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하며 대표 시민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어묵이 이제는 김에 이어 '식품업계의 반도체'로 불리며 한국 대표 수출품으로 꼽히고 있다.


프리미엄 식재료를 사용해 반찬이나 탕, 간식, 안주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면서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어묵과 맛살로 구분되는 어육가공품의 소매시장 규모는 2015년 4178억원에서 2017년 4465억원으로 6.9% 증가했다. 이는 어묵과 맛살이 반찬이나 탕, 간식, 안주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면서 업계에서 이에 부응하는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면서 시장 규모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규모를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1분기와 4분기 매출이 높은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어묵이 겨울철 반찬 외에도 따뜻한 국이나 탕으로 많이 만들어 먹는 특징 때문이다. 

어육가공품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어묵(2017년 기준 61.2%)이며 이어서 맛살(34.1%), 어육소시지(4.7%)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어묵과 맛살의 매출 규모는 꾸준히 상승했는데 특히 맛살의 상승폭(16.8%)이 어묵(3.4%)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맛살이 반찬 외에도 간식이나 안주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주목받고 어육함량을 높인 프리미엄 제품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매출 증가폭이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별 매출액을 보면 어묵과 맛살을 모두 판매하고 있는 사조대림이 33.3%로 가장 높으며 이어서 CJ제일제당(25.3%), 한성기업(13.4%) 등으로 나타났다. 판매채널은 할인점(29.5%), 독립슈퍼(27.8%), 체인슈퍼(25.4%) 등이다.



◇ 해수부 ‘수산식품분야 혁신성장 전략산업’ 선정
포차에서 베이커리로, 고급화 트렌드...'프리미엄 어묵' 수요 증가
'4세대 어묵' 동원F&B 바른어묵 연 매출 200억원 브랜드로 성장

겨울철 포장마차의 주 메뉴이자 우리 식탁의 반찬으로 자주 올라오는 대표 서민음식인 어묵이 고품질에 간편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다양한 식재료를 추가한 완제품의 형태로 전 세계로 나아간 효자품목이 되고 베이커리형태로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이미지를 변신해 나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7월 25일 어묵 산업을 ‘수산식품분야 혁신성장 전략산업’으로 선정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어묵이 간식용 식품과 간편한 조리법 확대, 고급화로 시장이 점차 확대 추세”라며 “세계적으로 어묵이 맛과 영양을 동시에 갖춘 고단백질 식품으로 인식돼 교역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수출과 수입을 합친 세계 어묵시장 규모는 2000년대 20억달러 내외에서 2010년대 40억달러로 2배 이상 성장했다.  

한국 어묵 수출 규모도 지속 늘고 있다. 어묵 수출액은 2008년 2200만달러에서 2017년 5700만달러로 10년새 약 2.5배 증가했다. 수출량도 6700톤에서 1만2900톤으로 약 2배 늘었다.  

최근 어묵산업의 트렌드는 '고급화'다. 프리미엄 명태 연육, 장어, 전복 등 고급 식재료를 사용하거나 차별화된 제조 공법을 통해 맛과 품질을 높인 '프리미엄 어묵'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식품 안전성을 강화한 '4세대 어묵'으로 불리는 동원F&B의 바른어묵은 깨끗하고 건강한 어묵의 이미지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동원F&B 바른어묵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6년 11월 출시 첫 해 7%에서 2018년 6월말 현재 13%까지 증가했다. 바른어묵은 현재 연 매출 20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했다.  

바른어묵은 매일 깨끗한 기름으로 만들고 기름 자체도 어묵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대두유가 아닌 카놀라유를 사용한다. 합성착향료 등 5가지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았고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위생적인 시설에서 만든다.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사조대림이 최근 출시한 '즉석포차 오뎅나베' 3종은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간편하게 어묵탕을 즐길 수 있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오뎅나베의 맛과 풍미를 그대로 즐길 수 있도록 최고급 연육이 80% 이상 함유된 프리미엄 어묵을 사용해 탱탱한 식감과 담백함을 즐길 수 있다.

'포차'에서 '베이커리'로 어묵의 프리미엄 어묵을 판매하는 베이커리형 매장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베이커리형 프리미엄 어묵시장의 규모가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베이커리의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제조 후 즉석에서 진열 및 판매하면서 ‘신선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간편식품’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해 명절에 한정판 선물세트를 판매하기도 하며 환공어묵과 삼진어묵 등 어묵 브랜드들이 백화점, 기차역 등에 입점해 활발히 영업 중이다.

◇ 수출액 10년새 2.5배 증가...일본.중국.대만 등 아시아 넘어 미국.영국 등 미주.유럽으로
고래사어묵 미국 시애틀 H-mart 내 입점, 삼진어묵 케이피시 제품 중국 CGV 매장서 판매

한류열풍에 힘입어 어묵도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 어묵은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등 아시아권 외에도 미국, 영국, 독일, 멕시코 등 미주 및 유럽으로 수출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래사어묵은 부산 어묵업체 중 최초로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H-mart 내 입점한 것 외에도 캐나다 벤쿠버점, 미국 시애틀 2호점을 개장했다. 고래사어묵이 자체 개발을 통해 특허를 받은 ‘어묵면(Fishcake Noodle)’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했는데 현지 반응이 좋아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삼진어묵은 싱가포르에 첫 해외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필리핀, 인도네시아에도 매장을 열면서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그로골 지역에 있는 복합쇼핑몰인 센트럴 파크몰에 ‘삼진어묵(SAMJIN AMOOK)’ 매장을 열었다. 

삼진어묵 인도네시아점에서는 국내 삼진어묵으로부터 반제품을 비롯해 완제품까지 모든 재료를 공급받아 ‘어묵고로케(크로켓)’를 포함한 40여 종의 수제어묵을 현장에서 제조해 판매한다. 

해양수산부와 중국 CGV와 협약을 통해 한국의 ‘케이피시(K·FISH)’ 어묵 제품이 8월 23일부터 4주간 중국 CGV 10개 지점에서 판매되기도 했다. ‘케이피시’는 해양수산부에서 만든 수산물 수출통합브랜드로 현재 34개 업체 76개 상품이 해당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판매된 제품은 ‘어묵바 콤보세트’로 1인 세트와 2인 세트로 구성했다. 한정 기간 동안 판매했지만 현지에서의 반응이 좋아 11월에 2차 행사를 실시해 고정상품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aT 관계자는 "2017년 어묵수출액이 5700만 달러로 증가해 '식품산업의 반도체'로 평가된다"면서 "어묵산업에 대한 지원과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