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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국감] 유통공룡된 농협, 농민 상대로 '폭리'...업계 최고 마진율

지난해 유통사업 매출 13조원 7000억원...이마트 등 대형마트 3사 제쳐
마진율 농협 55.0%, 이마트 45.5%, 롯데마트 50.0%, 홈플러스 54.5%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대표 "최소한 물량만 취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농협이 지난해 유통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이 13조원 7000억원. 이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매출액보다 크다. 


문제는 농민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정부로부터 각종 혜택을 받고 있는 농협이 오히려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농민을 상대로 높은 마진율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수입 농산물 판매에 혈안이 돼 있는 농협에 대해 강력 질타했다.

◇ 농협공판장 수입 농산물 비중 매년 증가...올해 8월말 1조 1918억원 달해

최근 5년간 농협공판장 수입농산물 취급현황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 8월말까지 농협공판장을 통해 취급된 수입농산물은 모두 60만 5288t으로 1조 1918억원으로 달한다.

농협공판장이 유통하는 전체 취급액 대비 수입 농산물 비중도 매년 증가했다. 2016년 말 기준 농협공판장 총 취급액 중 수입농산물 취급액은 7.3%로, 2013년 5.6% 대비 1.5% 늘어난 수치다. 연도별로는 2013년 5.6%, 2014년 6.3%, 2015년 6.6%, 2016년 7.3%로 농협공판장의 수입농산물 비중이 증가한 것이다.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은 "지난해 농협공판장에서 수입농산물 2499억원 수입했다"며 "농협에서 수입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것은 농협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은 "우리 농민과 국산 농산물의 활성화를 도모해야할 농협중앙회가 바나나, 포도 등 수입 농산물 판매를 버젓이 방치하고 있다"며 "수입 농산물 판매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주관해야할 농협중앙회는 최근 3년간 어떠한 단속과 처벌도 지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수입 농산물 판매금지 기준'에 따라 전체 농협판매장을 대상으로 수입 농산물을 일체 판매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의 82개소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수입농산물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적발된 하나로마트는 총 82개소로 경기 40개소, 강원 19개소, 충남 1개소, 경북 12개소, 서울 2개소, 인천 2개소, 광주 6개소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농협공판장에 수입산 비중이 높아지면 결국 우리 농업인의 소득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소득 5000만 시대를 열겠다던 농협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내 공판장부터 국내농산물의 판매 활성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유통사업 매출 13조 7426억원...홈플러스 매출 두배 넘어

농협중앙회가 농업보다 유통사업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유통사업 매출 총액'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농협의 유통사업 매출 총액은 13조 7426억원이다.

이는 국내 주요 대형마트 업체인 롯데마트의 작년 매출 8조 5080억원, 홈플러스의 6조 6067억원을 크게 상회할 뿐 아니라 2016년 농식품부 예산 14조 2883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농협의 유통사업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홈플러스 매출과 비교하면 두 배를 넘어선다.

구분별로는 지역 농.축협 마트를 통한 매출이 8조 701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유통계열사별로는 하나로유통이 3조 1448억원, 농협유통이 1조 3542억원, 충북유통 2092억원, 부산·경남유통 1804억원, 대전유통 1523억원 순이다.

연도별로는 2013년 9조 4010억원, 2014년 9조 7916억원이던 매출이 2015년 12조 8757억원으로 크게 증가한데 이어 2016년에는 13조 7426억원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농산물 판매를 장려해야 할 농협이 유통사업 확장에만 치중해 이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 업계 최고 마진율 하나로마트 55.0%...농민 상대 폭리

문제는 이뿐 아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2016년 2월 발표에 따르면 하나로마트는 납품업체로부터 최대 55.0%의 마진률을 적용하는 등 특정 업체 또는 일부 품목에 다른 대형마트에 비해서도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마트 업체별 마진율을 살펴보면 이마트는 최고마진율(평균마진율) 45.5%(18.2%), 롯데마트 50.0%(33.3%), 홈플러스 54.5%(27.8%), 하나로마트는 55.0%(11.9%)로 나타났다.

농협 하나로마트는 일정 비율 이상의 농수산물 판매를 조건으로 '유통산업발전법'에 의한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에서 예외적용을 받고 있어 다른 대형마트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전국 221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전국 총 1842개의 매장을 합친 것보다도 높은 수치다.

위 의원은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해야 하는 농협이 유통 사업 등 수익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농협의 유통 사업이 오히려 지역 상권 및 재래시장을 고사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대표는 "국산 농산물의 많은 경매를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최소한 물량만 취급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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