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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TV 인터뷰] 풀무원 푸드머스 식중독 사태를 되짚다

김정욱 사무총장 "대량 생산 가공식품 문제시 대규모 식중독 사태로 이어져"
"학교급식 대량 생산된 식품에 의한 식중독 방어체제 없어 취약점 그대로 노출"
학교급식 농축산물 구매 비율 현저히 떨어져... 최근 공산품 비율 50~60%까지
"학교 내 조리시설서 조리 학생들에 따뜻한 밥 한끼 주는 것 교육당국이 할 일"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풀무원 계열사 푸드머스(대표 이우봉, 유상석)가 대규모 집단 식중독 사태를 일으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류영진)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집단 급식소 대규모 식중독 발생 원인으로 식품제조업체 더블유원에프엔비의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에서 분리한 살모넬라균을 최종 병원체로 확정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더블유원에프엔비가 제조하고 풀무원 푸드머스가 유통했다. 


9월 10일 17시 기준으로 식중독 의심환자수는 57개 집단급식소에서 2207명으로 이는 학교급식 식중독 사태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사태를 두고 많은 급식 전문가들은 예견된 일이라고 지적한다.

김정욱 국가교육 국민감시단 사무총장은 10일 푸드투데이와 갖은 인터뷰에서 "대량 생산된 가공식품에서 문제가 일어날 때는 대규모로 식중독 사태를 일으킬 수 밖에 없다"면서 "학교급식이 그런 취약점에 그대로 노출됐다"라고 근본적인 원인을 꼬집었다.


"사실은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학교급식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왜냐면 결국은 대량 생산된 가공식품에서 문제가 일어났다. 대량 생산된 가공식품에서 문제가 일어날 때는 대규모로 식중독 사태를 일으킬 수 밖에 없다. 학교급식이 그런 취약점에 그대로 노출됐다 이게 바로 근본 원인이다."

그는 업체를 처벌한다 해도 앞으로도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있다고 예고했다.

"풀무원이라고 하면 상당히 우수한 식품업체다. 위생 안전 얼마나 신경쓰겠느냐. 그렇다 할지라도 이런 사고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학교가 대량 생산된 식품에 의해서 식중독 문제에 대해서 방어체제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실제로 이같은 대규모 식중독 사건은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06년에도 서울과 경기 일대 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급식을 담당했던 CJ푸드시스템(현 CJ프레시웨이)은 학교급식 시장에 철수했다.

김 사무총장은 "2006년도 이번 사태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CJ푸드시스템에서 대량 급식 센터를 통해서 수십개 학교에서 대규모 식중독 사태가 일어났다. 특히 경기도, 서울 일원에서. 그러자 여론에서 난리가 났다"면서 "국회, 교육부에서 수습때문에 두세달 난리가 났었다. 그때 나온 대응책이 학교급식을 외부 위탁업체가 들어와서 조리시설을 운영했는데 이걸 직접 학교장이 직영하는 체제로 바꾸겠다고 해서 지금 10여년 동안 수조원의 혈세를 투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당시에도 외부에서 반입된 가공식품에서 문제가 있었지, 학교 내 조리시설에서 문제가 아니였다"면서 "다시 말하면 위탁 운영을 하든 직영 운영을 하든 조리시설에서 위생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조리시설 주체를 바꾸면 이 문제가 사라질 것으로 국민들을 기만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학교급식이 외부 요인에 의한 방어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직영으로 운영하다 보니 조리종사원의 불평.불만을 학교장이 적적하게 대응하지 못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산품 위주의 급식이 학교급식의 질을 떨어트리고 이번과 사태를 불렀다고 했다.

"학교급식은 원물, 즉 농산물, 수산물을 구매해서 학교 내 조리시설에서 조리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학교식당을 직영으로 운영하다 보니 조리종사원을 학교 직접 고용한다. 조리종사원이 노조를 결성해서 엄청난 근로조건 개선 운동을 하고 있다. 학교가 여기에 대응하지 못하다 보니까 학교 식당에서 조리종사원의 근무강도에 대한 불만.불평이 엄청 많다."

"지금은 학교식당에 가보면 아침에 들어오는 식재료들이 거의 식당에 와서 다듬거나 씻을 일이 없도록 반입되고 있다. 그래야만 조리시설에서 일하는 분들이 근무 강도를 낮춰서 일할 수 있게 때문이다. 예를 들어 후식으로 사과를 주겠다하면 사과를 몇 박스 사다가 껍질을 까고 절단을 해서 아이들에게 줘야 하는데 그러면 힘이 드니...그러다 보니 냉동케잌 같은 것은 손쉬운 것을 찾는다."

실제 학교급식에서 농축산물 식재료 구매 비율이 현저히 낮아지고 공산품 식재료 구매 비율이 현저히 높아지고 있다. 

그는 "한 5~6년 전에 공산품 구매 비율이 40% 넘는 학교가 거의 없었다"면서 "자료에 따르면 거의 50~60%를 공산품으로 구입하고 있다. 심지어 생선을 구입할 때도 수산물로 구입하지 않고 공산품으로, 축산물도 닭의 경우 축산물로 구입하지 않고 공산품으로 구입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공산품으로 구입하게 되면서 이번에 문제가 된 풀무원 같은 식품회사 대규모 식품회사에서 전국을 상대로 대량생산 체제에서 만들어진 식재료를 학교급식에 사용하게 되는 것. 이러다 보니 결국 어느 한 군데서 문제가 일어나면 전국적으로 대규모 식중독 사태로 연결되는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언제까지 우리 아이들한테 이처럼 가공식품, 외부에서 이미 제조된 이런 식품을 공급할 것이냐 이 부분에서 교육부가 크게 반성해야 한다"면서 "학교급식법에 따르면 학교 식당에서 일어난 모든 위생안전에 대한 책임은 학교장이 지게 돼 있다. 그러나 이런 사태가 오더라도 '외부에서 공급된 회사 문제지 학교장은 책임이 없다' 이렇게 해서 학교장들이 제재를 받거나 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가급적이면 원재료를 구매해서 학교 내 조리시설에서 조리해서 학생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주는 것이 교육당국이 해야할 일"이라며 "교육부는 남에 일처럼 현황 발표나 하고 업체 처벌해야 한다는 이런 얘기나 하고 결국 그런 것을 구매한, 그런 시스템을 허용한 교육부나 학교의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