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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인이 바뀔까"...잦은 매각설 나오는 오비맥주의 기구한 운명

종량세 전환이 무산되고 수입맥주 인기 치솟자 '계륵' 신세된 '카스'
오비맥주, 매각설 일단락 됐지만 잦은 노사갈등도 AB인베브 심기 건드려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국내 맥주 업계 1위 오비맥주(대표 브르노카레이라코센티노)의 매각설을 두고 업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의 '오비맥주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신세계는 '인수 추진설은 사실 무근'이라고 답해 매각설은 일단락됐다.


오비맥주의 모회사이자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도 카를로스 브리토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메일을 통해 전 직원들에게 "매각설은 사실무근이고 그와 관련된 어떠한 일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오비맥주의 기구한 운명은 1998년 두산그룹이 AB인베브에 팔면서 시작됐다. 무늬만 국산맥주가 된 오비맥주는 다시 2009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18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인수했고, 2014년 원래 주인이던 AB인베브가 58억달러(6조1680억원)다시 인수해 지금까지 경영하고 있다.


'카스'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수입맥주의 인기가 날로 치솟으며 국내 맥주시장이 쪼그라들자 AB인베브의 '계륵'이 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정부의 맥주 종량세 전환이 무산되자 '카스'를 굳이 고집할 이유도 없게 됐다.


AB인베브가 인수할 당시는 수입맥주 인기는 높지않고 카스가 전체 시장의 60-70%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둔화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AB인베브는 '카스'말고도 '호가든', '버드와이저'를 비롯해 '코로나', '스텔라 아르투아' 등 인기있는 수입 맥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잦은 노사문제도 AB인베브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최근 노동조합과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을 체결했다. 약 5%의 임금 인상 및 근속연수 15년차 이상 공장직원 등을 대상으로 조기퇴직프로그램(ERP)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오비맥주는 이달 10일까지 일주일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데 내부 인력 근속연수를 고려할 때 30여명이 신청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오비맥주는 “올해 들어서 70~80명을 신규채용한 데 이어 이번 희망퇴직으로 생긴 결원은 역시 신규채용으로 충원할 것”이라며 “젊은 일자리를 늘려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사가 합의를 이뤄냈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임금이 높은 근무자를 낮은 임금의 신입으로 대체하겠다는 뜻이 깔려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 매각설은 양사가 모두 부인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지만 잦은 노사갈등과 지속되는 매각설이 오비맥주의 위태로움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